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유주의에 대한 국민교육의 필요성
본인은 “대한민국의 핵심가치는 자유민주주의가 아니라 자유주의다.”라는 명제가 참이며 이것이 현실화되기 위하여서는 자유주의에 대한 국민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여 왔습니다. 초증등과정에서의 교육은 교육감이 실시하여야 하지만, 일반인에 대한 교육은 시민단체가 실시하여야 합니다. 본 글은 그런 교육을 시킬 시민단체의 역할에 대하여 논하기로 합니다.
2. 시민이라는 용어의 등장
세계사에서 시민이라는 용어가 등장한 것은 근대부터였습니다. 중세까지만 하더라도 봉건왕조와 교조적 종교에 의하여 개인의 자각을 바탕으로 한 시민이라는 개념은 없었습니다.
르세상스와 종교개혁을 통하여 천부인권을 가진 개인이 탄생하였고 그렇게 깨어난 개인들이 사회의 변혁을 위하여 뭉쳐야 한다는 의식이 싹트면서 시민이라는 개념이 생겨났습니다.
3. 시민과 대중
그런 의미에서 시민이란 합리적 의사결정능력을 가진 국민국가의 구성원으로서 자발적이고 주체적으로 공공정책결정에 참여하는 사람을 뜻합니다. 대중과는 다른 개념입니다. 대중은 자발적 의사결정능력을 가지지 못하고 누군가의 조정에 의하여 수동적으로 따르는 다수를 뜻하는 용어로 주로 사용됩니다. 자신이 스스로 결정하였다고 착각하고 있지만 사실은 누군가의 조정을 받는 수동적인 다수를 뜻하는 것입니다. 직설적으로는 우중이라 표현합니다.
민주주의가 제대로 발현되려면 다수의 시민이 존재하여야 합니다. 그러지 못하고 다수의 대중만 존재한다면 그런 민주주의는 중우정치로 전락하여 결국 소수의 지배자에 의한 전제정치로 추락하게 됩니다.
4. 토크빌이 본 미국의 시민의식
토크빌은 미국을 둘러보고 “미국의 민주주의”(1835년)라는 위대한 책을 저술하였습니다. 프랑스혁명의 혼란 후에 등장한 루이 나폴레옹에 의해 잠시 외무대신으로 근무하기도 하였던 토크빌은 신생 미국의 활기찬 사회상을 보고 프랑스의 변혁을 기대하면서 그 책을 저술하였습니다. 토크빌은 사회적 신분의 차이가 없는 미국이 저토록 활기찬 국가가 될 수 있는 비결은 시민사회의 등장이라고 보았습니다.
영국의 식민통치에 저항하여 독립국가를 건설한 미국이 전제정치로 빠지지 아니하고 건강한 민주정치체제로 태어날 수 있었던 것은 자발적이고 주체적으로 공공정책결정에 참여하는 다수의 시민들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았습니다. 수많은 타운마다 존재하는 다수의 시민단체들이 그런 시민들을 양성하고 위정자들이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끊임없는 감시와 참여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그런 민주주의가 다수의 수동적인 대중에 의한 중우정치로 전락할 위험은 상존하고 있음을 토크빌은 강조하였습니다. 다수에 의한 폭정이 등장할 위험에 대하여 토크빌은 특별히 주의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깨어있는 시민들의 지속적인 교육과 조직화가 건강한 민주주의를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요소라는 것을 강조한 것입니다.
5. 한국인의 의식수준
미군이 1946년 7월에 실시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한국인의 70%는 사회주의, 7%는 공산주의, 14%는 자본주의에 찬성한다고 하였습니다. 그 당시 한국인의 대다수가 개인의 소유권을 존중하는 우파보다는 재산의 공유를 지향하는 좌파적 가치관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 역사적 사실입니다. 대중들의 그러한 의식과 좌우합작을 추진하던 미군정하에서 이승만이 자유대한민국을 건국하였던 것은 차라리 기적이었습니다.
오늘날 한국인의 의식은 어떠 할까요. 소위 좌파와 우파, 중도파가 3분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오늘날 한국인 중에 시민이라고 부를 만한 세력이 과연 존재하고 있을까요. 본인은 한국인 대다수는 근대적 의미에서의 시민의 자격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자발적이고 주체적으로 공공정책결정에 참여하고 있지 못합니다. 언론에 반복적으로 제시되는 뉴스에 포획되어 그것에 무비판적으로 따라가고 있습니다. 역사와 이념에 대한 학습을 제대로 한 한국인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정치인들마저 대다수가 그렇습니다.
