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향(文鄕) 강릉(江陵)
<4> 남지심 작가의 불교소설 우담바라(優曇婆羅)
작가 남지심 / 우담바라 꽃 / 우담화(喬木) / 청화스님
불교소설 ‘우담바라(優曇婆羅)’의 작가 남지심(1944년생)은 아버지의 고향이 삼척(三陟)이고 어머니는 강릉 김씨로 외가(外家)가 구정면 여찬리(余贊里)인데 남작가는 여찬리 면소거리(면사무소 옆) 외갓집에서 출생했다고 한다. 남지심 작가는 학창시절을 서울에서 보내며 수도(首都)여고와 이화(梨花)여대를 졸업했다. 남지심의 본명은 남영주인데 여찬리 외갓집 옛 어른들의 말씀에 의하면 남지심의 모친께서 글 솜씨가 뛰어나 그렇게 편지를 잘 쓰셨다고 하니 남지심 작가도 외탁한 것이 분명하다.
남작가는 일찍부터 문학에 뛰어난 재능을 보여 1982년 소설 ‘솔바람 물결소리’로 등단했는데 곧이어 1986년에 출간한 불교소설 ‘우담바라(優曇婆羅)’가 엄청난 독자들의 호응을 얻어 400만 부 이상이 팔리며 한국 불교문학의 최고봉이라는 찬사를 받았고 일약 베스트 셀러 작가 반열에 올랐으며 곧이어 1989년에는 이 소설이 영화화(映畵化)되었다.
우담바라(優曇婆羅)는 연꽃(蓮花)과 함께 불교를 상징하는 꽃으로, 불교 경전에 의하면 3,000년에 한 번 꽃을 피운다고 하며 우담바라를 보거나 필 때는 중생들이 구제받는다고 하는 희귀한 꽃이다. 그러나 히말라야 산록과 데칸고원, 스리랑카 등에서 자생하는 뽕나무과의 교목으로 우담화(優曇花)라는 나무가 있는데 꽃이 꽃받침에 싸여 있어서 밖에서는 보이지 않는 은화식물(隱花植物)이라고 한다.
불교에서는 예부터 이 우담화와 연꽃을 불교의 상징으로 여기고 소중히 가꾸었다고 한다.
소설 우담바라가 발표된 후 전국 각지에서 우담바라가 피었다는 이야기가 무성했는데 올라온 사진을 보면 거의 불상이거나 불상 주변의 벽면에 붙어 무리지어 피어난 작은 알맹이들이었는데 어떤 이들은 풀잠자리의 알이라고도 하였다. 어쨌거나, 이후 우담바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만은 사실이다.
독실한 불교신자였던 남지심 작가는 전남 영암 도갑사(道岬寺)에서 평생 수행하신 청화큰스님을 뵌 후 큰 감명을 받았다고 하는데 스님은 ‘하루 한 끼, 장좌불와(長坐不臥), 토굴(土窟)수행’ 등 칼날 같은 수행으로 이름난 스님이셨다. 스님은 토굴에서 둥굴레 가루 한 됫박으로 한 철을 견디셨다고 하는 분이다.
1990년, 남지심 작가는 스님을 찾아뵙고 스님으로부터 불명(佛名) 여량(如亮)을 받는데 청화스님은 2003년 세수(世壽) 80, 법랍(法臘) 56세로 입적(入寂)하신다.
남지심 작가는 청화스님을 만나며 오묘한 불교의 진리와 인생의 덧없음을 크게 깨닫고 난 후 불교와 관련된 책들을 잇달아 출간하는데 소설 ‘솔바람 물결소리’(1982), ‘연꽃을 피운 돌’(1985), ‘우담바라’(1986), 수필집 ‘욕심도 벗어놓고 미움도 벗어놓고’(1992), 꽁트집 ‘새벽하늘에 향(香)하나를 피우고’(1992), ‘담무갈’ (2001), ‘청화 큰스님’(2005), ‘명성<구름 속의 큰 별>’(2016), 수필집 ‘톨스토이와 흰 코끼리’(2011), ‘한암’(2016), ‘화신불’ (2017), ‘불영의 법향’(2019) 등 엄청난 작품들을 쏟아낸다.
‘명성<구름속의 큰 별>’(2016)은 한국 비구니(比丘尼) 역사의 산 증인이자 큰 별이셨던 청도(淸道) 운문사(雲門寺)의 주지(住持)이자 승가대학 학장이시던 명성스님(1930~)의 평전(評傳)이라고 한다.
명성스님은 강릉여고 졸, 강동초등학교 교사를 하시다가 1952년 출가(出家)하여 스님의 길로 들어서신 분으로 이 또한 강릉의 자랑이 아닐 수 없다. 2014년에 주지가 진광스님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한암’(2016)은 일제강점기의 조계종 초대종정이셨던 한암(漢岩) 선사에 관한 기록이고 ‘화신불’(2017)은 통일신라 의상(義湘)스님의 이야기, ‘불영의 법향’(2019)은 경북 울진의 불영사(佛影寺) 주지스님인 심전(心田) 일운(一耘) 스님의 수행기와 불영사 중창기(重創記)를 기록한 책이라고 한다.
남지심 작가는 엄청난 창작활동을 불태웠던 분으로 2015년에는 제20회 불교 문학상을 수상하였다.
남지심 작가의 작품들
강릉 출신 여류작가들이 많지만, 어찌 보면 남지심 작가는 현역작가로서 예향(藝鄕) 강릉의 맥을 이어주는 훌륭한 작가라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