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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게시글을 눈팅하다 전성기 폼에 대해 선수들 평가 댓글들을 보다가, 재밌을거 같아 글을 써봅니다. 일단 80년대 이전은 실황이든 녹방이든 90분 경기를 시청하지 못한 시기이기에 마라도나 이후의 선수들 위주로 이야기 해보려 합니다.
전성기...즉 단기간일지라도 저에게 충격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던 선수들을 순위를 정해볼텐데, 한두경기를 잘한것은 일정기간의 폼으로는 판단키 어렵기에 최소기간은 한시즌 혹은 한 대회 정도로 국한시키겠습니다. 선수의 클래스 평가가 아닌 , 플레이스타일과 최고점에 대한 고찰이기에 저의 어떤글보다 가장 주관적일수 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10. 카카
브라질 마지막 발롱도르 수상자 히카르도 카카입니다. 지금은 현대의 전술싸움에서 거의 사장된 포지선인 낭만의 "중앙공격형 미드필더" 로 AC밀란에서 정점을 찍은 선수이죠. 역습상황에서 사이드라인이 아닌 중앙에서부터 쭉쭉 치고 달리는 스페셜이 유독 많은 선수인데요, 기존의 브라질의 드리블러들에게서 보였던 화려함보다는 유럽출신의 드리블러들에게서 보여지는 시원시원함이 돋보이던 모든것을 갖춘 미드필더였었죠. (스피드,슈팅,패스,체력,피지컬,외모까지) 지금의 음바페와 비견할만한 속도로 유명한 카카이지만, 사실 카카의 가장 큰 무기중 하나는 그 어느 패스마스터들과 비교해도 꿀리지 않을 킬러패스와 공간패스를 뿌려대던 선수였죠.
9위. 킬리안 음바페
이번 월드컵을 기점으로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프랑스의 스피드스타 "음바페"입니다. 메시가 말년에서야 갖은 스토리와 대서사로 얻은 월드컵을 이미 손에 넣은 차기 대권주자이죠. 하지만 이번 글의 주제는 선수의 최고점에 대한 순위선정이기에 챔스와 발롱도르 하나없는 음바페이지만 탑10안에 들기에 부족하지 않다 생각합니다. 선수경력을 종합해 클래스에 대한 평가로 순위를 선정하였다면, 10위안은 아직 힘들다보지만 18년,22년 월드컵과 그동안 챔스에서의 퍼포먼스만 보자면 그의 속도에 놀라지 않는 것이 더 힘들것 같네요. 다만 선수로서 앞으로 더 평가가 올라가려면 반드시 발롱도르와 챔스 그리고 라리가 or 피엘로의 이적은 불가피해보입니다.
8위. 에당 아자르
첼자르입니다. 레알에서의 아자르는 어떤 이유로든 차치하고 첼시에서의 "슈퍼크랙" 아자르만 기억해주시면 될거 같습니다. 위의 두 선수가 스피드가 주무기인 선수였다면 아자르는 본인의 주무기인 드리블을 통해 진영파괴 및 볼운반에 있어서 피엘 출범후 손꼽히는 크랙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기관리에 조금 더 프로패셔널했다면 레알에서의 부적응도 이겨낼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사실 아자르를 카카와 음바페 위로 두는 것이 맞을까 고민을 해보았습니다. 득점과 연관해서는 분명 위의 두 명보다 아래인것 같으나 개인적으로 팀의 전진성, 또는 플레이메이킹이 가능한 선수들을 고평가 하는지라... 거기에다가 매경기 꾸준한 고점을 보여주었기에 제가 선호하는 플레이어였던 아자르를 8위라는 높은 순위에 두었습니다.
7위. 네이마르
데뷔시즌부터 주목을 받지 못한 적이 없는 브라질의 에이스 네이마르입니다. 브라질리그를 말그대로
씹어드시고 바르셀로나로부터 빅오퍼를 받고 넘어온 후 첫 시즌을 거품이라는 평가와 함께 기대이하의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사실 브라질리그에서의 임팩트가 너무 강하였기에 라리가데뷔시즌을 그리 폭망하였다고 보기엔 조금 힘들다고 봅니다. 다만 당시 바르셀로나를 상대하는 대부분의 팀들이 낮고 촘촘한 수비라인을 갖추고 역습하는 스탠스였기에
네이마르가 휘저을수 있는 공간이 너무 좁아 적응에 조금 애를 먹은 정도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2년차부터는 메시와 이니에스타를 비롯 초일류선수들의 튜터덕인지 훨씬 노련해지고 간결해지면서부터 포스트 메시의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실제로 메시가 부상이었던 기간동안 크랙,플레이메이커,해결사 롤의 수행가능함을 보여주면서 전설의 빡빡마르 모드를 보여주었습니다.
메날두가 아니었다면 분명 저 시기의 네이마르는 발롱도르를 한번쯤은 받았어야 할 선수였다고 봅니다.