6. 한국에서 좌파 시민단체의 활동
그런데 위의 분석은 우파에게만 해당할지도 모릅니다. 좌파는 오래전부터 자발적이고 주체적으로 공공정책결정에 참여하려고 노력해 왔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6.25전쟁 이후에 남한에서 좌파는 공개적인 활동을 할 수 없어 지하로 숨어들었고 그러한 형태가 1980년대 초반까지 유지되다가 80년대 후반부터 장기적인 진지전을 펼친다는 전략하에 각종 분야에서 진지를 구축하는 공개활동을 전개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좌파는 김영삼을 숙주로 하여 정치권에 진출하기 시작하였고 김대중 노무현정권에서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문재인정권에 이르러서는 사실상 정권을 지배하는 위치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좌파 시민단체들은 끊임없이 공공정책결정에 참여하려고 노력하였고 그러한 노력들이 정권확보 이후 온갖 법제화로 현실화되었습니다.
7. 우파시민운동의 출발
그에 반하여 우파시민단체의 역할은 보잘 것이 없었습니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세분의 위대한 지도자들이 좌파와의 이념전쟁에서 승리하면서 국정을 잘 이끌었으므로 우파국민들은 별도의 조직화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다가 박근혜대통령이 탄핵당하고 문재인정권이 들어서서 하는 짓들을 보니까 이러다가 나라가 큰일 나겠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정말 걱정이다라고 하는 위기의식을 갖게 되었고 전광훈목사가 주도하는 광화문집회에 대규모로 참석하게 된 것이 사실상 우파시민운동의 출발이라 할 것입니다.
8. 2019년 광화문 태극기집회의 성과
2019년 10월 광화문에서 모인 대규모 태극기집회는 집회를 주도한 전광훈목사의 표현대로 국민혁명이라 할 정도의 규모와 열기를 가졌습니다. 그런 열기에 의하여 조국은 법무부장관직을 사퇴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모였던 군중들이 시민으로 승화되지는 못하였습니다. 그 결과 2020년의 총선에서 전광훈목사를 비롯한 우파시민진영에서는 한명의 국회의원도 당선시키지 못하였고 미래통합당은 전국적인 참패를 당하였습니다. 2024년 실시된 총선에서도 마찬가지 결과를 나타냈습니다.
9. 2025년의 상황
윤석열대통령이 2024. 12. 3. 비상계엄을 선포한 덕택에 2030세대 및 중도를 자처한 국민들도 한국의 위태로운 현실을 파악하고 상당수 우파로 돌아서서 2019년의 10월항쟁보다 더 큰 규모로 시위를 벌이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과거와 달라진 점은 과거에는 60대 이후의 실버세대가 시위의 대다수를 차지하였지만 지금은 2030세대가 함께 나오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것은 우파에게 가슴벅찬 희망이 되고 있습니다.
전한길을 비롯한 일부 인사들은 이것이 좌우의 대립이 아니라 자유대한민국을 살리자는 세력과 대한민국을 파괴하려는 반대한민국세력과의 싸움이라고 강조합니다. 이런 논리는 일시적으로 사람을 모으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좌우진영간 이념전쟁의 본질을 흐릴 수도 있음에 유의하여야 합니다.
2025년의 집회가 2019년의 집회보다 규모면에서 훨씬 커졌을 뿐만 아니라 2030세대와 중도층 일부까지 참여하게 된 것은 커다란 의미가 있지만 여기에 그쳐서는 안될 것입니다.
10. 대중이 시민으로 진화하는 시민혁명이 되어야
현재까지는 우파단체의 집회는 대중의 성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봅니다. 집회에 모인 수많은 인원들이 자발적이고 주체적으로 공공정책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시민으로서의 진화를 이루어내는 시민혁명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한 모범을 자유시민연합이 보여 주었습니다.
