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균이 덕분에 병원간호생활 서너번째. 환자수발이라는게 참으로 비인간적이라 자식이나 배우자가 아니면 기꺼운 마음으로 할 일이 못됩니다. 비인간적이라 함은 사회적 동물 중 최고수인 인간이란 종들은 생리적인 현상의 외부노출은 철저히 숨겨야만 하는데 이에 어긋나기 때문입니다.
생후 2-3살만 넘어도 혼자 밀폐된 공간에서 배변처리를 하도록 훈련받고 타인에게 혐오감을 줄 수 있는 트림이나 방귀, 재채기 등 사소한 생리현상 조차 부정적 반응을 통해 자제하도록 교육받죠. 하물며 먹는거, 남녀의 사랑행위 등은 말할 것도 없죠. 먹을 때의 도구사용은 기본이고 먹는 행위자체에 대한 예절은 언제나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습니다.
이런 기본 인간적 예의라는 틀들이 다 해체되는 공간이 바로 병원 입원실입니다. 더우기 여기는 응급실 병동이니 오만가지 질병이나 부상, 생리적 문제의 불통 등의 집합소입니다. 태균이처럼 신장에 탈이난 경우 대소변 체크는 필수라서 자식이니 별 거리낌없이 하지 남을 시키면 참으로 비위상하는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발달장애 친구들의 식사예법도 이래서 참 중요합니다. 이 점에서는 태균이도 아직 덜 된 부분이 있습니다. 도구사용이나 식사도중 착석유지, 혐오스럽지 않게 자연스럽게 먹기, 남의 음식에 손대지않기 등에서는 통과점을 줄 수 있지만 바닥에 흘리지않기, 입과 옷에 음식물자욱 남기지 않기 등에서는 아직도 어린아이같습니다.
너무나 인물좋은 완이도 식사 한번 같이하면 일반사람들은 손절대상입니다. 도구사용이 습관화되어있지 않아서 손으로 음식집어먹기, 음식집어 오염된 손 옷에다 혹은 벽이나 바닥에 문질러놓기, 잦은 자리이탈 등 식사예절에 관한한 야생인 수준입니다. 일반사람들의 특수한 사정에 있는 사람들의 이해도나 인식도는 생각보다 심히 낮기에 이렇게 드러나는 기본예절 부족은 곧 불쾌감이기에 이런게 참 어렵습니다.
우리 학교에 교사를 했었던 한 분은 아주 깔끔하신 분이었는데 특수교사를 하는 배우자로 인해 발달장애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다른 사람에 비해 많은 편이었는데도 도저히 같이 밥을 못 먹었었다 합니다. 아이들이 보여주는 어쩔 수 없는 무예절이 너무 비위가 상해서 그랬답니다. 물론 우리 학교에서 근무하기 전 과거일이긴 했지만 그게 보통 일반인의 인식은 맞습니다.
단체 병원생활에 익숙하고도 차분히 잘 적응하는 태균이인데도 의사소통 안되고, 뻑하면 찔러대는 바늘때문에 공포감에 과도한 힘을 주기도 해서 피뽑는데 시간이 걸리기도 합니다. 그러고보니 2박3일간 태균이 팔과 손등에서 바늘이 들어간게 세어보니 열번 이상입니다. 각종 수액, 항생제, 항생제반응검사, 피검사용 3-4차례 등.
어제 수술하러 가서 공포감이 극에 달했었는지 마취 중에도 몸부림을 쳤다니... 놀라운 정신력입니다. 이 정신력을 의미있는 일에 썼다면 고시정도는 가볍게 패스했을 듯 합니다. ㅎ 태균이의 장점이자 단점. 공포감으로 인해 피뽑기에 애를 먹이면서도 그럼 하지말자 그러면 악착같이 끝까지 해야된다는 강박의지. 무섭다는 공포감과 끝까지 수행해야 한다는 강박의지 사이의 갈등은 그래도 수행을 마무리하는 쪽으로 결말이 나기에 다행입니다. 뭐든 경험은 많을수록 좋은 듯 합니다.
태균이 나름의 슬기로운 병원생활은 즐겁게 여행온 듯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얼굴이 밝고 즐거워보여 좋습니다. 다음주 제주도행은 잘하면 다른 아이들 때문에 태균이를 맡기고 엄마 혼자 가야할 지 모르겠으나 저와 떨어지면 열나게 황순재를 찾아댈 것이기에 그 힘으로 병도 다 물리칠 것입니다.
그 전에 급한 것들이 다 처치되길 바라며 응급실에서 탈출을 기대해봅니다.
첫댓글 아, 태균씨 얼굴 보니 고비를 넘겼네요! 넘 감사합니다. 얼마나 소식이 오르길 바랬는지요. 얼릉 쾌차해서 제주행에 태균씨도 함께 해야죠. 두 모자분, 고생하셨습니다.🙏🙏🍒😃
그래도 태균씨 편안해 보여 안심이 되네요~
대표님 몸살 안나실지 걱정이 되네요..
부디 치료 잘 받고 얼른 퇴원하길 기도합니다~
오! 웃는 얼굴보니 좀 안심이 되요
태균이 정말 장하네요~^
다행입니다. 오늘 따라 대표님 글이 반갑네요. 태균씨 미소가 한폭의 그림 같습니다.
어여 회복이 되길 간절히 바래봅니다.🙏🙏🙏
태균씨 표정 보니 이제 안심하셔도 되겠어요
선생님
정말 다행입니다
태균씨가 회복중인것 같아 다행입니다. 빠른 쾌유를 바랄뿐입니다.
어머어머ㅜㅜ 너무 다행이예요ㅜㅜ 정신없으실텐데.. 감사합니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