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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시간만 25시간이 걸리는 지구 반대편의 땅 남미에서 보낸 총 14개월의 시간. 그 거대한 땅을 주마간산 식으로나마 돌아봤다. 마지막으로 전할 남미 이야기는 주제별 총정리 편. 까다로운 독자들을 위해 미리 밝혀둔다. 객관성과는 거리가 먼, 지극히 주관적인 의견일 뿐이라는 것을. 게다가 남미의 모든 곳을 속속들이 여행한 것도 아니라는 것도. 그러니 그저 재미 삼아 참고만 하시기를. 모든 여행지는 여행하는 이가 스스로 창조하고 재발견하는 것이기에.
파타고니아에는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자연이 그대로 남아있다
1. 칠레와 아르헨티나의 파타고니아
개인적으로 나를 남미로 이끌었던 땅이자 오래 꿈꾸었던 곳. 남위 40도 콜로라도 강 이남의 칠레, 아르헨티나 지역을 아우르는 지명. 인간의 손이 함부로 망가뜨리지 않은 야생의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캠핑 장비를 메고 다니며 석 달간 머물렀던 이곳의 광활한 자연은 평생을 살아가며 두고두고 위안이 되어줄 듯.
2. 에콰도르 갈라파고스 제도
찰스 다윈이 진화론의 아이디어를 얻은 섬. 죽기 전에 반드시 해야 할 여행이 있다면 이곳으로의 여행이 아닐까. 요트를 타고 배 안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섬에 상륙하는 방식의 여행이다. 7박 8일간 바다 사자, 바다 거북이, 상어들과 함께 스노클링을 하고 수천 마리의 이구아나들과 일광욕을 즐겼던 곳. 지구의 주인은 인간이 아님을 겸손히 인정했다.
바다사자와 함께 수영을 즐길 수 있는 에콰도르 갈라파고스 제도
3. 브라질 페르난두데노로냐 섬
브라질 서민들이 평생에 한 번 가보기를 꿈꾸는 섬. 브라질 생태여행의 종결지다. 개발의 흔적이 전혀 미치지 않은 해변이 원시 그대로의 모습으로 남아있다. 브라질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 1위부터 3위까지를 다 이 섬이 차지했다. 가장 얕은 바다에서도 스노클링을 하며 바다거북이들과 함께 놀 수 있다. 비행기 값도, 섬의 물가도 너무 비싸 배낭여행자의 눈물을 쏙 빼지만, 그 이상을 아낌없이 되돌려준다.
브라질 최고의 생태여행지 페르난두데노로냐 섬
4. 브라질 아마존
‘우주에서 초록빛을 가진 유일한 별’ 지구를 지구답게 만들어주는 곳. 사실 야생동물은 갈라파고스나 브라질의 늪지 판타날에서 더 많이 볼 수 있다. 지구의 허파인 이곳은 반드시 지켜야만 하는 성지로서의 의미가 크다. 빠르게 사라지는 이곳의 열대우림 속으로 한번만 들어갔다 나오면 육식의 횟수를 살짝 줄이게 될지도 모른다. 아마존 강을 온통 새빨갛게 물들이며 떠오르던 아침 해를 맞던 순간의 완벽한 적막과 평화를 잊을 수 없다. 마나우스에서 2박 3일 이상의 일정으로 다녀온다.
브라질 아마존의 해돋이는 하늘과 강을 태울 듯 붉게 물들며 시작된다
5. 볼리비아 살라르데우유니
소금 사막 우유니를 보기 위해 여름 휴가 일주일 동안 남미에 오는 이들이 있을 정도니 더 이상 말해 무엇하리. 소금 사막에 비가 내려 하늘이 땅과 몸을 섞는 그 모습을 보고 나면 지구가 숨겨둔 신비로움을 훔쳐본 듯한 기분이 든다. 많은 이들이 남미 최고의 비경으로 꼽는다.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 사막에 비가 내리면 하늘이 내려와 땅과 몸을 섞는다
1.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남미의 파리’라는 애칭이 말해주듯 남미에서 유럽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보르헤스를 비롯한 문학의 향기, 피아졸라의 탱고 선율과 축구를 향한 열정으로 가득 찬 도시. ‘좋은 공기’ ‘순풍’이라는 그 이름처럼 바람 들어 들뜨게 되는 곳. 왕가위 감독의 영화 [해피투게더]는 이 도시에 대한 오마주였다.
