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이 푹푹, 쌓인 눈을 밟고
산사는 고적하고 스님은 반가사유상
마을은 손 모은 연등
호수는 달빛 법열
-『불교신문/문태준의 詩 이야기』2024.03.08. -
초암(草庵)은 풀이나 짚으로 지붕을 인 암자이니 이 시에서 노래하는 공간은 작고 소박한 절일 테다. 적설이 잦고 그 위로 깨끗하고 차가운 별빛이 쏟아진다. 암자는 소란한 곳으로부터 떨어져 있어 어느 때라도 내내 고요하고, 스님은 오로지 수행에만 한결같은 마음이다.
절 아래 사는 사람들도 간절하게 기도하며 살고, 이에 호수와도 같은 사람들의 마음에는 법열의 빛이 눈부시다. 시인은 시 ‘만추’에서도 “마당이 고요하니 불경 소리 가득하다/ 저물녘 산사 마당귀/ 등 밝히는/ 만월”이라고 써 깨달음을 향한 서원과 희열을 노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