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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현치아(不懸齒牙)
치아 사이에 넣을 만한 것이 되지 못한다는 뜻으로, 의논의 가치가 없다는 말로 문제가 되지 않음을 의미하는 말이다.
不 : 아닐 불(一/3)
懸 : 매달 현(心/16)
齒 : 이 치(齒/0)
牙 : 어금니 이(牙/0)
출전 : 사기(史記) 卷099 유경, 숙손통열전(劉敬叔孫通列傳)
이 성어는 사기(史記) 숙손통열전(劉敬叔孫通列傳)에 나오는 말로 위험에 대처한 숙손통의 기지를 볼 수 있다. 대략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숙손통(叔孫通)은 설(薛) 땅 사람으로 진(秦)나라부터 박사로 임용한다는 조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뒤 진승(陳勝)이 산동에서 반란을 일으켰다. 이에 진나라 2세 황제가 여러 박사와 선비들을 모아 놓고 해결책을 의논했다.
박사와 선비 삼십여 명은 '진승은 반역자이므로 바로 군사들을 보내 토벌해야 한다'고 했다. 2세 황제가 이 말을 듣고 화가 나서 얼굴빛이 바뀌었다.
그때 숙손통(叔孫通)이 앞으로 나가 말했다. '선비들의 말은 모두 옳지 않습니다. (진나라는) 천하를 통일하여 한집이 되게 하고, 각 군(郡)과 현(縣)의 성(城)을 허물고 무기를 녹여 다시는 그 무기를 쓰지 않겠다는 뜻을 천하에 보였습니다.
또한 위로는 밝은 군주가 있고 아래로는 법령이 갖추어져 있어 사람들은 각자 자기 일에 충실하고 사방에서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는데, 어찌 감히 반란을 일으키는 자가 있겠습니까!
이것은 단지 쥐나 개가 물건을 훔쳐가는 데 지나지 않습니다. 이런 것을 어찌 이야기할 가치(치아 사이에 넣을 수)가 있겠습니까(此特群盜鼠竊狗盜耳, 何足置之齒牙閒)?'
이 말을 듣고 2세 황제는 기뻐했고, 반란이라 말한 자는 형리들에게 넘겼다. 그리고 숙손통에게 비단 스무 필과 옷 한 벌을 내리고 박사로 삼았다.
숙손통이 궁궐을 나와 학관(學館)으로 돌아오자 선비들이 말했다. '선생은 어찌 그리도 아첨을 잘하십니까?'
숙손통이 말했다. '여러분은 모릅니다. 나는 하마터면 범의 입을 빠져나오지 못할 뻔했습니다(公不知也, 我幾不脫於虎口).' 그리고는 그는 설 땅으로 달아나 버렸다.
사기열전(史記列傳)
卷99 유경·숙손통열전(劉敬·叔孫通列傳)
이 편은 한나라 초에 주요 관료였던 유경(劉敬)과 숙손통(叔孫通)의 합전(合傳)이다.
① 유경(劉敬)
유경(劉敬)은 전한(前漢) 제(齊)나라 사람으로 본래의 성(姓)은 누(婁)인데 한 고조(漢 高祖) 때 장안(長安)으로 도읍을 정할 것을 주장하여 고조가 이를 받아들이고 유씨(劉氏) 성을 하사하여 유경(劉敬)이라 불리고 봉춘군(奉春君)에 봉해졌다. 나중에 관내후(關內侯)에 봉해졌고, 건신후(建信侯)란 호를 받았다.
한 고조 유방이 백등(白登)에서 흉노(匈奴)의 묵돌선우(冒頓單于)에게 패한 뒤 북방의 변란 때문에 괴로워할 때 화친정책을 제안하고 사신으로 가서 조약을 매듭지었다.
①劉敬(유경)
1
劉敬者, 齊人也.
유경(劉敬)은 제나라 사람이다.
漢五年, 戍隴西, 過洛陽, 高帝在焉.
한고제(漢高帝) 5년, 농서(隴西)로 수자리를 가면서 낙양을 지나가다가 고제도 그곳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婁敬脫輓輅, 衣其羊裘, 見齊人虞將軍曰 : 臣願見上言便事.