부에노스아이레스는 남미의 파리라 불린다. 콜론 극장이 보이는 광장
2.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리우에 가기 전까지는 리우의 아름다움에 대해 잘 몰랐다. 설탕빵이라는 이름의 봉우리 팡지아수카르에서 리우의 야경을 보고 나면 지형적 세팅만으로 이미 이 도시는 승리자임을 깨닫게 된다. 더구나 삼바 카니발 기간에 이 도시를 방문한다면 광란의 열기 속으로 휘말려 들어가는 잊을 수 없는 경험이 기다린다. 이토록 격정적인 축제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을 듯. 이 도시의 가장 큰 자산은 무엇보다 밝고 낙천적이고 친절한 리우 시민들
팡지아수카르에서 보는 리우의 야경
3. 페루 쿠스코
스페인이 침략하기 전까지 남미 대륙을 지배했던 잉카제국의 수도였던 도시. 해발고도 3천 미터가 넘는 이 도시의 아르마스 광장에 서면 지금껏 만난 모든 남미의 도시를 잊고 새로운 사랑에 빠져든다. 골목마다, 돌담 하나마다 잉카의 눈물과 영광이 스며있는 곳.
페루 쿠스코. 야마를 데리고 나온 원주민 여성
4. 쿠바 아바나
어떻게 이 도시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카메라를 들이대는 곳마다 그림이 되는 곳. 춤과 음악과 태양이 빚어낸 도시. 철 지난 혁명의 구호마저 매력적인 곳. 모히토와 다이끼리, 살사와 100원짜리 에스프레소, 낙천적이고 열정적인 사람들. 민박집 주인과의 실갱이나 거리의 택시 기사의 바가지 요금조차 기꺼이 감수하게 만든다.
아바나 시내에는 마차와 인력거, 자동차가 함께 돌아다닌다
5. 멕시코 와하카
남미는 아니지만 내가 갔던 곳 중 이 도시를 빼놓을 수는 없다. 멕시코 최고의 예술의 도시. 갤러리와 카페와 식당이 가득한 골목과 우아한 광장마다 멋과 기품이 흘러 넘치는 곳. 예술적 감수성이 가득한데다 멕시코 최고의 미식 도시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요리 강습은 필수.
식민지 시대의 석조건물이 고스란히 보존된 와하카는 세계문화유산 도시다. 멕시코.
1. 콜롬비아 바리차라
콜롬비아에서 가장 예쁜 마을로 경합을 벌이는 비야데레이바와 바리차라를 놓고 잠시 고민했다. 비야데레이바가 화려하게 치장한 도시 처녀라면 바리차라는 건강하고 소박한 시골 처녀. 체감 물가도 마찬가지. 부담 없이 어슬렁거리기에는 바리차라가 더 좋다.
콜롬비아에서 가장 예쁜 마을로 꼽히는 바리차라
2. 브라질 제리코아코아라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국토 면적이 큰 나라 브라질 북서부의 작은 마을. 멀기도 멀어 한 번 가기도 힘든 이 마을에 여행자들이 몰리는 이유는 마을에 감도는 특유의 느긋한 분위기 때문이다. 야망과는 담을 쌓은 것 같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 바닷가의 사구가 만든 모래언덕에서 해지는 풍경을 보고, 아이들과 카이트 서핑을 하고, 해변에서 공을 차고, 해먹에 드러누워 노는 곳. 그저 빈둥거리기에 딱 좋은 곳.
브라질 제리코아코아라의 해변
3. 우루과이 콜로니아
식민지 시대에 지어진 건물이 고스란히 남은 라플라타 강변의 마을. 세월에 매끈매끈해진 돌 깔린 골목에는 햇살이 낭창낭창 늘어지고, 붉은 부겐빌레아가 흐드러지게 피어난 돌담너머 푸른 강이 출렁인다. 광장 주변에는 파라솔이 내걸린 노천 카페들. 골목마다 작고 오래된 옛집들. 몬테비데오에서 당일치기로 다녀오지 말고 꼭 이 마을에서 하루 이틀 머물기를 권한다.
