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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여정(以刃與政)
칼과 정치가 같다는 뜻으로, 칼로 죽이는 것과 정치로 죽이는 것이 같으므로 정치를 올바르게 해야 한다는 의미를 일컫는 말이다.
以 : 써 이(人/3)
刃 : 칼날 인(刀/1)
與 : 더불 여(臼/7)
政 : 정사 정(攵/5)
출전 : 맹자(孟子) 양혜왕장구(梁惠王章句) 上
이 성어는 맹자(孟子) 양혜왕장구(梁惠王章句) 상(上)의 4장에 나오는 말로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梁惠王曰 : 寡人願安承教.
양혜왕이 말했다. '과인이 편안한 마음으로 가르침을 받기를 원 합니다.'
孟子對曰 : 殺人以梃與刃, 有以異乎?
맹자가 대답했다. '사람을 죽이는데 몽둥이로 죽이는 것과 칼로 죽이는 것에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曰 : 無以異也.
(양혜왕이) 말했다. '차이가 없습니다.'
曰 : 以刃與政, 有以異乎?
(맹자가 말했다) '칼로 죽이는 것과 정치로 죽이는 것은 차이가 있습니까?'
曰 : 無以異也.
(양혜왕이) 말했다. '차이가 없습니다.'
참고로 승교(承敎)는 '가르침을 받다'는 뜻이다. 원(願)은 청탁의 의미로 '바라건대', '바랍니다' 등으로 해석한다.
양혜왕(梁惠王)이 편안하게 가르침을 받고 싶다고 한 이유는 두 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다.
하나는, 맹자의 왕도(王道) 정치에 수긍하고 더 자세히 듣고 싶다는 의미이다. 다른 하나는, 거듭되는 맹자의 독설이 불편했던 양혜왕(梁惠王)이 분위기를 바꾸려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원안승교장(願安承敎章)
梁惠王曰(양혜왕왈) 寡人(과인) 願安承敎(원안승교).
양혜왕이 말했다. '과인이 마음을 편안히 지니고 가르침을 받들기 원합니다.'
孟子對曰(맹자대왈) 殺人以梃與刃(살인이정여인) 有以異乎(유이이호).
맹자가 말했다. '사람을 죽임에 몽둥이를 사용하는 것과 칼날을 사용하는 것이 차이가 있습니까?'
曰無以異也(왈무이이야).
왕이 말했다. '차이가 없습니다.'
以刃與政(이인여정) 有以異乎(유이이호).
맹자가 말했다. '칼날로 죽이는 것과 정치로 죽이는 것이 차이가 있습니까?'
曰無以異也(왈무이이야)
양혜왕이 대답했다. '차이가 없습니다.'
맹자(孟子) 양혜왕장구(梁惠王章句) 上의 제4장이다. 처음 구절을 따서 원안승교장(願安承敎章)이라 한다. 하지만 전체 주제를 고려하면 살인이정장(殺人以政章)이라 불러도 좋다. 맹자는 양혜왕의 행태가 정치를 가지고 백성을 죽이고 있다고 단언했다. 매우 돌연하다.
과인(寡人)은 앞서 나왔듯이 제후의 자칭이다. 과덕지인(寡德之人)의 줄임말이다. 원(願)은 청탁의 뜻을 지닌다. 안(安)은 마음을 가라앉혀 말씀을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 있음을 드러낸다.
살인이정여인(殺人以梃與刃)에서 여(與)는 비교의 뜻을 나타낸다. 비교한 것은 '몽둥이로써 함'의 이정(以梃)과 '칼날로써 함'의 이인(以刃)이다. 곧, 인(刃) 앞에 이(以)가 생략되었다고 보면 좋다. 이인여정(以刃與政)에서도 비교되는 것은 '칼날로써 함'의 이인(以刃)과 '정치로써 함의 이정(以政)이다.
유이이호(有以異乎)는 '그럼으로써 다름이 있습니까' 라는 뜻이다. 단, 이(以)는 음조를 고를 뿐 의미를 지니지 않는다고 보아도 좋다.