누경(婁敬)은 몰고 가던 수레의 횡목을 풀어 놓고 양가죽 갖옷을 입은 채 제나라 출신 우장군(虞將軍)을 뵙고 말했다. '제가 황제를 뵙고 국가의 대사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虞將軍欲與之鮮衣, 婁敬曰 : 臣衣帛, 衣帛見; 衣褐, 衣褐見. 終不敢易衣.
우장군이 누경에게 화려한 옷을 주려고 하자 누경이 말했다. '제가 비단옷을 입고 있으면 비단옷을 입은 채로 폐하를 뵙고, 베옷을 입고 있으면 베옷을 입은 채로 뵙겠습니다. 절대 옷을 바꿔 입지 않겠습니다.'
於是虞將軍入言上. 上召入見, 賜食.
이에 우장군이 안으로 들어가 황제에게 고했다. 황제가 누경을 불러 접견하고 음식을 하사했다.
2
已而問婁敬, 婁敬說曰 : 陛下都洛陽, 豈欲與周室比隆哉?
얼마 후에 황제가 누경에게 만나고자 한 이유를 물으니 누경이 설득했다. '폐하께서는 낙양을 도읍으로 정하려 하신다는데, 주(周)나라 왕실과 융성함을 견주려고 하시는 것입니까?'
上曰 : 然.
황제가 말했다. '그렇소.'
婁敬曰 : 陛下取天下與周室異.
누경이 말했다. '폐하께서 천하를 얻으신 것은 주나라 왕실과 다릅니다.
周之先自后稷, 堯封之邰, 積德累善十有餘世.
주나라의 선조는 후직(后稷)을 시작으로 요(堯) 임금이 그를 태(邰)에 봉해 그곳에서 덕을 쌓고 선정을 베푼 지 10여 대가 지났습니다.
公劉避桀居豳.
공류(公劉)는 하(夏)나라의 걸왕(桀王)을 피해 빈(豳)에서 살았습니다.
太王以狄伐故, 去豳, 杖馬箠居岐, 國人爭隨之.
주태왕(周太王)은 오랑캐의 침략으로 빈을 떠나 말채찍 만을 잡고 기(岐)에서 살게 되었는데 백성들이 앞을 다투어 그를 따랐습니다.
及文王為西伯, 斷虞芮之訟, 始受命, 呂望伯夷自海濱來歸之.
주문왕(周文王)이 서백(西伯)이 되어 우(虞)와 예(芮)의 송사를 해결해주고 비로소 천명을 받자 여망(呂望)과 백이(伯夷)가 바닷가에서 찾아와 문왕에게 귀의했습니다.
武王伐紂, 不期而會孟津之上八百諸侯, 皆曰紂可伐矣, 遂滅殷.
무왕(武王)이 은 주왕(殷 紂王)을 정벌할 때 기약을 하지 않았는데도 천하의 제후들이 맹진(孟津)에서 회맹하니 그 수가 8백 명이나 되었고, 모두 주왕을 쳐야 한다고 말하여, 마침내 은나라를 멸망시켰습니다.
成王即位, 周公之屬傅相焉, 乃營成周洛邑, 以此為天下之中也, 諸侯四方納貢職, 道裏均矣, 有德則易以王, 無德則易以亡.
성왕(成王)이 즉위하자 주공(周公) 등이 성왕을 보좌해 낙읍(洛邑)에 성주(成周)를 세웠는데, 이곳은 천하의 중심으로 사방의 제후들이 조공을 바치기에 오는 길의 거리가 비슷했고, 덕이 있으면 왕 노릇 하기 쉬웠고, 덕이 없으면 쉽게 망했습니다.
凡居此者, 欲令周務以德致人, 不欲依阻險, 令後世驕奢以虐民也.
무릇 낙읍에 도읍을 정한 것은 주나라가 덕으로써 천하 백성을 감화시키려고 한 것이고, 험준한 지형을 믿고 후손들이 교만과 사치로 백성을 학대하는 것을 바라지 않아서입니다.
及周之盛時, 天下和洽, 四夷鄉風, 慕義懷德, 附離而并事天子.
