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프로야구 '왕중왕'의 영광은 누구에게 돌아갈까? 2001시즌 MVP(최우수선수)를 가리는 투표가 3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서 실시된다. 신문과 방송의 기자들로 구성된 투표인단은 모두 86명. 최다득표자가 수상자로 선정되며, 만약 득표수가 같거나 최다득표자가 유효표의 과반수를 넘지 못할 경우에는 1,2위간의 결선투표가 실시된다.
올 MVP 투표에선 결선투표가 실시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는 뜻. 역으로 후보 선수들중 누구도 특출나게 뛰어난 활약을 못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3파전. 최고 용병의 명성을 재확인한 두산 우즈, 39홈런으로 2년만에 홈런왕 타이틀을 되찾은 삼성 이승엽과 투수 부문 3관왕(다승-승률-구원) LG 신윤호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현재로선 누가 2000만원짜리 황금배트를 손에 쥘지 장담할 수 없다.
이승엽은 트레이트마크인 홈런포를 앞세워 97, 99년에 이어 통산 3번째 MVP에 도전하고 있다. 이승엽이 MVP를 거머쥔다면 과거 해태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선동열(현 KBO 홍보위원)과 함께 역대 최다 수상자로 이름을 남기게 된다. 약점은 시즌 타율이 2할7푼6리에 불과하다는 것. 최근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서 3홈런을 쏘아올리며 활약한 점은 비록 정규시즌 성적과는 관계 없다손 치더라도 플러스 요인이다.
정규시즌 타점 1위(113타점)에 오른 우즈 역시 MVP가 되기에 손색이 없다.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서 홈런 4방을 터뜨리며 우승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는 게 강점. 하지만 오히려 한국시리즈서 올린 혁혁한 전과의 결과로 한국시리즈 MVP에 올랐다는 점이 정규시즌 MVP 투표에서는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2001시즌이 낳은 최고의 '신데렐라' 신윤호는 팀이 포스트시즌서 탈락했다는 게 결정적인 약점이다. 시즌 때의 맹활약이 포스트시즌을 거치며 상당 부분 희석됐기 때문. 하지만 올시즌 타고투저의 물결 속에서도 꿋꿋하게 마운드를 지켰다는 점에선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96년 구대성(현 오릭스) 이후 투수 출신 MVP의 대가 끊겼다는 점에서 의외의 몰표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 김남형 기자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