무이이야(無以異也)의 이(以)도 같다. '以刃與政이 有以異乎잇가'는 맹자가 다시 질문한 말로 왈(曰)이 생략되었다. 이인여정(以刃與政)에서는 살인(殺人)이 생략되었다. 한문은 문법 구조보다 전체 문맥을 더 중시하므로 문장의 주요 성분까지 생략하기도 한다. 대화문은 더욱 생략이 많다.
맹자는 살인이정여인(殺人以梃與刃)의 다음에 살인이인여정(殺人以刃與政)을 말하여 비교 대상을 상승시키면서 본론으로 옮아갔다. 정치로 사람을 죽여서는 안 된다고 엄중히 경고하고자 한 것이다.
맹자(孟子) 양혜왕장구(梁惠王章句) 上 第4
梁惠王曰 : 寡人願安承敎.
양혜왕이 말하였다. '저는 편안히 배움을 있기를 바랍니다.'
孟子對曰 : 殺人以梃與刃有以異乎?
맹자가 말하였다. '사람을 죽이는데 몽둥이와 칼날이 다르겠습니까?'
曰 : 無以異也.
'(양혜왕) 다른 것이 없습니다.'
以刃與政 有以異乎.
'(맹자) 칼날과 정치가 다르겠습니까?'
曰 : 無以異也.
'(양혜왕) 다른 것이 없습니다.'
曰 : 庖有肥肉, 廐有肥馬, 民有飢色, 野有餓莩, 此率獸而食人也.
부엌에는 살찐 고기가 있고, 마구간에는 살찐 말이 있고, 백성에게 굶주린 기색이 있는 있고, 들에 굶어 죽은 시체가 있으면, 이는 짐승을 거느려 사람을 먹게 한 것입니다.
※ 주희가 말했다. 인만들에게 세금을 거두어 금수를 길러서 백성들로 하여금 굶주려 죽게 한다면 짐승을 몰아서 사람들 잡아 먹게 함과 다름이 없는 것이다.
獸相食且人惡之, 爲民父母, 行政不免於率獸而食人, 惡在其爲民父母也.
짐승끼리 서로 잡아 먹는 것도 싫어하는 데, 백성의 부모라 하면서 정치를 행하는데 짐승을 거느리고 사랍을 잡아 먹는 걸 면하지 못한다면 어찌 백성의 부모가 있곘습니까?
仲尼曰 : 始作俑者, 其無後乎. 爲其象人而用之也.
중니가 말하기를, '처음 허수아비를 만든 사람은 아마 후손이 없었을 것이다'라고 하였는데, 그 인형을 (장례에) 썼기 때문입니다.'
※ 주희가 말하였다. 용은 부장용 나무인형이다. 옛날 장사지내는 사람들은 풀단을 묶어 인형을 만들어 상여를 호위하게 하고는 추영이라 일렀으니, 대략 사람의 모습과 같았다. 그러다가 중고에 용으로 바꾸니, 얼굴, 눈, 기발(움직임)이 있어서 너무도 사람과 유사하였다. 그러므로 공자께서 그 불인함을 미워하시어 반드시 후손이 없을 것이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맹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이 용을 만든 자는 사람을 형상하여 장례에 썼을 뿐인데도 공자께서 오히려 미워하셨는데, 하물며 실제 백성들로 하여금 굶주려 죽게 한단 말입니까?' 하신 것이다.
如之何其使斯民飢而死也.
어찌하여 백성들이 굶어 죽게 하시는 것입니까?
이씨가 말하였다. 인군된 자가 진실로 일찍이 짐승을 몰아서 사람을 잡아먹게 하려는 마음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일신의 욕심만을 따라 백성을 구휼하지 않는다면 그 흐름의 폐단이 반드시 여기에 이를 것이다. 그러므로 '백성의 부모가 되었다'는 것으로 말씀하신 것이다.
부모가 자식에 대해서는 그를 위하여 이로운 데로 나아가게 하고 해로움을 피하게 하여 일찍이 잠시라도 마음 속에 잊지 않으니, 어찌 자식을 개나 말만도 못하게 보는 지경에 이르겠는가?