질 무렵이면 애잔함이 밀려드는 콜로니아의 골목
4. 콜롬비아 살렌토
콜롬비아 북동쪽의 작은 마을 살렌토. 이 마을의 코코라 계곡은 팔마데세라라는 왁스야자 나무로 유명하다. 60미터 높이로 미끈하게 뻗은 나무들과 눈 맞추며 걷는 산책. 콜롬비아를 대표하는 커피 농장에서의 커피 수확. 마을 광장에서 내려다보는 코코라 계곡의 전망. 작고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마시는 맛있는 커피. 살렌토는 거부할 수 없는 매력으로 넘치는 곳이다.
높이 60미터에 이르는 왁스야자 나무를 만날 수 있는 콜롬비아 살렌토의 코코라 계곡
5. 아르헨티나 우수아이아
영화 [해피투게더]에서 슬픔을 묻으러 양조위가 찾아갔던 곳. 남위 55도, 지구 최남단 도시 우수아이아. “엘 핀 델 문도”, 세상의 끝이라고 불리는 곳. 가마우지와 바다사자, 고래와 펭귄을 만날 수 있는 곳. 때묻지 않은 자연이 기다리는 티에라델후에고 국립공원을 걷고, 항구에서 여권에 ‘지구 최남단 도시’ 도장을 찍자.
펭귄 서식지에 찾아가 펭귄들 사이를 거니는 일은 우수아이아에서 꼭 해야 할 일
1. 칠레 토레스델파이네 국립공원
남미 최고의 비경임을 자타가 공인하는 트레킹 코스. 파타고니아 대초원 지대에 2천 미터에서 3천 미터의 높이로 치솟은 거대한 바위 산군을 중심으로 도는 트레킹이다. 3박 4일의 W 코스와 7박 8일의 일주 코스가 있다. 일주일치 식량과 캠핑 장비를 등에 지고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며 걷는 길. 육체의 고단함을 보상해주는 풍경이 날마다 기다린다.
칠레 토레스델파이네 국립공원의 그레이 빙하
2. 아르헨티나 빙하 국립공원의 엘 찰텐
칠레에 토레스델파이네가 있다면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에는 빙하국립공원의 엘 찰텐이 있다. 3천 미터가 넘는 바위 봉우리 세로토레와 피츠로이(원주민은 세로찰텐이라 부른다)가 주봉. 3시간짜리 코스부터 2박 3일 코스까지 다양한 루트가 있다. 로스트레스 호수에서 바라보는 엘 찰텐 봉우리는 온갖 시름을 한 번에 잊게 해준다.
로스트레스 호수 앞에서 세로찰텐을 바라보는 트레커들
3. 베네주엘라 살토 앙헬 트레킹
지구에서 가장 긴 폭포 앙헬 폭포는 수직 낙차가 무려 979미터에 이른다. 앙헬 폭포는 가는 길이 험하고 멀기로도 유명하다. 버스와 비행기와 배를 갈아타고 꼬박 2박 3일의 시간을 투자해야 하니. 앙헬 폭포 주변으로는 ‘테푸이’라는 정상이 평평한 테이블 모양의 산이 100개 이상 서 있다. 폭포 못지 않은 장관이다.
이른 아침 야영장에서 바라본 앙헬 폭포와 테푸이. 베네수엘라
4. 페루 와라즈 산타크루즈 트레킹
페루 북부의 고원도시 와라스에서 출발하는 3박 4일짜리 트레킹으로 우아스카란 국립공원 내에서 말발굽 모양으로 도는 코스다. 세계 자연 유산인 우아스카란 국립공원은 해발고도 4000미터가 넘는 고지에 에메랄드 그린의 호수와 설산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당나귀에 짐을 싣고 가볍게 걸을 수 있다. 코스 중 가장 높은 곳은 푼타 우니온 고개로 해발고도 4,750미터. 에메랄드 그린 빛깔의 빙하 호수와 성벽처럼 주변을 두른 설산이 360도 전망으로 펼쳐진다.