11. 자유시민연합이 한 일
자유시민연합은 2022. 8. 25. 국민의힘 부산시당사에서 “윤석열정권의 성공을 바라는 애국시민모임”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창립하였습니다. 자유시민연합은 창립 이후 ‘학습’과 ‘조직화’라는 두가지 방향성을 가지고 꾸준한 활동을 하였고 그 결과 2024년 총선과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고전할 것이라는 사전여론조사와는 달리 국민의힘이 부산에서 큰 승리를 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하였습니다. 총선에서의 자유시민연합의 활동은 2024년 8월에 펴낸 ‘제22대 총선백서 – 부산승리의 비밀’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자유시민연합이 세운 목표는 “국회의원 선거구별 유권자조직 건설”이었습니다. 부울경 40개 선거구마다 평균 만명씩의 유권자조직을 건설하여 국민의힘 후보를 당선시키자는 것이었습니다. 애당초 목표한 조직건설을 다 이루지는 못하였으나 부산에서 선거구별로 몇십명씩의 유권자조직은 건설하였고 선거때 적극적인 투표독려활동을 폈던 것이 선거승리로 나타났습니다.
12. 자유시민연합의 목표
자유시민연합이 목표하는 바는 부울경에서 국회의원 선거구별로 만명씩의 유권자조직을 건설하고 우파적 가치를 지향하는 후보를 당선시키는 것입니다. 최종적으로는 공천에 개입하고자 합니다.
지금까지 우파시민단체가 국민의힘의 공천에 실질적으로 개입하지는 못하였습니다. 전광훈목사는 21대와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에 상당한 지분을 요구하였으나 거절당하였다는 설이 있고 그에 따라 별도의 정당을 지도하였으나 국회의원 한명도 당선시키지 못하였습니다. 고영주변호사가 지도하는 자유민주당과 조원진 전 의원이 지도하는 우리공화당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자유시민연합은 현상황에서 국민의힘의 공천에 개입하고자 합니다. 공천에는 개입하지 못하고 공천된 후보를 번호만 보고 찍어왔던 지금까지의 선거방식을 계속한다면 자발적이고 주체적으로 공공정책결정에 참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만약 정계개편이 이루어지고 우파적 가치를 대변하고 정권획득의 가능성이 있는 새로운 정당이 탄생한다면 당연히 그 정당의 공천에 개입할 것입니다.
13. 앞으로의 선거개입 목표
우파시민단체가 지금까지와 같이 성명서만 발표하거나 시위만 하는 방식 또는 정권획득의 가능성이 없이 별개의 정당을 만드는 방식에 그친다면 앞으로도 공공정책결정에 참여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것이 가능하려면 정권획득 가능성이 있는 우파정당에 우파적 가치를 가진 인물들을 공천시키고 당선되도록 하여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 매년 선거가 있을 예정입니다. 개헌 등 정치일정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겠으나, 현재로서는 부산의 교육감보궐선거(2025. 4. 2.), 제9회 지방선거(2026. 6. 3.), 제21대 대선(2027. 3. 3.), 제23대 총선(2028. 4. 12.)이 있을 예정입니다.
이 모든 선거에서 우파가 승리하기 위한 활동을 자유시민연합은 펼칠 것입니다. 조직화의 목표는 부울경에서 국회의원 선거구별 만명씩의 유권자를 확보하는 것이고 그 절반 정도를 정권획득 가능성이 있는 정당의 당원으로 가입시키는 것입니다. 그 정도의 인원이 확보되면 공천에도 실질적인 영향력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14. 결어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오면서 세계사는 자발적이고 주체적으로 공공정책결정에 참여하는 시민계급의 형성과 그들에 의한 시민혁명이 수행되면서 근대국가가 만들어지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는 그런 시민계급의 형성에 의한 시민혁명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좌우대립에 의한 이념전쟁이 진쟁중에 있습니다.
윤석열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로 인하여 2030세대와 중도층 일부가 깨어나면서 엄청난 규모의 대중집회가 열렸으나 아직 그들은 대중의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실제로 공공정책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시민으로 승화하려면 학습되고 조직화되어야 합니다. 정권을 획득할 수 있는 정당의 당원으로 가입하여 각종 선거에서 후보의 공천에 개입할 수 있어야 진정한 시민으로 탄생되었다 할 것입니다. 자유시민연합은 앞으로의 각종 선거에서 그런 활동을 전개하고자 하오니 뜻있는 분들의 동참을 바랍니다.
2025. 3. 6.
글쓴이 : 자유시민연합 대표 최태열. 010-3219-82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