주나라가 흥성할 때에는 천하가 화합했고, 사방의 오랑캐들이 귀순하여 의를 사모하고 덕을 흠모하며 다 같이 어울려 천자를 섬겼습니다.
不屯一卒, 不戰一士, 八夷大國之民莫不賓服, 效其貢職.
한 사람의 병사도 주둔시키지 않고, 한사람의 병사도 싸우지 않고서도 팔방 대국의 민족들 가운데 복종하고 공물을 바치지 하지 않는 자가 없었습니다.
及周之衰也, 分而為兩, 天下莫朝, 周不能制也.
주나라가 쇠퇴해지자 서주(西周)와 동주(東周)로 분열되었고, 천하에서 입조하는 제후들도 없었으며, 주나라도 그들을 제어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非其德薄也, 而形勢弱也.
이것은 그들의 덕이 박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그들의 형세가 약해졌기 때문입니다.
今陛下起豐沛, 收卒三千人, 以之徑往而卷蜀漢, 定三秦, 與項羽戰滎陽, 爭成皋之口, 大戰七十, 小戰四十, 使天下之民肝腦涂地, 父子暴骨中野, 不可勝數, 哭泣之聲未絕, 傷痍者未起, 而欲比隆於成康之時, 臣竊以為不侔也.
지금 폐하께서는 풍현(豊縣)의 패읍(沛邑)에서 일어나 3천 명의 군사를 모아 진격해 촉(蜀)과 한(漢)을 석권하시고, 삼진(三秦)을 평정하시고, 항우(項羽)와 형양(滎陽)에서 교전하시고, 성고(成皐)의 요새를 장악하시기 위해 70차례의 큰 전투를 하시고 40차례의 작은 전투를 치르셔서, 천하의 백성들의 간과 골을 대지에 쏟아지게 하시고, 아버지와 자식의 뼈가 함께 들판에 뒹굴게 하신 것이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지경이며, 통곡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고 부상을 당한 사람들이 아직 일어나지도 않았는데 주나라의 성왕(成王)과 강왕(康王) 때와 융성함을 비교하려 하시니, 소인은 아직은 서로 비교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且夫秦地被山帶河, 四塞以為固, 卒然有急, 百萬之眾可具也.
게다가 진나라의 땅은 산으로 에워싸이고 황하(黃河)를 끼고 있어 사면이 요새로 견고하기에 비록 갑자기 위급한 사태가 있더라도 1백만의 무리를 동원해 배치할 수 있었습니다.
因秦之故, 資甚美膏腴之地, 此所謂天府者也.
진나라의 옛 터전을 차지해 더없이 비옥한 땅을 소유한다면 이것은 이른바 천연의 곳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陛下入關而都之, 山東雖亂, 秦之故地可全而有也.
폐하께서 함곡관(函谷關)으로 들어가셔서 그곳에 도읍하신다면 산동(山東)이 비록 어지러워도 진나라의 옛 땅을 온전하게 소유할 수 있을 것입니다.
夫與人鬬, 不搤其亢, 拊其背, 未能全其勝也.
대저 다른 사람과 싸우면서 목을 조르고 등을 치지 않으면 완전하게 이길 수 없습니다.
今陛下入關而都, 案秦之故地, 此亦搤天下之亢而拊其背也.
지금 폐하께서 함곡관에 들어가셔서 도읍하시고 진나라의 옛 땅을 제압하시는 것이 바로 천하의 목을 조르고 그 등을 치는 것이옵니다.'
3
高帝問群臣, 群臣皆山東人, 爭言周王數百年, 秦二世即亡, 不如都周.
고조가 여러 신하들에게 의견을 물으니, 여러 신하들이 모두 산동 사람들인지라 앞을 다투어 주나라는 수백 년 동안 왕 노릇을 했으나, 진나라는 2대 만에 멸망했으니 주나라의 낙양에 도읍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上疑未能決. 及留侯明言入關便, 即日車駕西都關中.
고조는 주저하며 결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때 유후(留侯) 장량(張良)이 함곡관으로 들어가는 것이 유리하다고 분명히 말하자, 그날로 수레를 서쪽으로 몰아 관중(關中)에 도읍했다.
