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은 과연 완전하였나?
"우스 땅에 욥이라 이름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은 순전하고 정직하여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에서 떠난 자더라" (욥 1:1)
욥의 온전한 신앙 인격에 대해서는 하나님께서도 인정하셨다(욥 1:8). 따라서 구약 시대에 완전한 성도가 있었다면 그는 욥일 것이다.
그런데 여기 욥의 인격에 대한 설명은 성경 전체의 가르침과 조화되지 않는 것 같다. 사도 바울은 의인은 하나도 없으며(롬 3:10),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므로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한다고 하지 않았는가?(23절) 이것이 사실이라면 욥이 어떻게 완전할 수 있었겠는가? 더구나 그는 자신의 죄를 인정하였고(7:20-21; 9:2, 5; 14:16-17), 어렸을 때부터 죄를 지었으므로(13:26) 무죄나 순결을 주장할 수 없다고 고백하였다(9:28). 그래서 마침내는 내가 재 가운데서 회개한다고 하지 않았는가?(42:6)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하나님의 칭찬과 욥의 고백은 서로 모순이 아닌가?
만약 여기서 말씀하는 욥의 완전히 문자적인 완전이나 무죄의 뜻이 아니었다면 그 참 뜻은 무엇이었는가?
먼저 우리는 욥도 우리와 같은 아담의 후손이므로 죄인이었음을 인정해야 한다.
그것은 바울이 로마서 5:12에서 `이러므로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죄가 세상에 들어오고 죄로 말미암아 사망이 왔나니 이와 같이 모든 사람이 죄를 지었으므로 사망이 모든 사람에게 이르렀느니라고 말씀했기 때문이다.
거기서 한 사람은 시조 아담을 가리키며 죄는 그가 에덴 동산에서 지은 죄를 가리킨다. 또 모든 사람은 그의 모든 후손된 전 인류요, 그들이 다 죄를 지었다는 말씀은 그들이 모두 그 아담의 죄에 동참한 것을 가리킨다. 그러므로 욥도 아담의 후예였으므로 예외가 될 수는 없다. 그리고 그 사실에 대해서는 앞에서 이미 밝힌 대로 욥 자신이 나는 죄인이라고 고백하였다.
사도 요한도 `만일 우리가 범죄하지 아니하였다 하면 하나님을 거짓말하는 자로 만드는 것이니 또한 그의 말씀이 우리 속에 있지 아니하니라(요일 1:10)고 하였다.
다음으로 여기 욥이 순전하고 정직했다는 말의 뜻을 살펴보고 그 말이 욥에게 어떻게 쓰여졌는지를 알아보자.
여기 순전하다는 말은 히브리 어로 탐( )인데 이 말은 희생 제물에 점과 흠이 없는 것을 가리켰다. 그러나 사람에게 쓰일 때는 개인의 성실(정직)로 쓰였을 뿐 죄 없는 완전을 의미하는데 쓰이지는 않았다(수 24:14; 삿 9:16, 19). 따라서 흠 없는 사람이란 말은 하나님과 밀접하게 교제하는 사람이며(창 17:1) 율법에 복종하기를 즐거워하는 자이다(시 119:1)(1). 이런 사람은 하나님을 온전히 섬길 것이다. 다시 말해서 진리와 사실에 일치하여 사는 자요, 정직하고 성실하게 사는 자이다(27:5; 31:6). 이런 관점에서 욥은 사람에 대한 헌신에서나 하나님의 요구에 대한 헌신에서 모두 온전하였다(2). 이렇게 욥은 하나님과 사람에게 적합한 성품을 갖춘 자였다. 그러므로 여기 완전하다는 말은 영적 성숙과 내적 순결을 가리켰다(3).
다음으로 정직하다는 말의 히브리어 야살( )은 위와 병행해서 쓰였고(시 33:1) 여기 욥에게는 완전(1:1, 8)으로 쓰였는데 마음의 도덕적 특성에 대한 언급으로 쓰였다(신 9:5; 왕상 9:4). 잠언에서는 자주 도덕적으로나 실제적으로 바른 길로 언급되었다(잠 2:13; 4:11)(4). 또 하나님의 법에 성실하게 집착하는 것을 가리켰고(왕상 14:8; 14:5) 하나님을 경외하는 올바름에서 이탈하지 않은 사상이나 행위(5) 또는 정직하며 사랑이 있는 행위를 가리켰다. 실제로 욥은 종들을 포함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후대하였고 공정하게 행하였다(31:13-23). 그는 불행한 사람에게 사랑을 베풀었다.
따라서 위의 두 말은 욥의 윤리적 적성을 가리켰다고 볼 수 있다(6). 과연 위의 두 단어는 욥의 고상한 도덕적 성품을 서술하기 위해 준비된 하나의 숙어적 방식으로(7) 욥의 도덕적 완전의 절정을 가리켰다(8).
그러므로 우리는 이렇게 결론지을 수 있다. 여기서 욥의 완전은 그가 죄 없는 완전한 인간이었다는 말이 아니다. 저자는 욥의 신앙을 통한 고상한 성품을 설명할 때 인간의 가장 고상하고 최선의 말을 택한 것뿐이다. 욥은 하나님을 경외함으로 악에서 떠날 수 있다는 말씀(잠 16:6)을 실증하였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사역을 떠나서는 아무도 하나님 앞에서 의롭게 될 수 없으므로(롬 3:19) 여기서 하나님은 사람 앞에서만 욥이 흠이 없다고 선언하신 것이다.
주
1. John E. Hartley, the Book of Job(Grand Rapids: Eerdmans, 1988), p.67
2. R. Laird Harris, G. L. Archer Jr., B.K. Waltake, Theological Word Book of the Old Testament
Vol.2(Chicago: Moody, 1980), p.974
3. Elmer B. Smick, Job, E. B. C. Vol.4(Grand Rapids: Zondervan, 1988), p.879
4. R. L. Harris, G. L. Archer, Jr., B.K. Waltake, Op.cit., Vol.1, p.417
5. C. F. Keil & F. Delitzsch, Commentary on the Old Testament, Vol.4(Grand Rapids: Eerdmans, 1980), 48
6. David J.A. Clines, Job 1-20(Waco: Word, 1989), p.12
7. Elmer B. Smick, Ibid.,
8. Marvin H. Pope, Job(Garden City: Doubleday, 1986), p.6
출처: 개혁주의 마을 글쓴이: 이지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