6위. 1314 수아레즈
선수 전체 커리어로 보더라도 충분히 레전드 반열의 선수이기는 하나, 1314년도 수아레즈는 최근 20여년간 손가락에 꼽을만큼의 시즌퍼포먼스를 보여준 선수라 생각합니다. 제 기억이 잘못되지 않았다면 10년도부터 20년도까지 유럽 전체리그 선수 시즌평점에서 리오넬메시가 단 "1회" 제외하고 10여년간 1위를 기록하였는데, 1314년도는 한 선수에 이어 2위를 기록합니다. 메시에게 유럽전체 시즌평점 2위를 선사한 선수가 바로 1314 리버풀에서의 수아레즈입니다.그만큼 팀커리어를 제외하고 보더라도 압도적이었던 메시의 시대에 이번년도만큼은 자신이 최고임을 보여준 수아레즈는 그 후 바르셀로나로 이적하게 되며 골게터로서의 면모가 더 부각되어 집니다. 하지만 리버풀에서는 보다 10번의 기질을 가진 9번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수아레즈를 6위로 선정하겠습니다
5위. 호나우딩요
잇몸이 보이면 경기결과가 정해지던 판타지스타.
호나우딩요입니다. 그의 수식문구답게, 미소를 잃지않고 경기를 즐기며 매너좋은 모습을 많이 보였기에 승부보다는 축구 그 자체를 즐기는 모습으로 기억에 많이 남는 선수이죠. 그 모습처럼 실제로 역대 그 어느선수보다 프리스타일에서나 볼 수 있는 스킬풀한 플레이를 자유자재로 적재적소에 활용하던 유일무이한 유형의 선수라고 기억합니다. 전국의 아마추어들에게 플립플랩을 시도케한 호나우딩요가 5위입니다.
4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현재 한반두,아라비안나잇두 등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조롱이 많아져 안타깝기까지한 호날두입니다. 매 글마다 밝히지만 호날두는 현재의 상황이 그의 커리어와 선수경력 자체를 평가절하당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번 월드컵에서 메시와 음바페, 모드리치를 비롯해 신구세대의 네임드들이 본인의 명성에 걸맞는 훌륭한 퍼포먼스를 선보였습니다. 허나 호날두는 본인이 겪을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을 마무리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호날두를 거슬러 올라가, 레알에서의 골게터로서의 호날두, 더 거슬러 레알초기에때 백넘버 9번시절 완전체에 가까운 공격수의 모습과 맨유에서의 크랙 그 자체의 모습을 기억하실 수 있다면 지금의 음바페,홀란드와 호날두의 고점 평가에 있어서 음란듀오가 호날두 위로 평가 받을수 있다는 건 저로서는 납득하기가 조금 어렵습니다.
지금의 음바페는 분명 월드클래스로 평가받기에 손색없는 최상위레벨의 선수이나, 당시 호날두는 지금의 음바페의 장점은 모두 가지고 있고, 거기에다
더욱 다양한 옵션을 제시했던, 공격에 있어서는 무결점 플레이어였습니다. 파리경기를 시청해본 분들은 아실테지만, 역습상황과 공간이 많이 노출되는 경기에서는 음바페의 스피드는 분명 1옵션이나 내려앉아서 라인을 내려버린 5백,6백을 활용하는 팀들과의 경기에서는 존재감을 잃어버리며 여전히 메시,네이마르만이 빛나는 상황도 심심찮게 연출됩니다. 수비적인 팀들을 상대로 메시,네이마르는 드리블과 패싱게임을 바탕으로 한 창조적인 플레이를 통해 팀의 공격에 다양성을 불어넣는 스타일이라면 호날두는 그러한 팀들을 상대로 어마어마한 킥력으로 중거리슛과 세트피스에서 프리킥 및 타점높은 헤더로 기회를 창출하였습니다. 또한 역습상황에서는 매우 정확한 크로스와 스루패스능력 역시 월드클래스급임을 보여주었습니다. 분명 최고점에서의 호날두는 역대를 통틀어 탑급의 퍼포먼서였고 음바페가 그때의 호날두를 넘어섰다하기엔 아직 한참 부족하다 보여지네요.
