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광양보다 먼저 꽃망울을 틔워 전국에서 가장 먼저 봄기운을 전하는 곳은 따로 있습니다.
남들보다 한발 빠르게 봄을 만끽할 수 있는 순천 매화마을과 사찰로 떠나볼게요.
★ 추천 코스 ★
① 탐매마을: 전국에서 가장 먼저 붉게 물드는 홍매화 마을
② 선암사 [유네스코 세계유산]: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사찰로, 수령이 600년 이상 된 매화나무가 있는 곳
③ 고력당 흑염소 숯불구이 전문점: 봄철 기력을 일깨우는 흑염소 구이와 전골이 유명한 보양식 맛집
탐매마을
매곡동 탐매희망센터 전경
순천 매곡동 탐매마을 여행은 탐매희망센터에서 시작됩니다. 골목길을 따라 길게 늘어선 붉은 홍매화 산책로의 출발 지점이기 때문인데요. 또한 탐매희망센터 내부에는 마을기업에서 홍매화로 가공한 차와 커피, 쿠키 등을 판매하는 카페가 있으며, 화장실도 개방되어 있어 여행객 누구나 편하게 머물다 갈 수 있습니다.
탐매정원 포토존
매곡동은 조선 중기 국문학자이자 ‘승평사은’의 한 사람인 배숙 선생(1516~1589)에게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이곳에 집을 짓고 살던 배숙 선생은 이른 봄 집 주위로 피어나는 홍매화의 모습에 반하여 집을 ‘매곡당’이라 지었습니다. 본인의 호도 ‘매곡’이라 할 정도로 홍매화의 매력에 푹 빠져 지금의 ‘매곡동’이라는 지명도 여기서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홍매화가 아름답게 피어난 탐매마을 전경
골목골목 담벼락 사이로 주민들이 직접 심고 가꾼 1,000여 그루의 홍매화들이 만개하여 장관을 연출하는데요. 마을 전체가 붉게 물든 모습은 그 자체로 하나의 봄 풍경화가 됩니다. ‘탐매마을’의 지명 역시 ‘탐하고 싶을 만큼 아름다운 매화’라는 의미를 담고 있어 그 이름값을 톡톡히 합니다.
탐매정원 계단에 피어난 홍매화
탐매마을의 탐스럽고 붉게 피어난 홍매화
손을 뻗으면 닿을 듯 탐스럽고 사랑스럽게 피어난 홍매화를 보고 있으면, 완연한 봄이 왔음을 실감하며 절로 미소를 짓게 됩니다. 매화를 따라 걷다 보면 정겨운 벽화 골목도 만날 수 있습니다. 매화 향기를 맡으며 산책을 즐기다 아름다운 포토존에서 ‘인생 사진’을 남겨보는 것은 어떨까요?
순천에 있는 선암사는 신라시대에 창건되어, 고려시대 대각국사 의천에 의해 중창되면서 천태종 전파의 중심이 된 사찰입니다. 경내에는 대각국사의 부도로 추정되는 보물 ‘순천 선암사 대각암 승탑’을 비롯하여 보물 14점 등 다수의 중요 문화유산이 잘 보존되어 있어 역사적·학술적으로 가치가 매우 높습니다. 특히 조선시대의 억압과 전란 속에서도 오늘날까지 신앙과 종교적 실천의 중심지로 자리하며, 여전히 살아 숨 쉬는 신성한 장소로 꼽힙니다.
2018년에는 그 가치를 인정받아 통도사, 부석사, 봉정사, 법주사, 마곡사, 대흥사와 함께 ‘산사, 한국의 산지 승원’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고즈넉한 사찰은 조용히 걷는 것만으로도 지친 심신을 달래주는 힐링의 공간이 되어줍니다.
선암사 일주문
사찰로 들어가는 첫 번째 관문인 일주문은 부처님의 세계로 들어서는 시작점입니다. 선암사 일주문은 ‘조계문’으로도 불리며, 1540년(중종 35년)에 중창되었다는 기록이 있다고 합니다.
선암사 선암매(천연기념물)
오래된 역사와 보물을 간직한 선암사 경내에는 수령 350~650년에 이르는 매화나무 50여 그루가 자라고 있으며, 이 매화나무들을 통칭하여 선암매라고 부릅니다. 이 중 학술 가치가 높은 흰 매화(백매)와 붉은 매화(홍매)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습니다.
무우전 돌담길의 백매화와 홍매화가 피어나고 있는 모습
특히 무우전 돌담길을 따라 20여 그루의 선암매가 무리 지어 꽃망울을 터뜨리는 풍경이 장관이라고 해요. 제가 다녀온 3월 둘째 주에는 조금 이른 시기라 꽃봉오리를 머금고 있었지만, 4월이면 화려한 꽃망울을 터뜨려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내는 장관이 펼쳐집니다.
순천의 푸른 하늘과 백매화
돌담길에 피어난 백매화
가까이서 바라본 매화는 은은한 향기와 함께 고아한 자태를 뽐냅니다. 고즈넉한 사찰에서 역사의 깊이를 이해하며, 아름답게 피어날 매화꽃들과 함께 아름다운 봄날의 추억을 만들어보시길 바랍니다.
순천에서 매화 구경을 마쳤다면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처럼 맛있는 식사를 즐길 차례입니다. 순천 왕지동의 법원과 검찰청 인근 번화가에는 흑염소 구이와 탕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고력당’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계절이 바뀌며 나른해지기 쉬운 봄철, 기력이 약해진 부모님이나 웃어른들 모시고 방문하기에 좋은 식당이에요. 게다가 입구에 붙은 ‘8년 연속 블루리본 서베이 선정’ 마크가 맛과 품질이 뛰어나다는 걸 보여주죠.
매장 내부는 홀 공간과 개별 공간, 그리고 아늑한 커튼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사전 예약하면 원하는 좌석으로 안내받을 수 있어, 가족이나 일행끼리 오붓하게 식사를 즐기기에 제격입니다.
고력당의 대표 메뉴인 뼈대 갈비와 불고기
고력당의 대표 메뉴인 백양탕
고력당의 대표 메뉴는 뼈대 갈비와 백양탕, 보양 수육전골입니다. 이곳은 국내 최고 등급의 약용 흑염소만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뼈대 갈비는 흑염소 한 마리에서 오직 2~3kg만 나오는 귀한 부위인데, 양고기와 소갈비의 장점을 섞어 놓은 듯한 깊은 풍미를 자랑합니다.
고력당의 대표 메뉴인 고력 백양탕은 양념 없이 국내산 흑염소의 살코기만을 푹 삶아낸 진한 사골곰탕 스타일의 보양탕입니다. 이처럼 양념하지 않은 백양탕을 주력으로 선보이는 것은 그만큼 원육의 신선도와 품질에 자신감이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봄기운 완연한 4월이지만, 여전히 일교차가 큰 환절기인 요즘입니다. 각종 버섯과 흑염소가 듬뿍 들어간 뜨끈한 보양식 한 그릇으로 소중한 분들에게 건강하고 특별한 한 끼를 대접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