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煽動)의 폭력성(暴力性)
역대급 비호감 대선의 후폭풍이 이리 심각할 줄은 몰랐습니다. 이대로라면 두 비호감 대선 후보가 한 번씩 대권을 잡았다가 임기를 채우지 못 하고 물러나는 일이 벌어질지 모르겠다는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3류 정치의 문제가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서 크게 당황스럽지는 않으나 3류 정치인들이 혹세무민(惑世誣民)하는 기술이 과감, 정교해지면서 대중이 둘로 갈려 폭력적으로 변하고 있어서 걱정입니다. ‘뭐요 임영웅’과 ‘공유의 박정희’, ‘아이유의 선결제’ 뉴스를 보면 대중의 폭력성과 대중매체의 무책임이 임계치에 다다른 느낌입니다.
‘뭐요 임영웅은’ 지난해 12월 자신의 SNS에 반려견의 생일을 축하하는 게시물을 올렸다가 지인으로 추정되는 사람과 나눈 DM(다이렉트 메시지)가 발단이 됐습니다.
“이 시국에 뭐하냐?” “뭐요” “위헌으로 계엄령 내린 대통령 탄핵안을 두고 온 국민이 모여 있는데 목소리 내는 건 바라지도 않는데 정말 무신경하네요. 앞서 계엄령 겪은 나이대 분들이 당신 주 소비층 아닌가요?” “제가 정치인인가요? 목소리를 왜 내요?”
매체들이 앞다퉈 이 내용을 다루기 시작했고 ‘임영웅이 나락으로 떨어졌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이런 가운데 뜬금없이 배우 공유의 20년 전 발언이 다시 한번 논란의 소재로 등장했습니다. 지난 2005년 공유가 인터뷰에서 ‘가장 멋지다고 생각하는 남자’로 “아버지, 마이클 조던, 박정희 전 대통령”을 꼽았다는 것입니다. 20년 전의 서면 인터뷰 내용이 소환되어 논란을 만든 건 영화 ‘도가니’가 개봉했던 2012년에도 똑같은 논란이 있었으니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이대로 간다면 공유 씨는 젊은 시절에 단지 박정희 대통령을 멋지다고 얘기한 걸로 10년 주기로 계속 시달림을 받을 것 간다는 느낌이 듭니다. 가수 겸 배우 아이유도 탄핵 집회에 참석하는 팬들을 선결제로 응원한 후 누리꾼들의 소란스러운 '갑론을박'이 이어졌는데, 게시물과는 관계없는 아이유를 향한 무차별적 비난과 이를 '선플'로 뒤덮는 팬들의 움직임이 연달아 나타났다고 합니다. 극우 성향의 일부 사람들은 아이유를 '좌이유'라며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좌(左)나 우(右)나 같은 대한민국 사람인데 같이 살면 안되는 종족처럼 서로 이빨을 드러내고 으르렁거리는 형국이 참 가관입니다.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이라도 서로 존중하면서 같이 사는 게 당연한데, 나와 같은 생각을 강요하고 겁박, 핍박합니다. 전체주의 국가에서나 있을 수 있는 현상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문제는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대중의 이러한 성향을 악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필자는 그 원인을 586세대의 호전성에서 기인한다고 판단합니다. 그들은 항상 투쟁의 대상을 찾습니다. 정치를 하다가 벽에 부딪히면 슬기롭게 헤쳐 나가지 못하고 그 벽을 탓하고 그 벽을 타도해야 한다고 외칩니다. 이 사람들은 여당이 되어 자신들이 주도적으로 나라를 이끌어 갈 때도 몸에 밴 습성 때문인지 계속 싸움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대결의 정치를 하고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그들이 성공했던 경험을 소환하여 대중에게 호소합니다. 1987년의 경험은 우리에게 자랑스럽고 소중한 자산입니다.
그런데 이들은 40년이 다 돼 가는데도 여전히 1987년에서 한 발짝도 더 나아가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물론 냉전 시대부터 온 국민을 반공 교육으로 이념화했던 보수 세력 역시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거리에 나온 사람들에 의지해 연명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한심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이들은 스스로 자신들의 목적이 숭고한 나머지 목적을 달성하는 수단의 작은 흠결들은 애써 외면하는 행태를 보여줍니다. 그중의 하나가 지지 세력을 넘어 팬덤화된 극성 지지자들을 방관 또는 독려하는 겁니다. 팬덤은 이성적이지 않습니다. 팬덤은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에게 문제가 생기면 광풍처럼 휘몰아치면서 반응을 합니다. 이번 탄핵 국면에 양쪽 모두 사람들을 거리로 불러냈습니다. 생업에 종사해서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게 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을 하면서 왜 이리 정치는 허구헌 날 시끄러운지 모르겠습니다.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때, 필자는 미국에서 대학원을 다니며 미국산 소고기를 먹고 있었습니다. 그때 “차라리 청산가리를 먹겠다.”고 말한 연예인이 있었는데 청산가리만도 못한 미국산 소고기를 먹을 수밖에 없었던 필자는 별로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연예인을 비방하지는 않았고 그럴 생각도 없었습니다. 그때는 그때의 논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2008년 촛불집회는 미국산 소고기 수입이 발단이었지만 소통이 미흡한 정부에 대한 국민의 경고라는 의미가 있었습니다. 다만, 우리 사회가 이를 통해 교훈을 얻지는 못한 것 같아서 많이 아쉽습니다. 그때 촛불집회로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소모됐고 정부가 할 일을 제대로 할 수 없었는지 그리고 과연 우려한대로 광우병의 위험이 실존했던 것인지에 대해 돌아보지 않은 것은 많이 아쉽습니다.
필자는 경도된 사회에 대해 두려움을 갖고 있습니다. 사람도 그렇고 사회도 그렇습니다. 모든 상황과 그에 따른 의식은 10년전과 지금이 다릅니다. 사람은 배우고 체험하면서 발전을 하기도 하고 퇴행을 하기도 하는데 어찌 한 자리에 머물 수 있겠습니까? 심지어 우리가 생각하는 진실이라는 것도 시간이 지나면서 거짓으로 변하기도 하고 새로운 사실이 더해지면서 수정되기도 합니다.
그러니 한 줌어치도 안 되는 이념의 가치로 확신을 갖고 사람을 매도하고 거친 행동을 하는 일은 용납되어선 안되는데, 이런 확신범들이 우리 주변에 문화대혁명 시절 홍위병들처럼 활개치고 있는 것 같아서 두렵습니다. 이쪽이든 저쪽이든 이제 선동의 시절이 끝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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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로마서 11장)
9. 또 다윗이 이르되 그들의 밥상이 올무와 덫과 거치는 것과 보응이 되게 하시옵고
10. 그들의 눈은 흐려 보지 못하고 그들의 등은 항상 굽게 하옵소서 하였느니라
-김일성이나 숭배하고 공산 짱깨의 주구(走狗)가 되고자 하는 자들..
주구[走狗] -남의 시킴을 받고 그 사람이 시키는 대로 행동하고 따르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이재명, 북한 미녀와 찰칵! 평양 방문 논란
https://youtu.be/3eQR1Rl8hww?si=RFpbMnVbAeW8L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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