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랜만에 작성하는 글입니다. 제가 학부 입학 때쯤하여 가입하였으니 거의 20년 정도가 되었네요.
글은 작성치 않았지만 틈틈히 여기 글들을 보며 일상의 작은 즐거움을 가졌습니다.
계속 그러한 방관자적 자세를 견지하다 최근 제 인생을 뒤흔드는 괴로운 사건에 일상적인 것들을, 또 좋아하는 것들을 토로하면 이 답답함이 가실까 싶어 이렇게 내용없는 글을 작성케 되었습니다.
요즘 마음을 달래려 일상을 영화로 채우고 있습니다.
제가 아주 좋아하는 것들로요. 전 영화를 다시 보면 그 영화 자체의 주제나 의미만이 아니라, 그 영화를 봤던 시절의 나, 함께 봤던 사람, 극장, 그 때의 감정, 혹은 설렘 등이 다시금 떠올라 기분이 좋아지고 또 위로받는 느낌이 들어요.
시작한지 열흘이 조금 지난듯한데, 이제까지 봤던 영화들은,
4.30. 배리 린든, 스탠리 큐브릭
5.1. 시리어스 맨, 조엘 코엔 / 카이로의 붉은 장미, 우디 앨런
5.3. 이어도, 김기영
5.4. 제3의 사나이, 캐럴 리드
5.5. 달콤한 인생, 페데리코 펠리니
5.6. 8 1/2, 페데리코 펠리니
5.7. 사냥꾼의 밤, 찰스 로드
5.8. 펀치 드렁크 러브, 폴 토마스 앤더슨 / 킬링, 영광의 길, 스탠리 큐브릭 / 바닐라 스카이, 카메론 크로우
5.9. 리오 브라보, 하워드 혹스 / 네 멋대로 해라, 장 뤽 고다르 / 게임의 법칙, 장 르누아르
5.10. 오명, 알프레도 히치콕 / 거대한 환상, 장 르누아르
5.11. 카사블랑카, 마이클 커티스 / 분홍신, 마이클 파월 / 폭력의 역사, 데이빗 크로넨버그
5.12. 이탈리아 여행, 로베르토 로셀리니
5.13. 달콤한 인생, 페데리코 펠리니
취향이 반영되어 고전이라 불리는 것들이 많습니다. 평소에는 근래의 근사한 것들도 즐겨 보지만, 마음을 위로하는데는 흑백음영 아래 좋은 음악들을 배경으로 한, 조금 느린 리듬의 것들이 제겐 더 좋네요.
위의 것들 중 로셀리니의 이탈리아 여행을 볼 때는 눈물이 조금 나기도 했습니다. 슬픈 영화가 아닌데, 저 스스로도 당황스러웠네요. 그리고 펠리니의 작품들은 언제나처럼 환상적이었구요.
이번 주말에는 무르나우의 선라이즈와 빌리 와일더의 작품들 몇 개를 보려 합니다.
한동안 이러한 일상이 계속 될듯하네요. 후에 기회가 되면 작품들에 대한 단평이든, 제가 가장 선호하는 영화목록에 대해서도 남겨 보도록 하겠습니다.
내용이 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생이라는 것은 참 쉽지가 않네요. 나름 최선을 다해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그리고 주위에서 보았을때는 많은 것을 성취하는 삶에 가까웠는데, 불혹을 얼마 남기지 않은 지금에 저를 돌아보면 남는 것이 없네요.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입니다.
첫댓글 2015년부터 영화 본거 메모해둔게 있어서 봤더니 정확히 290편 봤더라구요. 그런데 기억에 남는건 손에 꼽습니다.
적어두지 않으면 제목만 봐선 뭘 봤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아요.
공수레 공수거.... 인생이란 그런거 아닐까요.
네, 저도 짧게라도 기록해 두려는 습관 가지려 합니다.
그래도 욕심을 놓기가 쉽지 않네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달콤한인생은 두번 보셨네요~
워낙 좋아하는 영화여서요. 특히나 음악과 영상이 너무 좋아서, 보는 것만도 마음이 약간은 치유가 됩니다~
@반가사유 정보 감사합니다 ㅎㅎ
좋은 취미로 힐링을 하시는것 같습니다. 맞아요. 영화나 때로는 음악도 그렇죠? 그때 같이 봤던 듣던 사람이 생각나고..
아마 그래서 관심있는 사람이 있으면 같이 영화보고 그랬던것 같아요. 보고난후 차 마시면서 같이 영화 얘기 하면 참 즐거웠었죠.
이 곳에서 가끔씩이라도 이 얘기 저 얘기 해주시면서 푸시는것도 좋은 생각 같아요. 저도 그러면서 댓글에 큰 위로 받은적 있습니다
편안한 밤 되시길요.
따뜻한 댓글에 너무 감사 드립니다. 저도 조금 더 애정을 가지고 많은 이야기 나누려 하네요.
그럼 차분한 밤 되세요.
와.. 다 정말 좋은 영화들이네요..
쉽지 않죠 즐겁게 사는게.
전 41에 첫 아기 만나고, 이젠 두달 후 둘째가 나온다네요, 정말정말 행복하고 소종한데 무언가 여기에 올인한 느낌이 드네요.
두달 먼저 미리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여름에 태어나면 사모님이 많이 힘드시겠어요. 제 어머니가 둘다 8월에 태어나서 여름에 힘들어하시더라구요
그리고 말씀하신 부분 저는 완전 이해 됩니다. 그래서 조금은 다른 무언가를 만들어놓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둠키 네, 둠키 형님 감사합니다 :)
첫째 맞이하면서 상황도 여의치 않은 가운데 커가는 모습을 함께하고 싶어 재택 프리랜서가 되었는데 여러모로 힘든 점이 많으네요.
제 선택이었고, 이 딸내미와 지내는 나날들이 너무나도 행복한건 당연한건데 가끔 울컥? 부딪힐때가 있는것 같아요
@둠키 너무 이쁘게 잘 커주고 있어서,
함께 할 수 있어서,,
고맙고 행복할뿐이죠.
둘째나오면 글 한번 올릴께요!
@Lew alcindor 우와. 공주님이 너무 예쁘네요. 정말 부럽습니다. 저희집이 딸이 귀해서요. 복 받으셨어요. 지금 시간은 정말 안돌아오죠. 지금 잘 지내시고 계신거라 믿어요.
예전에 한번 큰 일 겪었을때 생각했던게
드는 생각이
‘애들이랑 시간 더 보낼껄’ 하는 후회가 제일 먼저 들었어요.
‘ 아! 돈 더 벌껄’ 이나
‘ 아! 그때 그 차 살껄’ 보다 말이죠
지금 충분히 잘 하시고 계십니다
공주님 그리고 가족분들과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요!!
저도 가끔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날 때 노킹 온 헤븐스 도어 나 미스 리틀 선샤인 같은 영화 틀어 놓고 하루 종일 웁니다. 그리고 또 두어달 버티구요. 사람들 사는 게 다 그런가봐요 ㅎㅎ
저는 이 댓글 보고 울컥했네요.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어휴..
빌리 와일더 영화를 보신다니 '뜨거운 것이 좋아' 적극 추천합니다. 흑백영화고 코믹(?)에 가까운 쟝른데 제 인생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