4
於是上曰 : 本言都秦地者婁敬, 婁者乃劉也.
이에 고조가 말했다. '본래 진땅에 도읍하자고 말한 것은 바로 누경(婁敬)이다. '누(婁)'가 바로 '유(劉)'이다.'
賜姓劉氏, 拜為郎中, 號為奉春君.
누경에게 유씨(劉氏) 성을 하사하고 낭중(郎中)에 제수하여 봉춘군(奉春君)이라고 불렀다.
5
漢七年, 韓王信反, 高帝自往擊之.
한 고조 7년에 한왕(韓王) 신(信)이 반란을 일으키자 고조는 몸소 군대를 이끌고 정벌하러 나갔다.
至晉陽, 聞信與匈奴欲共擊漢, 上大怒, 使人使匈奴.
진양(晉陽)에 이르러 한왕 신이 흉노(匈奴)와 함께 한나라를 공격하려 한다는 소문을 듣자, 고조는 크게 노하여 흉노에 사신을 보냈다.
匈奴匿其壯士肥牛馬, 但見老弱及羸畜.
흉노는 그들의 장사와 살찐 소와 말을 숨기고 노약자와 야윈 가축만을 보여주었다.
使者十輩來, 皆言匈奴可擊.
열 명의 사신이 돌아와 모두 흉노를 공격할 만 하다고 하였다.
上使劉敬復往使匈奴, 還報曰 : 兩國相擊, 此宜夸矜見所長. 今臣往, 徒見羸瘠老弱, 此必欲見短, 伏奇兵以爭利. 愚以為匈奴不可擊也.
고조가 유경을 다시 사신으로 흉노에 보냈는데 돌아와서 이렇게 보고했다. '두 나라가 서로 싸우려 할 때는 자신의 장점을 드러내고 자랑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신은 흉노에 가서 단지 지치고 여윈 노약자만을 보았으니, 이는 반드시 단점을 드러내고 기습병을 숨겨두었다가 승리를 얻으려는 것입니다. 저는 흉노를 공격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옵니다.'
是時漢兵已踰句注, 二十餘萬兵已業行.
이 때 한나라의 군대는 이미 구주산(句注山)을 넘어 20여만 명의 군사가 진격하고 있었다.
上怒, 罵劉敬曰 : 齊虜! 以口舌得官, 今乃妄言沮吾軍. 械系敬廣武.
고조는 노하여 유경을 꾸짖으며 말했
다. '제(齊) 땅의 포로 놈아! 주둥이를 놀려 벼슬을 얻더니 이제는 망령된 말로 나의 군대를 가로막는구나.' 하며 유경을 형구에 채워서 광무(廣武)에 가두었다.
遂往, 至平城, 匈奴果出奇兵圍高帝白登, 七日然後得解.
마침내 계속 진군해 평성(平城)에 이르렀는데, 흉노는 과연 기습병을 내보내 백등산(白登山)에서 고조를 포위했는데, 7일이 지난 뒤에야 포위를 풀었다.
高帝至廣武, 赦敬, 曰 : 吾不用公言, 以困平城. 吾皆已斬前使十輩言可擊者矣.
고조는 광무로 가서 유경을 사면하고 말했다. '내가 그대의 말을 듣지 않았다가 평성에서 곤경을 당했소. 내가 이미 전에 흉노를 공격해도 좋다고 말한 열 명의 사신을 모두 참수했소.'
乃封敬二千戶, 為關內侯, 號為建信侯.
이에 유경에게 2천 호에 봉하고 관내후(關內侯)로 삼고 건신후(建信侯)라고 불렀다.
6
高帝罷平城歸, 韓王信亡入胡.
고조는 평성에서 군대를 거두어 돌아왔고 한왕 신은 흉노로 도망쳤다.
當是時, 冒頓為單于, 兵彊, 控弦三十萬, 數苦北邊.
이때에 묵특(冒頓)이 선우(單于)가 되었는데, 군사가 강해 활 잘 쏘는 군사 30만 명을 거느리고 자주 북방 변경을 괴롭혔다.
上患之, 問劉敬.
고조는 이 일을 근심하며 유경에게 물었다.
