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사이에 바람이 엄청 나더군요
문 열리는 소리에 잠이 깨어 딸아이 방에 가 살펴보니 문은 그대로 인데..
계속하여 문 열리는 소리에 이젠 잠을 이룰 수 가 없습니다
거실에 나가 시계를 보니 새벽 3시 40분
새벽 운동을 나갈려면 아직도 1시간 40분이나 남아 있는데 어쩌라고..
혹시 다시 잠 들기를 기다려 보지만
한번 깬 잠을 다시 오지를 않아 이리저리 뒤척입니다
옆에서 마눌은 코 까지 골아가며 잠에 아주 푹 빠져 있습니다
아마 낮에 딸아이 진학문제로 해서 맘과 몸이 몹시 고단 하였나 봅니다
그리 세상모르고 곤히 자고 있는 모습을 보니 참, 안돼 보입니다
시간이 되어 위에는 긴 팔과 바람막이 옷을 걸치고 아래는 반바지로 갈아 입고
현관문을 나서니 부는 바람이 장난이 아닙니다
반바지의 종아리와 허벅지에서는 소름이 돋아 납니다
아파트를 지나 100 m 쯤 등산로 입구에 다다르니
거기에서는 이미 치열한 삶의 경쟁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그 이른 시간에 좋은 자리 먼저 잡으려고 과일 박스를 가득 실은 트럭이
주차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 상인은 자리를 잡았으니 안도하는 맘으로 차에서 날이 새기까지 한 댓시간은 자겠지요
한참을 걸어올라 능선에 이르러 올려다 본 밤 하늘은 제가 어릴때 시골에서 본 밤 하늘과
별반 다르지가 않습니다
더 없이 깨끗한 하늘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별들 하며,
반쪽 이지만 정말 시리도록 하얀빛을 내고 있는 달...
한참을 달리어도 날이 추워서 인지 땀은 숨어서 나올 생각을 않네요
그러다 어느 순간 .....
어제 퇴근을 하고 거실에 들어가니 큼지막한 가족사진이 보입니다
그동안 변변한 가족사진이 없어 늘 아쉬워하는 마눌였었는데..
몇 년 전부터 마눌은 더 늙기전에 가족사진 한번 찍자고 하곤 했었는데 말만 하고
그렇게 그냥 몇년을 흘러 보냈나 봅니다
해서 올해는 넘기지를 말자하고 한 2주전에 가족사진을 찍고 어제 찿아왔나 봐요
어제도 그 사진 앞에 서서 한참을 바라보며 웃기도 하고 또한 심각한 표정으로
이건 아닌데 하는 회한에 찬 모습이 엿 보이기도 하여 제 마음이 많이도 아렸답니다
가끔씩은 마눌이 제가 자기에 氣를 다 빼앗아 가 자기는 쪼그라 들었고 저는 아직도
동안을 이라고 투정아닌 투정도 부리 곤 했었습니다
오늘도 운동을 하고 집에 들어오니 또 마늘이가 사진앞에 서 있습니다
사진 속에서 옛날에 모습들을 찿으려 하나 찿아 지지가 않나 봅니다
제 눈에 안경이라고 그 옛날 결혼 할 당시는 정말 한 눈에 뿅 가도록 눈이 부셨는데..
지금은 기미도 있고, 주름은 아직은 없지만 그래도 예전에 그 모습은 절대 아닙니다
삶을 살면서 지나 온 흔적들로 처음 보다는 많이 퇴색되어 그 뽀샤시는 아니어도
그래도 내 앞에 있는 당신은 아직도 여전히 이뽀~
라고 가끔씩 말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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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사진..
가슴시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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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1.11 10:27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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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밤이 조금씩 길어져가니 새벽에 가슴 시린 달을 보고 오셨네요. ㅎㅎ저는 토,일은 산에 안 갑니다. 조금 있으면 복숭아뼈 부딪힐 정도로 바글 바글해서리.....
ㅎㅎ~ 오디신데 그리 바글바글 하나요 ? 저야 머 직장을 댕기다 보니 산행을 지대로 하려면 일욜 빽게 시간이 안 나요~~
창밖.. 떠있는 달 보았어요.. 가슴이 시린달.. ㅎ 조금은 날씨가 싸늘하니.. 몸이 시리네요. ㅎ 이른새벽 운동으로 늘 건강하게 지내세요~ *^^*
부부의 정이 애틋합니다 ..세월이 흘러 어느덧 얼굴에 기미도 끼었지만 ..마음만은 처음 그시절 그때 일거예요 ...서로 많이많이 사랑나누시구요 ...님 ! 올려주신 글 잘 보구 갑니다 ..글을 잘쓰시네요..^^
저는 주로 야간산행을 하다보니 정말로 가슴시린달을 자주 보지요 달밤에 바위에 올라서면 그야말로 환상적이지요 어제는 안개에가려 별도달도 없는 밤이었지만요.
아내에게.... 나이들어 늙은 모습이 참 이뿌다고 말해주는 남편.... 정말 부럽네요... 직접 그렇게 말 해줄수 있는 남자.. 흔치 않거덩요... 죽을때까지... 이런 마음으로 행복한 가정 이루시길 빌어요... 참 달님은 정 많은 남편이네요... 부럽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