페루 산타크루즈 트레킹 중 푼타 우니온 고개를 향해 걸어가는 트레커들
5. 칠레 푸콘 화산 트레킹
연기를 내뿜는 활화산 비야리까(2,847미터)의 발치에 누운 작은 마을 푸콘은 칠레 호수 지방의 대표급 주자. 왕복 6시간이 걸리는 비야리까 화산 트레킹의 백미는 하산. 가이드가 나눠준 썰매에 몸을 싣고 아이스액스로 속도를 조절해가며 쏜살같이 달려 내려오는 길, 아드레날린이 마구 분출된다. 거칠 것 없이 이어진 천 미터가 넘는 길이의 천연 눈썰매장이다.
썰매를 타고 하산하는 칠레 푸콘의 비야리까 화산
6. 아르헨티나 페리토 모레노 빙하 트레킹
바라보는 것만으로 온 몸과 마음에 차고 푸른 물이 들 것 같은, 투명한 얼음의 세계. 30킬로미터 길이에 5킬로미터의 폭, 60미터 높이의 얼음덩어리가 페리토 모레노 빙하다. 인간이 만든 건축물 따위야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되어버리는 대자연의 작품이다. 5시간짜리 빙하 트레킹의 마지막 선물은 빙하의 얼음으로 만든 위스키 온더락.
아르헨티나 페리토 모레노 빙하. 자연이 만든 걸작품 얼음의 성채
1. 페루 마추픽추
잃어버린 공중 도시 마추픽추. 해발고도 2430미터의 산 정상에 자리 잡은 계단식 성곽 도시는 잉카 제국에서 유일하게 정복자의 손이 닿지 않은 도시다. 파블로 네루다와 빅토르 하라, 체 게바라에 이르기까지 ‘아메리카인’으로서의 자각을 일구어낸 이들은 모두 이곳에서 삶의 전환을 맞았다고 했다. 페루 원주민들의 자부심이자 마음의 고향이다.
잃어버린 공중 도시 마추픽추 앞에 서면 가슴이 두근거린다
2. 멕시코 치첸이사
신 세계 7대 불가사의에 뽑힌 마야 유적지. 울창한 정글 사이 푸른 초원 위에 자리한 옛 도시다. 이진법과 숫자 0을 사용하고, 문자 체계를 갖추었다는 마야인들의 빼어난 건축과 천문학 기술이 집대성된 곳. 쿠클칸 피라미드와 구기장, 천문대, 전사의 신전 등으로 이루어졌다.
마야인들의 천문학적 기술을 보여주는 치첸이사의 피라미드
3. 칠레 이스터 섬 모아이 석상
칠레 본토로부터 3,700킬로미터 떨어진,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섬 중의 하나. 여러 개의 이름을 가진 이 섬은 이슬라데파스꾸아, 라파 누이, 가장 흔하게는 이스터 섬이라고 불린다. 안면도 크기의 이 섬에는 서 있는 총 887개의 모아이 석상이 남아있다. 일몰이 유명한 항가 로이의 모아이 석상, 태평양을 마주하는 분화구 라노 카우, 옛날 조인(鳥人) 의식을 치르던 오롱고 마을 등을 둘러보다 보면 일주일쯤은 금세 지나간다.
칠레 이스터 섬의 채석장에 남아있는 모아이들
4. 페루 나스카
수수께끼의 지상화로 불리는 그림을 남긴 나스카 문명. 광활한 대평원에 직선, 삼각형, 사다리꼴 같은 선과 기하학적 문양부터 벌새, 펠리컨, 원숭이, 고래에 이르는 생명체까지 수백 개의 그림을 남겼다. 그림의 크기는 작은 것은 10미터, 큰 것은 300미터에 이른다. 헬기를 타고 공중에서 내려다봐야만 전체의 윤곽이 드러난다.
페루 나스카 문명이 남긴 지상화 중 가장 흥미를 끄는 '우주인'그림
5. 콜롬비아 보고타 소금 성당 시파키라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 외곽의 암염 동굴. 먼 옛날 바다였던 곳이 지각변동으로 육지가 되었고, 땅 속에 묻힌 소금을 캐기 위해 지하로 내려간 광부들이 동굴 안에 교회와 기도소를 만들었다. 단순하면서도 엄숙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곳의 교회는 조명 시스템까지 갖춰 매 순간 색이 변하며 신비로움을 더한다.