劉敬曰 : 天下初定, 士卒罷於兵, 未可以武服也. 冒頓殺父代立, 妻群母, 以力為威, 未可以仁義說也. 獨可以計久遠子孫為臣耳, 然恐陛下不能為.
유경이 대답했다. '천하가 이제 막 평정된지라 군사들이 전투에 지쳐 있으므로 무력으로는 흉노를 복종시킬 수 없습니다. 묵특은 자기 아비를 죽이고 선우가 되어 아비의 많은 첩을 아내로 삼았고 무력으로 위세를 떨치고 있으니, 인의로는 설득시킬 수 없습니다. 다만 그의 자손을 영원히 한나라의 신하로 만드는 계책을 쓸 수밖에 없으나 폐하께서는 그것을 실천하지 못하실 것입니다.'
上曰 : 誠可, 何為不能! 顧為柰何?
고조가 말했다. '만일 가능하다면 무엇을 할 수 없겠소! 그런데 어떻게 해야 하오?'
劉敬對曰 : 陛下誠能以適長公主妻之, 厚奉遺之, 彼知漢適女送厚, 蠻夷必慕以為閼氏, 生子必為太子, 代單于.
유경이 대답했다. '폐하께서 만일 본처 소생의 맏공주를 묵특에게 시집을 보내시고 후한 예물을 내려주신다면,
그는 한나라가 본처 소생의 공주를 보내고 예물이 후한 것을 알고, 비록 오랑캐라고 할지라도 반드시 공주를 존경해 연지(閼氏)로 삼을 것이고, 아들을 낳으면 반드시 태자로 삼아 선우를 잇게 할 것입니다.
何者? 貪漢重幣.
왜 그럴까요? 그들은 한나라의 많은 예물을 탐내기 때문입니다.
陛下以歲時漢所餘彼所鮮數問遺, 因使辯士風諭以禮節.
폐하께서는 철마다 한나라에서는 남아돌지만 그들에게는 드문 물건으로 자주 위문하시고, 그 때마다 변사를 보내 예절을 가르치십시오.
冒頓在, 固為子婿; 死, 則外孫為單于.
묵특은 살아 있는 동안에는 폐하의 사위가 되고, 죽을 경우에는 외손이 선우가 되는 것입니다.
豈嘗聞外孫敢與大父抗禮者哉?
일찍이 외손이 감히 외할아버지와 대등한 예로 대한다는 말을 들으신 적이 있으십니까?
兵可無戰以漸臣也.
군대로 싸우지 않고도 점차 신하로 만들 수 있습니다.
若陛下不能遣長公主, 而令宗室及後宮詐稱公主, 彼亦知, 不肯貴近, 無益也.
만일 폐하께서 맏공주를 보내실 수 없어 종실과 후궁의 딸을 공주라고 속여 보내신다면 그도 눈치를 채고서 귀하게 여기거나 가까이하지 않을 것이므로 이익이 없습니다.'
高帝曰 : 善. 欲遣長公主.
고조가 대답했다. '좋다'고 말하고 맏공주를 시집보내려고 했다.
呂后日夜泣, 曰 : 妾唯太子一女, 柰何棄之匈奴!
그러나 여태후(呂太后)가 밤낮으로 울면서 말했다. '첩에게는 태자와 딸 하나밖에 없는데, 어찌해 흉노에 버리시려 하십니까!'
上竟不能遣長公主, 而取家人子名為長公主, 妻單于.
고조는 결국 맏공주를 보내지 못하고, 가인자(家人子) 한 사람을 뽑아 맏공주라고 하며 선우에게 시집보냈다.
使劉敬往結和親約.
또한 유경을 사신으로 보내 화친을 맺게 했다.
7
劉敬從匈奴來, 因言: 匈奴河南白羊樓煩王, 去長安近者七百里, 輕騎一日一夜可以至秦中.
유경은 흉노에서 돌아와서 이렇게 말했다. '흉노 하남(河南)의 백양왕(白羊王)과 누번왕(樓煩王)은 장안(長安)에서 가깝게는 7백여 리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으니, 경기병으로 하루 밤낮을 달리면 진중(秦中)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秦中新破, 少民, 地肥饒, 可益實.
