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환지옥(叫喚地獄) 현판이 보인다.
■ Welcome to Sticky Hell ■
마주 앉은 규환 조장과 손오공의 표정이 자못 심각하다.
"오공 반장, 안 됩니다. Gambler는 대상이 아니에요."
"규환 조장, 다시 돌려보내면 내 꼴이 우습지 않겠소."
"다섯 명이 대상이었는데 모두 풀어준 게 말이 됩니까?
특히 Vampire 만큼은 돌려보내는 게 아니었소."
"염라대왕 지시라고 고함을 쳐 대니까 난들 어쩌겠소."
"하여튼 그놈 때문에 이곳 업무가 밀려 힘든 실정이고,
염라대왕의 총기(聰氣)가 예전만 못 하다고 말이 많아요."
잠깐 뜸을 들인 후 규환 조장이 일갈(一喝)한다.
"인간들을 바른 길로 인도하고 잘잘못을 심판하는
저승의 지도자들이 이렇게 갈팡질팡해서 되겠습니까?
인간 세계가 혼탁하고 이기적으로 흘러가는 이면에는
책임있는 리더들이 제 역할을 못 하는 것이 한 원인이요.
오공 반장은 Vampire를 조속히 압송해 오세요!"
손오공은 길게 탄식하며 망연자실(茫然自失)하였다.
Redroom에서 Gambler가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다.
유리창 너머 끓는 가마솥에서는 오랫동안 세상을
떠들석하게 했던 악인들이 고통속에 절규하고 있었다.
잠시 후 나타난 손오공이 허탈한 표정으로 앞에 앉았다.
"오공님, 저쪽 구석에 콧수염 기른 남자는 누구인가요?"
"지하 벙커에서 애인과 권총으로 동반 자살한 후 왔는데
악행이 지독해서 앞으로 육백만 년 동안 여기서 지내고
'대규환지옥'으로 옮겨 무시무시한 고통을 겪게 된다."
Gambler는 냉기를 느끼며 모골이 송연하도록 무서웠다.
"인간 세계로 돌아가면 Vampire를 잡을 수 있겠느냐?"
"예? 제가 다시 이승으로 돌아간다고요?
한데, 신출귀몰한 Vampire를 어떻게 잡을 수 있을까요?"
"그놈은 게임과 도박이라면 사족을 못 쓴다.
너도 그 방면에는 일가견이 있지 않느냐."
"포커, 블랙잭, 크랩스, 룰렛, 바카라, 파친코, 슬롯머신 등
저보다 잘하는 자들을 아직 못 봤습니다.
'P to E' 방식으로 게임을 하면서 돈도 제법 벌었습니다."
도박 얘기가 나오자 Gambler의 얼굴에 생기가 돌았다.
"뻥치지 마라. 네 코인계좌가 깡통인 것을 훤히 알고 있다.
네가 저승에 있는 동안 세상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그놈이 혹하여 빠질 게임을 제안해서 이기는 거야."
손오공과 Gambler가 머리를 맞대고 작전을 짜기 시작한다.
소곤소곤, 속닥속닥, 조곤조곤, 쑥덕쑥덕……
'내가 이승으로 돌아간다고? 이게 꿈이냐? 생시냐?
지옥의 문턱을 넘었는데 이승으로 돌아가다니……‘
Gambler가 감회에 젖어 눈을 지그시 감으려는 순간
손오공의 여의봉이 번쩍하고 날아왔다.
Gambler가 오랜만에 긴 잠에서 깨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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