▶️ 以(써 이)는 ❶회의문자이나 상형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사람이 연장을 사용하여 밭을 갈 수 있다는 데서 ~로써, 까닭을 뜻한다. 상형문자일 경우는 쟁기의 모양을 본뜬 것이다. ❷회의문자로 以자는 '~로써'나 '~에 따라'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以자는 人(사람 인)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사람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以자의 갑골문을 보면 마치 수저와 같은 모양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을 두고 밭을 가는 도구이거나 또는 탯줄을 뜻하는 것으로 추측하고는 있지만, 아직 명확한 해석은 없다. 다만 무엇을 그렸던 것인지의 유래와는 관계없이 '~로써'나 '~에 따라', '~부터'라는 뜻으로만 쓰이고 있다. 그래서 以(이)는 ①~써, ~로, ~를 가지고, ~를 근거(根據)로 ②~에 따라, ~에 의해서, ~대로 ③~때문에, ~까닭에, ~로 인하여 ④~부터 ⑤~하여, ~함으로써, ~하기 위하여 ⑥~을 ~로 하다 ⑦~에게 ~을 주다 ⑧~라 여기다 ⑨말다 ⑩거느리다 ⑪닮다 ⑫이유(理由), 까닭 ⑬시간, 장소, 방향, 수량의 한계(限界)를 나타냄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일정한 때로부터 그 뒤를 이후(以後), 위치나 차례로 보아 어느 기준보다 위를 이상(以上), 오래 전이나 그 전을 이전(以前), 일정한 한도의 아래를 이하(以下), 그 뒤로나 그러한 뒤로를 이래(以來), 어떤 범위 밖을 이외(以外), 일정한 범위의 안을 이내(以內), 어떤 한계로부터의 남쪽을 이남(以南), 어떤 한계로부터 동쪽을 이동(以東), ~이어야 또는 ~이야를 이사(以沙), 그 동안이나 이전을 이왕(以往), 까닭으로 일이 생기게 된 원인이나 조건을 소이(所以), ~으로 또는 ~으로써를 을이(乙以), 어떠한 목적으로나 어찌할 소용으로를 조이(條以), ~할 양으로나 ~모양으로를 양이(樣以), 석가와 가섭이 마음으로 마음에 전한다는 뜻으로 말로써 설명할 수 없는 심오한 뜻은 마음으로 깨닫는 수밖에 없다는 말 또는 마음과 마음이 통하고, 말을 하지 않아도 의사가 전달됨을 이르는 말을 이심전심(以心傳心), 계란으로 바위를 친다는 뜻으로 약한 것으로 강한 것을 당해 내려는 어리석은 짓을 일컫는 말을 이란투석(以卵投石), 대롱을 통해 하늘을 봄이란 뜻으로 우물안 개구리를 일컫는 말을 이관규천(以管窺天), 귀중한 구슬로 새를 쏜다는 뜻으로 작은 것을 얻으려다 큰 것을 손해 보게 됨을 이르는 말을 이주탄작(以珠彈雀), 독으로써 독을 친다는 뜻으로 악을 누르는 데 다른 악을 이용함을 이르는 말을 이독공독(以毒攻毒), 열은 열로써 다스린다는 뜻으로 힘에는 힘으로 또는 강한 것에는 강한 것으로 상대함을 이르는 말을 이열치열(以熱治熱), 옛것을 오늘의 거울로 삼는다는 뜻으로 옛 성현의 말씀을 거울로 삼아 행동함을 이르는 말을 이고위감(以古爲鑑), 새우로 잉어를 낚는다는 뜻으로 적은 밑천을 들여 큰 이익을 얻음을 일컫는 말을 이하조리(以蝦釣鯉), 손가락을 가지고 바다의 깊이를 잰다는 뜻으로 