진중은 최근 파괴되어 백성들이 적지만 토지가 비옥해 백성들을 더 채울 수 있습니다.
夫諸侯初起時, 非齊諸田, 楚昭屈景莫能興.
대저 제후들이 처음 일어났을 때, 제의 전씨(田氏)와 초의 소씨(昭氏)와 굴씨(屈氏)와 경씨(景氏)가 아니었다면 일어날 수가 없었습니다.
今陛下雖都關中, 實少人.
지금 폐하께서 비록 관중에 도읍을 하셨으나 사실 사람이 적습니다.
北近胡寇, 東有六國之族, 宗彊, 一日有變, 陛下亦未得高枕而臥也.
북쪽으로는 흉노와 가까이 접해 있고, 동쪽으로는 6국의 종족이 있으며, 그들 종족이 강해 변란이라도 있는 날에는 폐하라고 하실지라도 베개를 높이 베고 편안하게 누워 있을 수 없으실 것입니다.
臣願陛下徙齊諸田, 楚昭屈景, 燕趙韓魏後, 及豪桀名家居關中.
신은 바라건대 폐하께서 제나라의 전씨 일족과 초나라의 소씨, 굴씨, 경씨 및 연, 조, 한, 위의 왕족들의 후손 및 호걸과 명문가의 사람들을 관중으로 이주시켜 살게 해주십시오.
無事, 可以備胡; 諸侯有變, 亦足率以東伐. 此彊本弱末之術也.
아무 일도 없을 때는 흉노를 대비할 수 있고, 제후의 변란이 일어나도 그들을 이끌고 동쪽으로 가서 정벌하실 수 있습니다. 이것은 근본을 튼튼히 하고 지엽(枝葉)적인 것을 약화시키는 방법입니다.'
上曰 : 善.
고조가 말했다. '좋소.'
乃使劉敬徙所言關中十餘萬口.
이에 유경을 보내어 그가 말한 대로 10만여 명을 관중에 이주해 살게 했다.
▶️ 不(아닐 부, 아닐 불)은 ❶상형문자로 꽃의 씨방의 모양인데 씨방이란 암술 밑의 불룩한 곳으로 과실이 되는 부분으로 나중에 ~하지 않다, ~은 아니다 라는 말을 나타내게 되었다. 그 때문에 새가 날아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음을 본뜬 글자라고 설명하게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不자는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不자는 땅속으로 뿌리를 내린 씨앗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아직 싹을 틔우지 못한 상태라는 의미에서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참고로 不자는 '부'나 '불' 두 가지 발음이 서로 혼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不(부/불)는 (1)한자로 된 말 위에 붙어 부정(否定)의 뜻을 나타내는 작용을 하는 말 (2)과거(科擧)를 볼 때 강경과(講經科)의 성적(成績)을 표시하는 등급의 하나. 순(純), 통(通), 약(略), 조(粗), 불(不)의 다섯 가지 등급(等級) 가운데 최하등(最下等)으로 불합격(不合格)을 뜻함 (3)활을 쏠 때 살 다섯 대에서 한 대도 맞히지 못한 성적(成績) 등의 뜻으로 ①아니다 ②아니하다 ③못하다 ④없다 ⑤말라 ⑥아니하냐 ⑦이르지 아니하다 ⑧크다 ⑨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 그리고 ⓐ아니다(불) ⓑ아니하다(불) ⓒ못하다(불) ⓓ없다(불) ⓔ말라(불) ⓕ아니하냐(불) ⓖ이르지 아니하다(불) ⓗ크다(불) ⓘ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불) ⓙ꽃받침, 꽃자루(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否), 아닐 불(弗), 아닐 미(未), 아닐 비(非)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가(可), 옳을 시(是)이다. 