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와 '디스커버리' 등의 브랜드를 거느린 F&F가 테일러메이드 인수전에 참여한다. 총 4000억원의 자금을 테일러메이드 인수 펀드에 출자하기로 했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F&F는 이날 센트로이드PE와 테일러메이드 인수 과정에서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할 것을 확정지었다. 지분(에퀴티) 형태로 3000억원을 출자하는 동시에 주식과 채권의 중간 성격인 메자닌으로도 1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테일러메이드 인수를 위해 조성되는 프로젝트펀드에서 F&F의 지분율은 약 49%가 되는 셈이다. F&F는 20일 거래 세부 내용에 대해 공시할 예정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인수 측에선 딜 클로징 이후 메자닌에 함께 투자할 사모펀드(PEF) 파트너도 염두에 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두 회사 간의 커뮤니케이션은 지난 주말 급격히 진전됐다. 어떤 형태로든 거래에 참여하길 희망한 F&F와 자금력 보완이 절실한 센트로이드가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게 된 것이다. 김창수 F&F회장과 정진혁 센트로이드PE 대표가 직접 만나 담판지은 것으로 전해진다.
F&F가 SI로 합류하며 더네이쳐홀딩스는 이번 거래에서 빠지게 됐다. 더네이쳐홀딩스는 이날 공시를 통해 테일러메이드 인수를 위한 출자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본 투자와 관련해 중요한 사정 변경이 발생해 투자 결정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F&F가 이번에 통 큰 베팅을 결정하면서 센트로이드의 테일러메이드 인수 작업에도 숨통이 트이게 됐다. F&F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로 시가총액이 4조1295억원(19일 기준)에 달한다. 직전 파트너였던 더네이쳐홀딩스(5512억원)에 비해 덩치가 8배 가까이 크다.
지난 1992년 설립된 F&F는 '디스커버리' 'MLB' 'MLB키즈'로 대중들에게 알려진 의류 브랜드다. 화장품 브랜드 '바닐라코'를 운영 중이기도 하다. 창업주인 김창수 회장이 현재까지 회사를 이끌고 있다. 김 회장은 '베네통'과 '레노마 스포츠' 등 해외 브랜드의 국내 판매를 통해 사세를 키워왔다.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매출액은 8376억원, 영업이익은 1225억원이었다. 작년 11월 인적분할 결정을 공시했으며 현재 패션 사업부문(F&F)과 지주회사 부문(F&F홀딩스)이 나뉘어 있다. 신규 설립회사와 종속회사는 지난 5월 21일 나란히 재상장됐다.
센트로이드는 테일러메이드를 약 2조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인수대금 중 약 1조원은 은행·증권사 대출로, 약 4500억원은 중순위 메자닌 투자로, 나머지 약 6100억원은 지분 투자로 구성하기로 했다. MG새마을금고중앙회는 핵심 출자자로 참여해 총 3500억원 가량의 에쿼티와 메자닌을 책임진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센트로이드PE 입장에선 F&F를 전략적 파트너로 유치해 거래 종결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며 "다음달 중 클로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