광부들의 간절한 기원이 서린 소금 교회. 콜롬비아 보고타
1. 볼리비아 포토시 광산 투어
한때 스페인을 먹여 살렸던 땅으로 스페인 제국의 착취를 상징하는 도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도시인 포토시의 해발고도는 4,060미터. 세로 리코 은광 투어는 사고가 생겨도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각서를 써야만 참가할 수 있다. 내가 경험한 가장 아프고, 위험하고 눈물 나는 투어였다. 이제는 함부로 ‘막장’이라는 말을 쓰지 못할 것 같다.
볼리비아 포토시. 수백 년에 걸친 채굴 작업으로 높이가 수백 미터 이상 낮아진 세로 리코
2. 베네수엘라 모치마 국립공원 보트 투어
베네수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국립공원 모치마 국립공원. 이곳에서는 어부의 통통배를 빌려 카라카스 섬으로 떠나보자. 베네도, 티그리오와 카누아 등의 산호초 군락이 있는 바다에서 스노클링을 한 후 무인도에 상륙. 숯불에 구운 생선구이를 배부르게 먹은 후, 밀려오는 파도에 발을 담그며 모래사장을 따라 걷기. 에메랄드 빛깔의 바다와 섬은 오늘 하루 우리가 주인. 돌아오는 길에는 돌고래 떼들과 어울려 노는 시간이 기다린다.
무인도에서 보내는 하루는 모치마 국립공원 투어의 하이라이트. 베네수엘라
3. 이과수 폭포 헬기 투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3국에 걸친 세계 3대 폭포 이과수. 이틀에 걸쳐 폭포를 둘러본 후 헬기를 타고 공중에서 내려다보기. 10분의 비행을 위해 지불하는 12만원의 거금이 아깝지 않다. 3000피트 상공에서 내려다보는 이과수 폭포는 인간의 눈이나 카메라가 도저히 담을 수 없는 장대함이다. 거대한 물보라를 일으키며 떨어져 내리는 폭포와 끝 간 데 없이 펼쳐진 짙푸른 원시림. 이 별에 신의 손길이 닿았을 지도 모른다는 걸 인정하고 싶어지는 순간.
헬기를 타고 공중에서 내려다본 이과수 폭포
4. 콜롬비아 메데진 마약왕 투어
콜롬비아 최대의 마약 생산, 운송, 판매의 연합전선인 메데진 카르텔을 이끌었던 남자.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포브스지가 선정한 세계 7대 부자에 뽑히는 극적인 상승을 이뤄낸 남자. 콜롬비아 정부에 국가 부채를 다 갚아주겠으니 마약 트래픽을 허락하라는 통 큰 제안을 던지기도 했던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 한때 콜롬비아와 미국을 극심한 혼란으로 몰고 갔던 그의 흔적을 따라 가는 투어다. 콜롬비아의 비극적인 현대사를 생생하게 배울 수 있는 재미있고 유익한 투어. 마지막 순서는 희망자에 한해 콜롬비아 코카인 품질 테스트(물론 가이드의 농담이다).
보테로가 그린 파블로 에스코바르의 죽음. 콜롬비아 메데진
5. 페루 와카치나 사막 버기 투어
와카치나는 거대한 모래 언덕에 둘러싸인 오아시스 마을이다. 커다란 바퀴를 단 버기 차량에 올라타 가파른 모래언덕을 최고 속도로 질주한다. 모래를 휘날리며 달려온 차가 어느새 언덕의 꼭대기에 올라서면 이제는 샌드 보딩으로 언덕을 내려올 순서. 아드레날린을 듬뿍 분출한 후 저녁에는 모래 언덕에 앉아 노을을 기다리자.
페루 와카치나 사막 투어의 하이라이트 샌드 보딩
6. 멘도사 와이너리 투어
아르헨티나는 세계 5위의 와인 생산 대국인데 300여개의 와이너리가 멘도사 주에 자리 잡고 있다. 그 중에서도 멘도사는 말벡 와인의 성지. 수십 개의 와이너리가 그려진 지도 한 장을 들고 자전거를 타고 매일 와이너리를 찾아 다닌다. 잠시 배낭을 내려놓고, 바카스 신이라도 된 듯 날마다 붉은 포도주에 취해 사는 날들. 와이너리 투어는 가격도 저렴해 보통 5천원대부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