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제140회 문학사랑 축제 회장 인사말
- 생각의 차이
안녕하세요. 문학사랑협의회 회장 박종국입니다.
코로나 3년여 동안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실상 외톨이로 지내다 고난의 굴레에서 벗어나기만 하면, 모든 것이 술술 잘 풀릴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요즈음은 펄쩍펄쩍 뛰는 물가로 주부님의 시장바구니며, 어쩌다 가족끼리 하는 외식에 가장의 주머니 사정이 버거워, 가정경제까지 시달림을 겪으며 은근히 눈치를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문학을 사랑하고, 문학을 아끼는 마음에서 이처럼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세상사는 마음먹기에 따라 사뭇 달라집니다. 생각의 차이이지 싶습니다.
중간고사가 끝난 어느 고등학교에서 공부를 제일 잘하는 학생과 제일 못하는 학생이 만났습니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이번 시험이 무척 어려웠다고 하고, 공부를 못하는 학생은 이번 시험이 무척 쉬웠다고 서로 엇갈렸습니다. 채점을 해보니, 잘하는 학생은 만점을 받다가 다섯 문제나 틀렸고, 못 하는 학생은 그래도 다섯 문제를 풀었습니다. 그런데, 잘하는 학생은 틀린 다섯 문제도 충분히 풀 수 있었는데 다소 낯설어 머뭇거리다가 그만 놓쳤다고 못내 아쉬워하며 투덜거렸습니다. 그러나 못하는 학생은 기껏해야 두 문제나 풀 수 있을까 했는데, 무려 다섯 문제나 풀었다고, 의기양양해서 앞날에 가능성이 보이는지 밝은 표정에 의욕이 넘쳤습니다. 생각의 차이입니다.
이른 봄날에, 어렵사리 겨울을 이겨내고 막 피어난 꽃을 보면 신기하면서 아름답기 그지없습니다. 그러나 화무십일홍이라고 했듯이, 며칠 지나지 않아 슬금슬금 꽃이 지니 아쉬워하며 발길을 돌렸습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멀리 내다보고, 깊이 생각하는 사람은 달랐습니다. 오래도록 꽃이 지지 않고 그대로 있으면, 본질인 열매를 언제 맺어 좋은 먹거리를 제공하고, 종족보존의 씨앗을 얻을 수 있겠느냐며, 열매도 가치 있고 자랑스러워 꽃보다 못할 것도 없다고, 목소릴 높였습니다. 생각의 차이일 것입니다.
아침부터 괜스레 찡그리고 투덜거리며 부정적인 사람은, 아무래도 하루가 길고 지루하게 느껴지겠지만, 미소를 머금고 오늘도 뭔가 할 수 있다고 기대하는 긍정적인 사람은, 아무래도 하루가 짧고 빠르게 느껴질 것입니다. 그렇다고 정말 하루가 길어지거나 짧아지는 것이 아니라 항상 똑같으므로, 생각의 차이이지 싶습니다.
아무리 거센 바람도 가다가 멈추면 더는 바람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바람은 뒤를 돌아볼 줄 몰라 그간 무슨 짓을 하였으며, 무엇이 잘 못 되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사람은 바람처럼 빠르지는 못해도, 수시로 돌아보며 잘잘못을 챙기고 고치면서 새롭게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므로 발전할 수 있지 싶습니다. 생각의 차이입니다.
올해는 갑진년 청룡의 해로 그 어느 해보다 좋은 일이 많으리라 기대했는데, 벌써 한 해의 반환점이라고 할 수 있는 6월도 절반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잠시 꼼꼼하게 챙겨보면서, 더하기와 빼기를 잘하여 하반기를 잘 준비해야 합니다. 이제 장마와 불볕 무더위가 곧 들이닥치고 기승을 부릴 것이므로, 건강 관리에 소홀함이 없어야 합니다.
문학은 왕도가 없으므로 꾸준하면서 성실하게 갈고 잘 가꾸어야 합니다.
이제 문학사랑 140회 축제에서 수상하시는 분들께 축하와 박수를 보냅니다. 그리고 함께하신 모두가 즐겁고 보람된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2024. 06.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