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옮긴 이의 말 : 본 독후감은 『올바른역사를사랑하는모임(올사모)』 《책 읽기》코너에 올린 정구복 박사님의 옥고를 순수 문예지 계간 《한국문학시대》 카페에 소개하기 위해 관련 이미지 사진을 넣어 재 편집했음을 밝힙니다. (옮긴 이 : 윤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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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김홍신의 대발해』를 읽고
정구복 역사가, 문학박사,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한국 문학시대』 제70호(2022·가을호)에 실린 김현종 씨의 「한국문학기행 7」, ‘김홍신 문학관 탐방기’라는 글을 읽고 지역 도서관에서 『김홍신의 대발해』라는 책을 빌려다 대충, 대충 읽어보았다.
▲ 『김홍신문학관』 유튜브 화면 캡처(편집 = 옮긴 이)
※ 유튜브 영상 / 바로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GbUubxIrDxs
소설로 읽는 역사1편 : 대발해의 작가 김홍신의 발해이야기1 - YouTube
나는 역사학을 전공하지만, 발해사의 전공자는 아니다. 그러므로 나의 독후감을 전문 역사학자의 견해로 받아들이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전체를 다 읽지도 못한 사람이 독후감을 쓴다는 것이 작가에게는 대단히 결례됨을 모르는 바 아니다. 이 점 양해하여주시기 바란다.
우선 김홍신 씨의 제1권에 실린 「작가의 말」인 ‘아! 대한민국의 기품이여’라는 글에는 작가의 저술 동기가 잘 밝혀져 있다. 저술 동기는 30년 후의 대한민국의 모습을 염려함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니까 2030년대에는 ‘웅혼한 한국인의 기개가 널리 알려져 문명 대국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을까? 아니면 중국의 거대한 경제 블랙홀에 빨려 들어 간난신고를 겪게 될까?’
이에 대한 작가의 결론은 다음 문장의 은유적으로 명료하게 나타나고 있다.
“나는 소설 『김홍신의 대발해』를 구상하며 한국인으로 태어난 게 자랑스럽고 영광스러웠다.”
이 문장에 대한 설명은 없이 다음 대목으로 넘어간다. 마치 시를 읽는 기분이다.
“1986년, 처음 중국을 방문하였을 때 나는 조선족 향토사학자에게서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충격적인 이야기는 중국의 동북공정에 관한 이야기와 북한을 속방으로까지 만들려는 역사 왜곡의 이야기이다.
이는 작가의 마음속에 심어 놓은 한 알의 씨앗이었다고 한다. 이 씨앗이 움터 자라서 『대발해』 10권의 소설을 쓰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에는 정신적 스승인 법륜스님 말이 더욱 큰 힘을 발휘하게 되었다고 하면서 그의 말을 인용하고 있다. 자신의 소설을 ‘발해 공정’이라고 칭하기까지 했다. 중국의 간계한 화이사관과 중화사상의 오류를 파헤쳐야겠다는 분노가 국회의원직의 계속함을 포기하고 소설을 집필함에 착수했다.
그는 『대발해』라는 소설을 통해 쏟아부은 정열은 가히 초인적인 노력임을 감지할 수 있다. 또한, 작가는 여러 차례 발해의 고지를 방문하여 자료를 얻고 구상을 깊게 하였음과 10권 맨 뒤에 붙인 참고도서 500여 권을 열거한 것이라든지, ‘작가의 말’ 마지막에 쓴 노력과 의지를 밝힌 점에서 초인적 김홍신을 생각하며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작가의 글쓰기 집념에 무한한 존경을 드린다.
실제로 마치 역사 기술인 것처럼 서술하기 위하여 당서의 측천무후의 기록을 원용하고 연월일을 밝힌 기록이 많지만, 그것이 중요한 의미를 갖지는 못한다.
발해사는 당시의 역사기록을 남기지 못했고, 당시의 기록으로 남은 것은 <구당서>와 <신당서>에 써진 외국 열전으로 쓴 발해전이 유일한 것이다. 발해전은 중국인이 접촉한 사방의 민족을 서역, 북적, 동이, 남만이라고 종족적 개념으로 쓴 부분 중 북적(北狄) 조에 써진 열전이다. 고려(고구려)는 동이 편에 써넣고, 발해는 북적으로 다룬 점이 고구려와 발해사를 분리해 보려는 의도가 짙게 작용했다.
