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뜨니, 바람은 잔잔하고 하늘은 본연의 파아란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리고 공기는 더워지고 있었고 때이른 고추잠자리 수십마리가 춤을 추고 있었다. 오늘 제주도를 떠나려고 하니까 날씨가 좋아지다니 ··
파라솔과 테이블, 접는의자 3개 그리고 물침대까지 완벽하게 준비하고 차에 실고 오느라 뒷좌석은 앉기도 불편할정도로 꽉차게 실고 왔건만 ·· 한번도 바다속에 들어가지 못했다. 간만에 수영복을 입어볼까 했더니 날씨가 추워서 긴팔옷을 넉넉히 안갖고 온게 어찌나 후회되던지 ㅠㅠ
첫날 둘째날에 바다에 들어갔어야 했는데 ·· 날씨가 이렇듯 사납게 변할 줄 누가 알았나? 그래서 내일로 미루면 안된다는거, 지금 현재 마음먹은게 있다면 바로 실행할 것이다. 뻔한 얘기지만 이번엔 세포 DNA속까지 뼈저리게 각성하게 되었다.
이번 여행은 맛집탄방이라고나 할까? 애들이 인터넷 정보를 활용하여, 가는 곳마다 그 근처 맛집을 찾아가곤 했는데, 반(1/2)은 명성답게 맛있었고 나머지 반은 빈수레가 요란하다는 속담처럼 실망을 하게되어 소문을 넘 믿어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또 하나 겪었다.
특히 마스터 쉐프 코리아 우승자인 김승민 쉐프가 운영한다는 아루요를 국제항 가기전에 들렀는데, 오전 11시 30분에 오픈한다는 시각에서 20분을 지나 찾아 갔더니, 벌써 줄을 서있는 손님들이 앞에 있었다.
기대반 흥미반 10여분을 기다렸다가 유명하다는 카레아게동(닭튀김덥밥), 부타텐쇼쿠(돼지정식), 샤케텐쇼쿠(연어정식) 등을 시켰는데, 앉는 순간 괜히 왔다는 느낌이 들었다. 서빙하는 아줌마도 불친절하고 주방에서 요리하는 쉐프와 조수도 무표정이였다.
음식의 맛은 기술만이 능사가 아니고 만드는 사람의 정성과 사랑이 양념처럼 들어가야 하는데, 이곳은 그런게 안보였다. 오픈하자마자 손님들이 줄서서 들어오니 지쳐서 그런걸까?
아니나 다를까 예상대로 별 맛이 없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게 없다는 옛말이 들어맞은듯 ··
제주도여행기를 어제밤으로 끝내려고 했다가 다시 쓴 이유가 절대 소문에 속지말고 남의 말에 솔깃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기위해서다.
우리 셋 모두 입맛을 버려 근처에 유명한 녹차빙수를 먹으러 카카듀에 가서 입안을 정화시켰다. 그리곤 3시경 배를 타면 7시간 가까이 배에 있어야 했기에 저녁거리로 제주도에서 맛있다고 소문난 어머니빵집에 들러 몇가지 빵을 샀다. 어머니 빵집이라는 간판이 웬지 정겹다~ㅎ
현우가 전산실에 있는 선임과 동료들에게 선물을 사갖고 가면 좋을 것같아 제주시에서 가장 크다는 동문시장에 들어가 초코렛선물셋트 15개정도를 사니까 짐이 오히려 불어났다. 트렁크에도 뒷좌석에도 가득찼던 짐들이 부담스러워, 다음부턴 좀 더 간소화하게 여행을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먹을 것도 현지에서 조달해도 될 것을 비쌀 것같아 이마트나 홈플러스에 다니면서 먹을 것을 구입한게 제일 후회가 된다. 역시 경험이 스승이라니까~
마지막으로 삼성혈을 들러, 세분 위패를 모신 삼성각에서 향을 피우고 잠시 기도를 드렸다. 제주도에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겪고 갑니다. 이 후에 또 이곳에 오게 된다면 지금보단 많이 달라져 있을 것입니다. 지켜봐주십시요~~
오후 5시에 제주항을 떠나 목포항에 9시 50분 도착 ·· 차를 몰고 대전에 온 시각이 새벽 3시 ·· 눈이 떠지지도 않는데 난 왜 이 글을 써야하는걸까?
누가 보든 안보든 상관치 않다. 그저 스스로 마무리를 짓고 정리를 하고 싶어서 ·· 그리고 다짐을 해본다. 힘을 키우고 건강도 챙겨서 홍익인간 재세이화 세상으로 가보는거야~ 저 피안의 세계로 ·· ㅎㅎ (너무 거창한가? 제주도에서 피안의 세상으로 급진전한게? ㅋ)
첫댓글 끝난줄 알았는데 보너스 여행기가 남아있었네요 감~사 ^^
운서님 사진이 딱 한번 나오네요.....ㅋㅋㅋ
고마워요^^
덕분에 넘 즐거운여행이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