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설명한 불해다업개황의 내용 중에 보충할 것이 있습니다.
원래 이것이 중요한 이야기인데 빼먹고 뒷이야기를 먼저 했습니다.
티베트로 수출한 버섯 모양의 긴차를 만들 때 발효라는 과정을 거쳤다고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 병차나 전차도 발효를 거친 차였다는 것을 말하는 단서가 있습니다.
당시 맹해에서 일반적으로 차를 만드는 방법을 기록한 것이고 역시 이불일 선생이
기록한 불해다업개황에 나옵니다.
불해에서 차를 만들 때 초제와 재제(정제) 두 단계를 거친다.
맹해 차농은 차나무에서 이파리를 따서 솥에 덖어내고 대나무로 만든 돗자리 위에서 비벼준다.
비벼준 찻잎은 햇볕에 말리거나 음지에서 말린다.
이것이 초제차다.
이렇게 만든 차는 시장에서 팔려나가기도 하고
혹은 품질별로 대나무 바구니에 넣기도 한다.
이때 마른 찻잎이 깨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소량의 물을 뿌려준다.
차를 넣으면서 물을 뿌리고 손이나 몽둥이로 압력을 가해 긴밀하게 쌓는 듯 눌러준다.
일정량이 되면 그대로 두어 발효되게 놔둔다.
발효를 거치면서 수분은 증발되어 건조된다.
이렇게 만든 차는 불규칙한 발효가 되어 암갈색의 홍차가 된다.
이것을 통칭 산차라고 부른다.
차를 만드는 상인들은 산차를 사서 품질을 나누고 원차를 만들거나
전차, 긴차를 만드는 데 쓴다.
혹은 다시 포장을 거쳐 수출하는 것도 있는데 이런 것은 재제차라고 한다.
어려운 글은 없습니다만, 간단하게 요약해 볼까요.
쇄청모차를 만들고 나서 대나무 바구니에 차를 넣었습니다.
이때 물을 뿌려주면서 빡빡하게 차를 넣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손이나 몽둥이로 눌러가며 단단하게 넣었고 구석에 두어 발효를 시켰다는 것.
그리고 수분은 발효가 끝나면서 모두 증발되었다는 것.
이렇게 만든 차는 암갈색의 홍차가 되었고 이런 차들을 산차라고 불렀다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홍차는 육대차류 분류법에 의한 홍차는 아닙니다.
관습적으로 붉은색이 나는 차를 말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품질은 가공과정이 비슷한 흑차와 비슷했을 것이고요.
중요한 것은 산차라고 부르는 것은 저런 발효를 거쳐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차를 만드는 상인들은 산차를 사서 원차(당시 병차를 말합니다.)나 긴차,
전차를 만드는 데 썼다는 것입니다.
당시 맹해에서 생산되는 보이차는 병차, 긴차, 전차 세 가지였습니다.
이러면 모든 형태의 보이차가 발효를 거친 모차를 원료로 썼다는 말이 됩니다.
아쉬운 것은 쇄청만 끝낸 모차도 병배해서 썼는지,
아니면 모든 모차를 발효시킨 산차만 썼는지 나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산차라고 부르는 차는 모두 발효시켰던 차라는 것은 확실해졌고
중요한 것은 지금의 보이차 가공 방법과는 아주 큰 차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동경호는 맹해가 아닌 맹납의 이무에 있습니다.
두 지역의 거리는 그리 멀지 않습니다.
게다가 맹해는 이무의 가공법을 이어받았습니다.
중일전쟁 발생 후에는 이무를 대신해서 보이차 생산의 중심이 됩니다.
그러니 불해다업개황에 나온 맹해의 가공법은 이무와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고 봐야 합니다.
긴차와 전차는 티베트로 팔려 나갔고 병차(원차)는 동남아의 화교,
혹은 광동성으로 팔려나갔습니다.
동남아의 화교가 갓 생산된 동경호를 마셨을 때
그 차의 탕색은 홍차처럼, 또는 포도주처럼 예쁜 붉은색이 나왔던 것이 맞습니다.
동경호의 내비에 적힌 붉은색의 탕색이라는 글처럼 말이지요.
이어집니다.
첫댓글 우~~~~와!!!!!!
역쉬!
역시 발효법이 있었습니다. ㅎㅎ
다향님
베리굿~^^
궁금하고 관심 많았던 부분이었는데
스토리를 이해하니
좋네요.
누님하고 두 분은
한국 보이차계의
보물입니다~^^♡
과찬이십니다. ㅎㅎ
감사합니디. 잘 읽고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을 모아서 책으로 출판하시면 보이차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책이 팔릴까요. ㅎㅎㅎ
@다향 팔립니다.
보장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