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천 지나 왕의 온천 수안보에 이르다(충주 – 수안보 25km) - 제9차 조선통신사 옛길 한일우정걷기 기행록 8 4월 7일(금), 비 그치고 화창한 날씨다. 오전 7시에 숙소 앞의 음식점에서 아침을 들고 지척에 있는 충주 관아 앞으로 나가서 스트레칭, 오전 8시에 수안보 방향으로 향하였다. 일행은 35명, 걷는 중 일본인들과 친분이 있는 황명석 씨가 합류하였다. 몇 년 전 주일대사관에 근무할 때 일본걷기회원들과 월 1회 도쿄 일원을 걷는 행사에 참여한 인연이 있어 오늘과 내일 이틀간 충주 – 문경 코스에 동행하러 일부러 찾아온 열의가 고맙다. 충주고등하교, 종합운동장, 건국대학교를 지나 임경업 장군의 사당인 충렬사에 이르니 오전 10시가 가깝다.
충렬사에 도착하여 인사를 나누며 충렬사는 조선통신사 일행이 이곳을 지날 때 참배하였다는 선상규 회장의 설명을 들은 일행 모두 사당의 초상에 분향하고 고개를 숙이며 경의를 표한다. 참배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재일동포 이영수 씨가 임경업 장군이 어떤 분이냐 묻는다. 현장의 자료를 살핀며 개략적인 설명, ‘임경업 장군은 조선 중기 인조 때에 이괄의 난과 정묘‧병자호란 등에 큰 공을 세운 명장이자 기둥, 그러나 조정의 암투에 억울한 누명을 쓰고 장살(1644년) 당하였다가 1697년(숙종 23년)에 누명에서 벗어나 이곳에 사당을 세웠고 1706년(숙종 32년) 충민(忠愍)의 시호를 내렸다. 1727년(영조 3년)에 이곳의 이름을 충렬사로 지었고 1978년에 정부의 지원으로 성역화 된 명소다.’ 10시 반쯤 충렬사를 나와 인근의 소나무가 아름다운 단호사를 잠시 살핀 후 중원의 젖줄인 국가하처 달천을 끼고 한참 걸어서 지방하천 설운천으로 이어지는 도로변의 향산 정류장에서 잠시 숨고르기, 곧 이어 차량들이 질주 중인 충주-문경 간 큰 도로에 들어선다. 비좁은 갓길을 조심스럽게 걸어 살미면소재지를 지나니 12시가 지난다. 가는 길목의 도로변에 음식점들이 여럿, 그중 조선통신사 걷기 때마다 들른 단골음식점에서 점심을 들었다. 제육볶음과 생선구이, 된장찌개 등으로 이루어진 시골밥상이 푸짐하다.
점심식사 후 환담하는 일행들 13시 20분에 오후 걷기, 2km쯤 걸어가니 경찰중앙학교 교문을 지난다. 교문 입구에 걸린 플래카드의 문구, ‘젊은 경찰관이여! 조국은 그대를 믿는다.’ 비단 경찰관뿐이랴, 우리의 미래는 청년들에게 달려 있다. 젊은이여, 대지를 품으라.
수안보를 향하여 열심히 걷는 모습 경찰중앙학교 바로 옆의 국립산림품종관리센터에서 화장실 휴게, 차량들이 질주하는 도로 따라 두 시간여 더 걸어 목적지인 수안보온천에 이르니 오후 4시가 가깝다. 온천지대 입구에 왕의 온천이라 적힌 석조물에 새긴 내용, ‘수안보 온천은 섭씨 53도로 인체에 유익한 성분을 포함하고 있고 천년 이상의 오랜 역사를 지닌 명소로 손님을 왕같이 받들어 모시겠다.’ 숙소는 100여년 전통의 온천호텔, 여장을 풀고 온천수에 몸을 담그니 일주일여 걷느라 쌓인 피로가 풀린다. 손님은 왕이라니 모처럼 왕이 된 기분으로 푹 쉬자.
온천장에 있는 초창기 목욕풍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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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