용례로는 움직이지 않음을 부동(不動),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일정하지 않음을 부정(不定), 몸이 튼튼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음을 부실(不實), 덕이 부족함을 부덕(不德), 필요한 양이나 한계에 미치지 못하고 모자람을 부족(不足), 안심이 되지 않아 마음이 조마조마함을 불안(不安), 법이나 도리 따위에 어긋남을 불법(不法), 어떠한 수량을 표하는 말 위에 붙어서 많지 않다고 생각되는 그 수량에 지나지 못함을 가리키는 말을 불과(不過), 마음에 차지 않아 언짢음을 불만(不滿), 편리하지 않음을 불편(不便), 행복하지 못함을 불행(不幸), 옳지 않음 또는 정당하지 아니함을 부정(不正),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속까지 비치게 환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불투명(不透明), 할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능(不可能), 적절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부적절(不適切), 하늘 아래 같이 살 수 없는 원수나 죽여 없애야 할 원수를 일컫는 말을 불구대천(不俱戴天), 묻지 않아도 옳고 그름을 가히 알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불문가지(不問可知), 사람의 생각으로는 미루어 헤아릴 수도 없다는 뜻으로 사람의 힘이 미치지 못하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오묘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사의(不可思議), 생활이 바르지 못하고 썩을 대로 썩음을 일컫는 말을 부정부패(不正腐敗), 지위나 학식이나 나이 따위가 자기보다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아니함을 두고 이르는 말을 불치하문(不恥下問), 세상일에 미혹되지 않는 나이라는 뜻으로 마흔 살을 이르는 말을 불혹지년(不惑之年), 필요하지도 않고 급하지도 않음을 일컫는 말을 불요불급(不要不急), 휘지도 않고 굽히지도 않는다는 뜻으로 어떤 난관도 꿋꿋이 견디어 나감을 이르는 말을 불요불굴(不撓不屈), 천 리 길도 멀다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먼길인데도 개의치 않고 열심히 달려감을 이르는 말을 불원천리(不遠千里) 등에 쓰인다.
▶️ 懸(매달 현)은 ❶형성문자로 县(현)의 본자(本字), 悬(현)은 통자(通字), 悬(현)은 간자(簡字), 縣(현)은 고자(古字)이다. 心(심; 마음)과 음(音)을 나타내며 동시에 걸다의 뜻을 가지는 縣(현)으로 이루어졌다. 마음에 걸리다의 뜻으로 본디 縣(현)과 똑같이 쓰이다가 나중에 縣(현)이 군(郡)이나 현(縣)의 뜻으로 사용되자 오로지 걸다의 뜻만 나타나게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懸자는 '매달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懸자는 縣(고을 현)자와 心(마음 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縣자는 나무에 머리를 매달은 모습을 그린 것이다. 금문 나온 縣자를 보면 나무에 눈이 매달린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사람의 머리가 나무에 매달려 있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금문과 소전에서는 縣자가 '매달다'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후에 縣자가 '고을'이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해서에서는 여기에 心자를 더한 懸자가 '매달다'라는 뜻을 대신하게 되었다. 