양을 헤아릴 줄 모르는 어리석음을 이르는 말을 이지측해(以指測海), 먹는 것으로 하늘을 삼는다는 뜻으로 사람이 살아가는 데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을 이식위천(以食爲天), 사슴을 말이라고 우겨댄다는 뜻으로 윗사람을 기만하고 권세를 휘두름을 이르는 말을 이록위마(以鹿爲馬), 하나로써 백을 경계하게 한다는 뜻으로 한 명을 벌하여 백 명을 경계하게 함을 이르는 말을 이일경백(以一警百), 털만으로 말의 좋고 나쁨을 가린다는 뜻으로 겉만 알고 깊은 속은 모름을 이르는 말을 이모상마(以毛相馬), 남의 성공과 실패를 거울삼아 자신을 경계함을 이르는 말을 이인위감(以人爲鑑), 백성을 생각하기를 하늘같이 여긴다는 뜻으로 백성을 소중히 여겨 나라를 다스리는 근본으로 삼음을 일컫는 말을 이민위천(以民爲天), 피로써 피를 씻으면 더욱 더러워진다는 뜻으로 나쁜 일을 다스리려다 더욱 악을 범함을 이르는 말을 이혈세혈(以血洗血), 양으로 소와 바꾼다는 뜻으로 작은 것을 가지고 큰 것 대신으로 쓰는 일을 이르는 말을 이양역우(以羊易牛), 과거의 사례를 살펴봄으로써 미래를 미루어 짐작한다는 말을 이왕찰래(以往察來), 불로써 불을 구한다는 뜻으로 폐해를 구해 준다는 것이 도리어 폐해를 조장함을 이르는 말을 이화구화(以火救火) 등에 쓰인다.
▶️ 刃(칼날 인)은 지사문자로 刄(인)의 본자(本字)이다. 칼에 점획을 찍어 날이 있는 곳을 가리킴으로, 칼날의 뜻한다. 그래서 刃(인)은 ①칼날 ②칼 ③병기(兵器)의 총칭(總稱) ④미늘(빠지지 않게 만든 작은 갈고리) ⑤칼질하다 ⑥베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칼날 봉(鋒)이다. 용례로는 칼로 사람을 상하게 함을 인상(刃傷), 칼날에 다친 흉터를 인창(刃創), 날이 있는 창이나 칼 따위로 사람을 죽임을 인살(刃殺), 칼로 사람을 죽임을 인인(刃人), 끝이 칼날처럼 납작한 못을 인정(刃釘), 칼로 찌름을 인척(刃刺), 도끼나 칼같이 날이 서 있는 기구 또는 그런 무기를 인기(刃器), 서슬이 번쩍이는 칼을 백인(白刃), 칼이나 창 따위처럼 날이 서 있는 병기를 병인(兵刃), 사람을 해치려는 칼날을 흉인(凶刃), 서슬이 시퍼렇게 선 칼날을 상인(霜刃), 양면을 갈아 조개의 다문 입 모양으로 세운 날을 양인(兩刃), 칼을 가지고 자기 생명을 끊음을 자인(自刃), 한쪽 면만 떼어 내거나 갈아서 만든 날을 단인(單刃), 군대가 서로 적대하여 싸움을 합인(合刃), 흉한의 악독한 칼을 독인(毒刃), 날카로운 칼날을 예인(銳刃), 칼이나 창 따위의 얇은 날을 박인(薄刃), 칼 또는 칼날이 있는 쇠붙이를 금인(金刃), 서슬이 날카로운 칼날을 망인(鋩刃), 세 치 되는 예리한 칼이라는 뜻으로 독하게 품은 마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삼촌설인(三寸雪刃), 칼날에 맞아 실올처럼 잘게 해체된다는 뜻으로 하는 일이 막힘 없이 순조롭게 잘 되어 감을 이르는 말을 영인루해(迎刃縷解), 병사가 칼에 피를 묻히지 아니하였다는 뜻으로 피를 흘릴 만한 싸움도 아니하고 쉽게 이김이라는 말을 병불혈인(兵不血刃), 좌우 양쪽에 날이 있어 양쪽을 다 쓸 수 있는 칼이라는 뜻으로 쓰기에 따라 이롭게도 되고 해롭게도 되는 것을 이르는 말을 양인지검(兩刃之劍) 등에 쓰인다.
