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장 : 쁘레시디움 회합순서
제3항-4항 : 회합 시작과 묵주기도(교본 164-166쪽)
세계 최초의 쁘레시디움 회합을 시작할 때 단원들이 맨 먼저 보여 준 행위는 성령 신심과
성모 신심이었다. 곧 "오소서, 성령님" 하면서 성령께 드리는 호도와 기도를 바친 다음에
묵주기도 5단을 하였다.
단원들은 성령의 도움 없이는 개인 성화와 사도직 활동이 열매를 맺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
았기 때문이다. 성령께서는 모든 은총과 성화의 근원으로서 영성 생활의 원동력이시고
사도적 영성의 바탕이시다.
그러기에 레지오는 회합을 시작하면서 성령께 대한 기도로써 도움을 청한다. 교회는 언제나
중요한 일을 시작할 때 성령 호도와 기도로써 도움을 청하기를 권장해 왔다. 프랭크 더프
역시 단원들에게 성령과의 대화를 강조하면서 성령께 매달리면 가장 유익한 방법으로 응답
해 주신다고 하였다.
교본 본문의 말대로 "성령께서는 하느님이 허락하신 은총과 생명과 사랑의 샘이시므로 우리
는 성령께서 이 모든 은총을 성모님을 통해 우리에게 내려 주심을 믿으며 기뻐한다."성령 호
도와 기도가 끝나면 묵주기도가 뒤따른다.
묵주기도는 성모님께 바치는 장미 꽃다발로서 훌륭한 영적 선물이다. 묵주기도의 목적은
성모님과 함께 예수님의 생애를 묵상하여 하느님의 구원 계획에 찬미와 감사를 드리고
그 내용을 본받기 위해서이다.
오늘날과 같은 형태의 묵주기도는 '묵주기도의 첫 교황'이라고 불리는 비오 5세가 1569년에
만든 것인데 염경 기도와 묵상 기도로 구성되어 있다. 염경 기도는 일정한 문장으로
정해진 기도문을 입으로 표현하는 기도이고 묵상 기도는 침묵의 내적 기도이다.
묵주기도에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의 역사가 집약되어 있으며 그 안에 성모님의
역할이 잘 드러나 있다.
묵주기도를 할 때에는 구원 역사의 신비를 세 부분으로 나누어 묵상한다.
곧 환희의 신비, 빛의신비, 고통의 신비, 영광의 신비를 묵상하는데 각 신비는 다섯 개의
주제로 엮여 있다.
환희의 신비는 성자의 강생에서부터 예수님의 어린 시절, 빛의신비는 세례 기적.복음전파.
고통의 신비는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 영광의 신비는 예수님의 부활과 승천, 성령 강림,
성모 마리아의 영광을 묵상한다.
단마다 주모경과 영광송을 바치되 기도문 내용을 묵상하는 것이 아니라 그 단에 해당되는
구원의 신비를 묵상해야 한다. 입술로는 기도문을 외우고 손가락으로는 묵주 구슬을 하나씩
넘기고 머리로는 구원의 신비를 묵상하고 마음으로는 주님에 대한 사랑을 드러내면서 영적
장미 화관을 엮어 나가는 기도이다. 이 기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신비를 삶으로 보여 주신
성모님을 통하여 묵상하는 것이므로 성모님처럼 인류 구원의 협조자 구실을 하는 것이다.
레지오 회합에서는 시간 관계상 묵주 기도 5단만 바친다. 1단, 3단, 5단은 영적 지도자(불참
시에는 단장)가 선창하고 2단과 4단은 단원들이 선창한다. 단원 전체를 두 편으로 나누어
교대로 선창하지 않는다.
회합에서 바치는 묵주기도의 신비는 전례 시기나 요일의 제약을 받지 않으며 회합 때마다
신비를 바꾸어 바치는 것이 더 낫다. 묵주기도는 사도신경부터 바치며 파티마의 구원송은
전세계의 통일을 위해 레지오 회합에서는 바치지 않는다.
회합에서의 묵주기도 지향은 오로지 성모님의 의향에 두어야 한다. 단원들은 레지오 제대의
성모상을 향해 서서 성모님이 그 자리에 현존하는 것으로 여겨 경건하고 공손한 마음가짐
으로 묵주기도를 바쳐야 한다.
최경용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