역사가 중에는 발해사가 우리의 역사인가에 회의적인 관점을 가진 사람도 있음이 사실이다. 우리 역사라고 하기에는 고구려의 국가적 계승 의식이 약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후 우리 역사에 미친 영향 등에도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사 일부로 보기를 주저하는 학자는 동양사를 주로 연구하는 학자들이다. 한국사 개설에서 발해사를 언급한 서술에도 발해를 고구려의 부흥국가로 해석하고 있으나 고구려 역사의 계승의식이 좀처럼 밝혀져 있지 않다.
고대에 고구려보다 강역이 훨씬 넓은 발해가 우리 역사였다는 점은 우선 심리적으로 우리에게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발해가 멸망하자 왕자 대광현 등이 이끌고 온 발해 유민이 5만여 명이 되었다고 하고 광종대에 크게 활약한 듯하지만, 고려에서 발해의 역사를 쓰지 못한 점이 아쉽다. 이는 고구려의 후기 국호를 왕건 태조는 고려라는 국호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고구려의 계승 국가로 자임했기 때문에 고구려와 고려 사이에 발해가 끼어들 위치가 약하였고 주 종족이 여진족이었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발해는 자신들의 역사기록을 남기지 못했다. 그래서 잃어버린 역사라고 칭한다. 문자가 있었다고 하는데 그 실상은 전혀 확인할 수 없다.
소설가가 발해 왕조의 전시대 역사를 얽어매기에는 고정되어 박혀 있는 역사자료의 못이 너무나 부족하다. 소설 대부분이 허구이기 때문에 역사가인 나에게는 큰 흥미를 주지 못함이 사실이다.
그래서 나는 주마간산 격으로 훑어보았으나 각 권의 목차를 구상함에 엄청난 노력을 했음에 거듭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10권의 마지막 부분에 발해 멸망의 요인을 여러 각도로 서술하고 있으나 마지막 말은 허무하게 끝난 감이 있다고 생각한다.
“정월 정축(20) 일. 야울아보기는 궁성으로 들어와 말 아래 엎드린 발해 황제 대인선을 모질게 끌고 성문을 나섰다.
눈발이 굵어지기 시작하는데, 허공에서 해동청 두 마리가 바람과 눈발을 가르며 야율아보기를 향해 내리 꽂혔다.
대원수 야울요골이 휘두른 칼날에 참매 한 마리가 두 동강이 났다. 그러나 참매 한 마리는 야율아보기의 뒷머리 쪽 오목한 풍지혈을 모지게 쪼고 창공으로 한껏 날아 올라갔다. (중략)
대인선은 바둥거리다가 사지를 쭉 뻗은 해동청을 쓰다듬었다. 참매는 숨이 멎었다. 마치 발해처럼”
이는 소설로서는 독자에게 감명을 주지 못한다. 해동청 한 마리가 거란의 야울아보기를 복수한 것이라든지, 해동청의 숨이 넘어간 것이 발해의 멸망처럼 끝맺음은 너무 단순하고 무기력함을 보인다고 생각한다. 차라리 대인선의 참회를 통해서 또는 꿈자리 이야기를 통해서 역사의 계승, 멸망에 대한 참회 등이 약한 것으로 이해된다.
이 책에서 중국인의 중화사상, 화이관을 어떻게 대응한 것인지를 숨겨진 보물 찾기처럼 찾아보아야 하는데 이 점에서 나는 이 점을 간과했다. 이 점 작가에게 부끄럽게 생각한다. 그리고 역사가의 눈에 거슬리는 내용이 간간이 보인다. 이는 생략한다. 언제 한번 작가를 논산의 그의 문학관을 들러 작가와 만날 기회가 있기를 희망한다.
나는 중국의 중화주의를 문화적으로 탈피하는 문화상의 대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지론을 일찍부터 가지고 있는 사람임을 밝혀둔다. 거듭 작가에게 수박 겉핥기 식의 글을 씀이 참으로 죄송하다는 생각을 가진다.
앞으로 민족 문명의 정수를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는 문학작품이 나오기를 기다린다. 노벨문학상을 받는 영광과 함께 김홍신 작가가 심어 놓은 씨앗이 수확할 대작의 출현을 기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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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후감 필자 소개 / 출처 : 정구복 교수의 저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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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고 본문 : 첨부 파일 참조
첫댓글 장천선생을 통해 문학의 시대에 평전으로 알려지게 되었음을 감사드립니다. 실은 제가 집필하고 있는 책을 중단하고 이 책의 독후감을 서 보겠다는 나의 언약이 빌미가 되어 한 2주 동안 외도를 했습니다.
