2012년 7월 27일~29일..
그동안 50km 이하만 걷다가 처음으로 90km 넘게 걸으니..몸이 놀랬나봅니다..1주일 정도 지난 지금에서야 몸이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살이 빠진게 아니고 집에와서 미친듯이 먹어대서 오히려 살이 쪘습니다...왤케 허기지는지..
올해 6월 초 혼자 서울 강북5산 종주인 불수사도북하면서, 운 좋게 j3 회원 한분과 호암사입구부터 사패산까지 동행하게되었습니다...그때 j3에 대한 여러가지 얘기를 들었고...지리태극종주와 설악태극종주에 대해서 중탈을해도 재밌으니 한번 해보라는 식으로 얘기를 들었습니다...아쉽게도 이분 닉은 모릅니다...닉 물어보기도 그렇고, 또 물어볼수도 없었으니..
그러던중, 아는 지인분이 혼자 비맞아가며 지리태극종주했다는 말에 용기를얻어 j3에 가입하고 혹서기 지리태극종주를 신청하였습니다...
출발2주전부터 컨디션조절한답시고 술도 적게먹고 평소 하던 운동도 적게하고 그랬는데..열대야로 1주일 정도 잠을 제대로 못자니 컨디션 최악입니다..100km급 장거리는 체력만으로하는게 아니고 지구력과 정신력도 필요하므로...체력이 딸리면 지구력으로 또 정신력으로 버티자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원지터미널에서...초행길이다보니 표 검사하는 분에게 몇번 물어봐서 덕산 사리마을가는 버스를 탑니다.
모이는 시간이 4시인데, 2시 조금 못되서 일찍 도착했습니다..혼자 기념사진도 찍고...
사리마을에는 사먹을데가없어서, 15분정도 걸어나가서 장터 기사식당에서 사먹은 쌈밥..6천원인데 푸짐합니다
수양산까지 오르막에서 땀이 비오듯납니다..
벌목봉까지 육수로 목욕했습니다..웃도리 벗어 짜면 물이 주루룩...
밤머리재에서 먹은 닭백숙은 정말 꿀맛입니다..이때까지 선두에 껴서 겨우겨우 따라가다 밤머리재 출발 한시간정도 지난후 후미랑 상당한 시간이 벌어진지라...일행중 한분이 한숨자고가자고해서 30분정도 자고 출발하게되었습니다.막 출발전에 소변보고 있었는데, 그 한 30초 사이에 일행이 안보입니다...부랴부랴 gps키고 길찾으려고하니 이게 5~10분은 지나야 gps를 잡는지라 결국 길찾다 포기하고 후미에 붙습니다...컨디션도안좋아 선두 따라가기 힘들었는데 내심 잘됐다싶었습니다......그런데 선두에있던 이분들이 밤머리재로 다시 돌아가는 대형알바를 하고 중탈했다고합니다...무지 잘걷던 분들이었는데...안타깝습니다.
날이 밝았습니다..
청이당에서 아침에 발도식히고 식수도뜨고...
동부 능선도 밝을때보니 조망이 좋습니다..가슴이 탁트이는 멋진 조망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무..
중봉까지 오르막도 입에서 단내나게 힘듭니다...
천왕봉 정상에 가까우니 운무가 멋있게 끼네요..
천왕봉에서 인증샷...
장터목대피소에서 한숨자고 가자는 의견에 따릅니다..두분은 잠이안온다고 먼저 출발하고, 대진님, 꺼미님, 훈아님, 저 4명이 계속진행하고 다른분들은 부상등으로 중탈하십니다.
주능선에 들어서니 조망이 멋있어 대충 사진찍어도 멋있는 사진이 나옵니다.
선비샘...물맛 정말 좋습니다
날이 좀 어두워지니 대진님이 한숨자고 오신답니다..꺼미님 훈아님 저 3명이 진행하다, 나무뿌리에 무릎을 심하게 찍혔습니다...돌뿌리였으면 무릎 박살날뻔했습니다..엄청난 통증이 밀려옵니다....훈아님한테 로션받아 발르고 잠간쉬다 출발합니다...훈아님 꺼미님도 중간에 쉬다오신답니다..저혼자 천천히 진행합니다..
여기서 부부로보이는 j3 회원분을 만납니다..먼저 출발하신 두분 소식도 듣고...한분이 무릎이 많이 안좋은거같다고하더군요...사진도 한장 부탁해서 찍고...
노고단 대피소에서 훈아님 꺼미님이 이왕늦은거 푹 자고 출발하자고 합니다..전 한숨자면 무릎이 붓고 못 걸을까봐 그냥 진행합니다..
혼자 진행하므로 열심히 인증샷 찍습니다..여기서 한 20분 알바합니다..gps키고 길 찾으면서 하는데...gps가 올라온길 내려가라고 가리킵니다...오르락 내리락 몇번하다 올라왔던길 옆에있는 내리막길이 다음 등산로더군요...
날이 얼마나 무덥던지...푹푹 찝니다...만복대 오르는데 일단의 사람들이 모여서 자두를 맛있게 먹고있습니다...얼마나 허기졌으면 저도 모르게 발걸음이 멈추어지더군요....노고단대피소에서 초코파이 1개로 대충 떼우고 출발했으니...
어떤 사람이 선글라스 멋있다고 자두 하나 줍니다...냉큼 받아서 먹고 다시 출발합니다...
정령치갔더니 휴게소 문을 아직 안열엇습니다..배고파서 더이상 진행못합니다...문열때까지 기다립니다..다행히 금방 문을 열더군요... 만두, 과자, 아이스크림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과자 하나를 더사서 가져갑니다...
서부능선 초반은 이런 산죽으로 길이 안좋은데..날이 무더우니 차라리 이런길이 낫습니다..햋볕을 피할수있으니..
여기까지오면 거의 다온줄 알았는데...여기서 구인월까지 가는 길도 상당히 멉니다..3.7km인데 2시간 걸렸습니다. 발에 물집도 잡혀서 빨리 걸을수가 없습니다.. 경사가 심한 내리막은 발이 아파서 그냥 못내려오고 뒤로 돌아서 뒷걸음으로 내려옵니다..
이렇게 j3 가입후 첫 산행을 아주 힘들게 마무리집니다...
내려오다가 배방장님도 만나고, 훈아님 꺼미님 대진님도 곧 도착한다길래...30분 정도 기다려 같이 내려옵니다..
배방장님이 사오신 막걸리 한통 제가 다 먹습니다...얼마나 허기진지...남겨둔다고하면서 먹다보니 다먹습니다..
나중에 얼마나 미안한지...
혹서기 지리태극종주....정말 다신 이런 혹서기 산행 안한다 다짐하고 또 다짐하면서 완주했지만...1주일 지난 지금은 지리산이 또 그리워집니다...내년 혹서기때 한번 더 하게 될지 모르겠습니다...ㅎㅎ
마지막으로 이런 명품코스 밟을수 있는 기회를 주신 배방장님께 감사드리고...같이 산행한 모든분들 모두 반갑고...
마지막까지 같이 한 꺼미님, 훈아님, 대진님 고생하셨습니다..다음 좋은 산행때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장삼이사님.. 담담하게 후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아무리 힘든 지태길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니 멋진 명품 코스였다는건만 기억에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