▶️ 與(더불 여/줄 여)는 ❶형성문자로 与(여)는 통자(通字), 与(여)는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동시에 음(音)을 나타내는 절구구변(臼; 절구)部와 八(팔)을 제외한 글자 (여)와 사람이 더불어 정을 주고 받는다는 나머지 글자의 뜻이 합(合)하여 더불다, 주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與자는 '주다'나 '더불다', '같이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與자는 舁(마주들 여)자와 与(어조사 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런데 與자의 금문을 보면 코끼리 상아를 서로 붙잡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누군가에게 상아를 건네주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與자의 본래 의미는 '주다'였다. 그러나 지금의 與자는 물건을 서로 맞잡고 있다 하여 '더불다'나 '같이하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與(여)는 ①더불다(둘 이상의 사람이 함께하다) ②같이하다 ③참여하다, 참여하다 ④주다, 베풀어주다 ⑤허락하다, 인정하다 ⑥간여하다, 간섭하다 ⑦돕다, 협조하다 ⑧기리다, 찬양하다 ⑨기뻐하다 ⑩기록하다, 등재하다 ⑪쫓다, 따르다 ⑫친하다 ⑬의심하다 ⑭만일, 가령 ⑮미리, 앞서 ⑯위하여 ⑰및 ⑱~보다는 ⑲어조사 ⑳무리(모여서 뭉친 한 동아리), 동아리(같은 뜻을 가지고 모여서 한패를 이룬 무리)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함께 구(俱), 함께 해(偕), 참여할 참(參),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받을 수(受), 들 야(野)이다. 용례로는 그러함과 그러하지 아니함을 여부(與否), 정부의 정책을 지지하여 이것에 편을 드는 정당을 여당(與黨), 여당과 야당을 여야(與野), 주어진 조건을 여건(與件), 금융기관에서 거래하는 상대방에게 신용을 주는 일 곧 돈을 빌려주는 일을 여신(與信), 주고 받음을 여수(與受), 결과가 나타나려 할 때에 힘을 주어 결과를 나타내도록 하는 것을 여과(與果), 동맹을 맺은 나라를 여국(與國), 참여하여 들음을 여문(與聞), 함께 의논함을 여의(與議), 주는 일과 빼앗는 일을 여탈(與奪), 계책을 짜는 데에 참여함을 여모(與謀), 참가하여 관계함을 참여(參與), 도움이 되는 구실을 하는 것을 기여(寄與), 관계하여 참여하는 것을 관여(關與), 지니거나 갖도록 해 줌을 부여(附與), 재산을 무상으로 타인에게 물려 주는 행위를 증여(贈與), 지니거나 갖도록 해 줌을 부여(賦與), 간섭하여 참여함을 간여(干與), 상장이나 상품 등을 줌을 수여(授與), 팔아 넘김을 매여(賣與), 세상의 변화에 따라 함께 변함을 일컫는 말을 여세추이(與世推移), 양에게 양고기를 내어 놓으라고 꾀다는 뜻으로 근본적으로 이룰 수 없는 일을 이르는 말을 여양모육(與羊謨肉), 덕으로써 이웃한다는 뜻으로 덕이 있으면 모두가 친할 수 있다는 말을 여덕위린(與德爲隣), 다른 사람과 서로 약속함을 일컫는 말을 여인상약(與人相約), 다른 것과 저절로 다름을 일컫는 말을 여타자별(與他自別), 별로 다른 데가 없이 보통 사람과 같음을 일컫는 말을 여범인동(與凡人同), 온 세상의 귀착점이 같은 일을 일컫는 말을 여세동귀(與世同歸), 장물을 주는 이나 받는 이나 둘 다 죄가 같음을 일컫는 말을 여수동죄(與受同罪), 다른 사람과 더불어 함께 즐김을 일컫는 말을 여인동락(與人同樂) 등에 쓰인다.