그 동안 다시 신구당서의 발해전을 다시 읽어보고, <요사>와 <금사>도 찾아보았습니다. 금사에는 발해의 역사를 자기들(말갈족-여진족)의 역사로 서술했습니다. 저도 여진족의 발원지를 답사한 적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느낀 것은
여진족이 요나라를 세운 거란족에 대한 침략으로 발해가 멸망되었으나 종족의식은 거란족을 몰아내고, 금나라를 세웠다는 강렬한 역사의식이 유물과 유적에 깊이 스며 있음을 확인한 적이 있습니다. 영토가 사방 5천리라고 한 것은 고구려에서 차지하지 못했던 동북방향의 영토를 크게 확장하였기 때문입니다.
중국인의 중화사상 화이관은 사마천의 사기에서부터 정립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조공과 책봉이란 방식으로 중국 이외의 국가는 모두 중국에 종속된 것으로 보는 것이 중화사상의 골자입니다.
이런 중국인의 자세는 지금의 시진핑에게나 중국인에게도 강하게 작용하고 있음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감사합니다. 많은 공부가 되고 있습니다.
※ 참고로 대하소설 《대발해》 관련 <유튜브 영상 2편>을 본문에 추가로 올립니다.
특히 《소설로 읽는 역사》제목의 김홍신 작가 <유튜브 강의>를
독자 여러분들은 꼭 들어 보시길 바랍니다.
흥미로우면서도 심각합니다.
유튜브에 올린 그분의 강의 경청했습니다. 윤선생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존경하는 정 박사님과 함께 김홍신 작가의 유튜브 강의까지 공람하게 되니
더욱 의미 있는 일입니다.
문예지 《한국문학시대》가 이러한 특집을 마련한 기획 의도도
작가와 다양한 독자의 소통과 교감과 만남에 있을 것입니다.
특히 학계 저명한 정 박사님의 귀한 고견을 듣는 것은 큰 영광이고,
학문적인 독후 소감 옥고를 만나게 된 것은 독자로서
소중한 지식을 얻는 일입니다.
거듭 감사의 인사 올립니다.
♧ 대전문인총연합회[대전문총], 계간 『한국문학시대』 카페에서
◆김명아(시인, ‘한국문학시대’ 편집주간 및 발행인, 대전문총회장) 2022.10.10.16:20
정구복 박사님의 글 감사합니다.
‘한국문학시대’ 제71호에 편집하도록 하겠습니다.
‘대전문총’에서 특집 화보 ‘한국문학기행’ 및 기행문을 편집하고 있는데
독자와 작가와의 진지한 교감이 이루어지고 있음은 매우 의미 있는 일입니다.
문학기행과 기행문을 쓴 김현종 소설가에게 감사드립니다.
김홍신 작가님도 ‘한국문학시대’ 문학기행 특집으로 김홍신 문학관이 소개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저에게 전화하여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셨습니다.
김홍신 작가님께 잡지를 보내드리고 문학관에도 5권을 보내드렸습니다.
김홍신 작가의 대한민국에 대한 애국 애족의 열망에 감탄하며
우리 민족이 대발해를 초월해 세계 평화를 이루어 홍익 세상이 오기를 바랍니다. (김명아)
답글 / 윤승원 2022.10.10. 17:04
김 회장님 감사합니다.
답글에 담긴 소중한 뜻을 정구복 박사님께도 전해 드리겠습니다.
‘한국문학시대’ 귀한 지면에 옥고를 반영해 주신다니,
일련의 사연을 빠짐없이 소개한 저도 보람을 느낍니다.
‘한국문학시대’가 학계 저명 석학이신 역사학자님과의 만남은
그 어느 문예지에서도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특별한 편집 기획이라고
생각합니다.
늘 열린 마음으로 참신하고 획기적인 문학지 편집을 기획하고 실행하시는
김 회장님께 경의를 표합니다. (윤승원)
윤선생님 카페에 가볍게 올린 글을 문학시대에 올리는 것은 사양하고 싶습니다. 그에 올리려면 다시 써야 할 것 같습니다. 본격적인 평론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죄송합니다.
겸손하게 말씀하시는 줄 압니다만,
다른 집필도 바쁘신데, 옥고를 다시 써 주십사 청탁을 드리기에는 죄송스럽습니다.
편집진과 다시 상의해 보겠습니다.
[답글] '한국문학시대' 편집 주간 및 발행인 김명아 시인 :
다시 쓰시는 번거로움을 드려 죄송합니다.
필자인 정구복 박사님 의견을 존중합니다.
감사합니다. (한국문학시대 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