3위. 96-98 "페노메논" 호나우도
저의 첫번째 아이돌. 국내에선 축구황제, 해외에선 페노메논으로 불리던 호나우도입니다. 지금의 음바페의 장점과 홀란드의 장점을 잘 섞어놓은듯한 스트라이커의 이상향의 모습을 구현해 낸 최전성기의 호나우도를 3위로 놓아보았습니다. 음바페의 폭발적인 스피드와 치달, 홀란드의 괴물같은 침투력과 슈팅스킬, 거기에 더해 브라질리언 특유의 화려한 드리블링까지... 만화 주인공같던 호나우도는 커리어 자체의 기간은 짧지 않으나, 지금 스페셜로 볼 수있는 그만의 폭발적이고 화려한 플레이스타일은 사실 빅리그에선 96-98 시즌정도까지였다고 봐야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GOAT 선정시 심심찮게 10위권내, 더 나아가 몇몇 기관이나 선수들 인터뷰시에는 5위권내에도 선정되는 말도 안되는 임팩트를 보여준 선수입니다. 90년대 후반이 전성기인 선수라 시즌전체에 대한 자세한 평가는 힘들지만 남아있는 경기영상과 경기평점들만 보아도 꾸준한 폼의 경기력을 보여주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짧은 기간의 전성기만으로도 역대급레벨에서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호나우도가 만약에 그 기간이 조금만 더 길었고 클럽에서도 조금 더 자취를 남겼더라면, 펠레&마라도나&메시 천외천 고트레벨 3인방과 어깨를 나란히 할수 있는 유일한 선수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2위. 디에고 마라도나
"신의 손" 디에고 마라도나. 해외에서의 닉넴은 기억이 나질 않으나, 국내에서는 "축구신동" 으로 많이 거론되었던게 기억납니다. 혹은 악동이라는 별칭도 적지 않게 언급되었던거 같구요. 아마도 축구내외적으로 다사다난한 선수시절을 보냈기에 당시 펠레보다 위로 두는 평가는 드물었던 걸로 사료됩니다. 하지만 그가 은퇴 후 실력과 커리어만이 기억되는 스포츠계 특성상 현재에는 매체에 따라 펠레보다도 위로 두는 평가가 과반에 가까운 "만화주인공" 같았던 플레이어였습니다. 호나우도가 공격수의 로망같았다면 마라도나는 팀원 11명중 공을 가장 잘차는 플레이어는 "공격형 미드필더"라는 것을 각인시킨 미드필더의 로망 그 자체입니다. 공을 오래 소유하며 본인을 거치지 않고는 팀이 전진을 허락하지 않는 클래식한 10번의 표본이며 드리블,패싱,프리킥,창의적인 시야 등 공격형미드필더가 갖추어야 할 모든 스킬의 마스터클래스에 있는 인물이며 86년 멕시코월드컵과 나폴리를 우승으로 이끈 독보적인 영웅기질을 보유한 마라도나. 퍼포먼스의 최고점뿐만 아니라 선수경력 평가 또한 무조건 세 손가락안에 드는 그를 2위에 놓고 싶습니다.
1위.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
그가 아니라 누구를 1위로 놓을 수 있을까.
디 스테파뇨와 펠레 그리고 크루이프를 보지 못하였지만, 한 선수가 이 모든것을, 이보다 더 잘할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제 대답은 "말도 안돼" 입니다.
오만한 대답일수도 있으나, 94년 월드컵을 시작으로 늘 축구시청이 꾸준히 취미였던 저로서는 메시 이상의 플레이어가 역사상 존재했다고 믿기는 어렵습니다. 마라도나는 현재에 남은 월드컵과 나폴리에서의 활약상과 호나우도,지단은 풀경기시청으로 그들의 경기력을 확인 가능하였으나, 제 기준 그 누구보다 메시는 어나더레벨의 퍼포먼스로 충격과 놀라움을 안겨준 GOAT입니다.
메시의 전성기는 어나더레벨의 선수답게 조금 더 세분화된 유형을 보여줍니다. 05년부터 11년까지는 역대최고의 드리블러의 모습을, 11년부터 13년까지는 역대 최고의 스코어러의 모습을, 1415부터는 역대최고의 플레이메이커 모습까지.
드리블,슈팅,패스,골관여 기점플레이,볼운반,볼키핑,플레이메이킹까지 공격 전 분야에 있어서 역대최고의 플레이를 한 선수에게서 모두 볼 수 있었다는 것은 중년으로 넘어가는 제게 아주 큰 선물같은 선수였다고 평가하고 싶네요.
10대 20대에 호나우도는 저에게...지단에게 패할때도, "킹" 티에리앙리가 피엘을 잡아먹었을때에도, 호나우딩요가 센세이셔널한 스킬의 향연을 펼쳤을때에도 언제나 넘버원은 "페노메논" 호나우도였습니다. 그런 젊고 어린 저에게 대체불가였던 호나우도를 결국 후순위로 밀려나게한, 축구역사상 최고의 선수 "GOAT" 리오넬메시를 1위로 놓겠습니다.
첫댓글 지금와서 보니 라우드럽,지단,앙리,사비,이니에스타,말디니,카푸,칸 등 6~10위권정도까지는 넣고 싶은 선수가 너무 많아 아쉬움이 남네요.
그래도 퍼포먼스의 고점만 생각한다면 기존의 10명이 대단하지 않았나라고 생각도 되구요.
호나우두는 센세이셔널, 그리고 우리가 생각하는 "공격수"라는말에 가장 부합하지않나싶네요 시대가 지나 여러가지 평이 있지만, 말그대로 직선으로 수비수를 뚫는게 아니고 부셔서 들어간다거나 그냥 파괴해서 들어가서 마무리한다의 정석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