▶️ 政(정사 정/칠 정)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등글월 문(攵=攴; 일을 하다, 회초리로 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正(정)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등글월 문(攵=攴)部는 막대기를 손에 쥐다, 물건을 치는 일을 뜻하고, 등글월문(攵=攴)部가 붙는 한자는 '~하다', '~시키다'의 뜻을 나타낸다. 음(音)을 나타내는 正(정)은 征(정)과 통하여 적을 치는 일, 政(정)은 무력으로 상대방을 지배하는 일, 나중에 正(정)은 바른 일, 政(정)은 부정한 것을 바로 잡는 일이라고 생각하여 정치는 부정을 바로잡고 정치가는 먼저 몸을 바로 가지면 세상도 자연히 다스려진다고 설명된다. ❷회의문자로 政자는 '다스리다'나 '정사(政事)'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政자는 正(바를 정)자와 攵(칠 복)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正자는 성(城)을 향해 진격하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바르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바르다'라는 뜻을 가진 正자에 攵자가 결합한 政자는 '바르게 잡는다'라는 의미에서 '다스리다'나 '정사'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政(정)은 ①정사(政事), 나라를 다스리는 일 ②구실(온갖 세납을 통틀어 이르던 말), 조세(租稅) ③법(法), 법규(法規), 정사(政事)를 행하는 규칙(規則) ④부역(負役), 노역(勞役) ⑤벼슬아치의 직무(職務)나 관직(官職) ⑥정사(政事)를 행하는 사람, 임금, 관리(官吏) ⑦가르침 ⑧확실히, 틀림없이, 정말로 ⑨바루다, 부정(不正)을 바로잡다 ⑩치다, 정벌(征伐)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다스릴 치(治)이다. 용례로는 국가를 다스리는 기관을 정부(政府), 정치적 목적을 실현하기 위하여 꾀하는 방법을 정책(政策), 국가의 주권자가 국가 권력을 행사하여 그 영토와 국민을 다스리는 일을 정치(政治), 정치의 국면을 정국(政局), 정치 상으로 의견이 달라 반대 처지에 있는 사람을 정적(政敵), 정치 상의 의견이나 정치에 관한 식견을 정견(政見), 정치 상의 명령 또는 법령을 정령(政令), 정치 상의 사무를 정무(政務), 나라의 정사를 국정(國政), 정치나 사무를 행함을 행정(行政), 헌법에 따라 하는 정치를 헌정(憲政), 백성을 괴롭히는 나쁜 정치를 악정(惡政), 포악한 정치를 폭정(暴政), 가혹한 정치를 가정(苛政), 백성에게 심히 구는 포학한 정치를 학정(虐政), 백성을 잘 다스림 또는 바르고 착하게 다스리는 정치를 선정(善政), 너그럽게 다스리는 정치를 관정(寬政), 둘 이상의 정당 대표들로 조직되는 정부를 연정(聯政), 정치의 방법을 그르침 또는 잘못된 정치를 실정(失政), 나라의 정무를 맡아봄 또는 그 관직이나 사람을 집정(執政), 정치에 참여함을 참정(參政), 두 나라의 정치가 서로 비슷함을 이르는 말을 정여노위(政如魯衛), 정이라는 글자의 본뜻은 나라를 바르게 한다는 것임을 이르는 말을 정자정야(政者正也), 문외한이 정치에 관하여 아는 체하는 사람이 많음을 이르는 말을 정출다문(政出多門), 코 밑에 닥친 일에 관한 정사라는 뜻으로 하루하루를 겨우 먹고 살아가는 일을 일컫는 말을 비하정사(鼻下政事), 저마다 스스로 정치를 한다는 뜻으로 각각의 사람들이 자기 마음대로 한다면 전체와의 조화나 타인과의 협력을 생각하기 어렵게 된다는 말을 각자위정(各自爲政), 여러 가지 정치 상의 폐단을 말끔히 고쳐 새롭게 한다는 말을 서정쇄신(庶政刷新), 새로운 정치를 베풀어 얼마 되지 아니한 때라는 말을 신정지초(新政之初), 남의 나라 안 정치에 관하여 간섭하는 일을 일컫는 말을 내정간섭(內政干涉), 대화합을 정치의 근본으로 삼는다는 뜻으로 화합하면 이기고 그렇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는 뜻을 나타내는 말을 태화위정(太和爲政)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