그래서 懸(현)은 ①달다, 매달다, 달아매다 ②매달리다, 늘어지다 ③(상을)걸다 ④현격하다 ⑤멀다 ⑥멀리 떨어지다, 동떨어지다 ⑦헛되다 ⑧빚 ⑨헛되이 ⑩멀리,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해결이 안 되어 걸려 있는 안건을 현안(懸案), 어떤 목적을 위하여 상금을 걸고 찾거나 모집함을 현상(懸賞), 글자나 그림을 새기어서 문 위에 다는 널조각을 현판(懸板), 사물의 차이가 뚜렷하거나 두드러진 상태를 현격(懸隔), 한문에 토를 다는 일을 현토(懸吐), 죄인을 죽여 높이 걸어 놓은 머리를 현수(懸首), 장부 따위 문서에 적혀 있음을 현재(懸在), 아래로 꼿꼿하게 달려 드리워짐을 현수(懸垂), 현상으로 내건 돈을 현금(懸金), 하늘에 있는 여러 물상으로 해와 달과 별 따위를 현상(懸象), 성벽의 군데군데에 위에서 아래로 낸 흠을 현안(懸眼), 매달아 놓은 북을 현고(懸鼓), 물이 곧장 쏟아져 내리는 높은 절벽을 현수(懸水), 죄인을 죽여 높이 걸어 놓은 머리를 현수(懸首), 물건을 얹어 놓기 위하여 널조각 따위의 밑을 받치어 놓은 것을 현반(懸盤), 아주 두드러지게 다름을 현절(懸絶), 두 쪽 언덕에 줄이나 쇠사슬을 건너질러 매달아 놓은 다리를 현교(懸橋), 마음에 두고 늘 생각함을 현념(懸念), 등을 높이 닮 또는 그 등을 현등(懸燈), 아래위로 여닫게 되어 있는 문을 현문(懸門), 보증인을 세움을 현보(懸保), 이름이 높이 드러난 조상을 현조(懸祖), 사고로 참여하지 못한 그 까닭을 적음을 현탈(懸頉), 도도히 흐르는 물과 같은 변설이라는 뜻으로 거침없고 유창한 말주변을 이르는 말을 현하지변(懸河之辯), 상투를 천장에 달아매고 송곳으로 허벅다리를 찔러서 잠을 깨운다는 뜻으로 학업에 매우 힘씀을 이르는 말을 현두자고(懸頭刺股), 적진으로 깊이 들어가서 후방의 본진과 연락도 없고 후원군도 없이 외롭게 싸운다는 말을 현군고투(懸軍孤鬪), 밝은 거울이 높이 걸려 있다는 뜻으로 사리에 밝거나 판결이 공정함을 일컫는 말을 명경고현(明鏡高懸), 섶나무 위에 앉고 쓸개를 걸어 두고 맛본다는 뜻으로 원수를 갚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함을 이르는 말을 좌신현담(坐薪懸膽), 허벅다리를 찌르고 머리털을 대들보에 묶는다는 뜻으로 분발하여 열심히 공부함을 이르는 말을 자고현량(刺股懸梁) 등에 쓰인다.
▶️ 齒(이 치)는 ❶형성문자로 歯(치)의 본자(本字)이다. 음(音)을 나타내는 止(지, 치)와 이를 물고 있거나 잘 움직여 씹거나 함을 나타내는 나머지 글자의 합자(合字)로 이를 뜻한다. 이는 생장(生長)과 깊은 관계가 있으므로 나이의 뜻도 나타낸다. ❷상형문자로 齒자는 '이빨'이나 '어금니'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갑골문에 나온 齒자를 보면 크게 벌린 입과 이빨이 그려져 있었다. 금문에서는 여기에 止(발 지)자가 더해지면서 입이 움직이는 모습을 표현했다. 齒자는 이렇게 이빨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이지만 때로는 '나이'나 '순서'를 뜻하기도 한다. 이빨이 가지런히 나열된 모습이 '순서'를 연상케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齒(치)는 ①이(=齒) ②나이 ③어금니 ④연령(年齡) ⑤나란히 서다 ⑥병렬(竝列)하다 ⑦벌이다 ⑧언급(言及)하다 ⑨제기(提起)하다 ⑩동류(同類)로 삼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나이가 많고 덕행이 높음을 치덕(齒德), 나이의 차례를 치서(齒序), 이의 점잖은 일컬음을 치아(齒牙), 이가 박혀 있는 상하 턱뼈의 구멍을 치조(齒槽), 齒根 치근이의 치조 속에 있는 부분을 치근(齒根), 이의 속에 있는 빈 곳을 치강(齒腔), 이촉을 싸고 있는 살을 치경(齒莖), 이를 전문으로 치료하고 연구하는 의학의 한 분과를 치과(齒科), 잇몸이 튼튼하지 못하여 잘 붓고 피가 모이는 증세를 치담(齒痰), 이의 표면 특히 이의 안쪽 밑동 부분에 침에서 분비된 석회분이 부착해 굳어진 물질을 치석(齒石), 이를 닦는 데 쓰는 약을 치약(齒藥), 잇몸이 부어서 곪는 병을 치옹(齒癰), 이뿌리를 둘러싸고 있는 살을 치육(齒肉), 이가 쑤시거나 몹시 아픈 증상을 치통(齒痛), 희고 깨끗한 이를 백치(白齒), 벌레먹은 이를 충치(蟲齒), 희고 깨끗한 이를 호치(皓齒), 늙은이의 이를 노치(老齒), 만들어 박은 이를 의치(義齒), 같은 연령을 동치(同齒), 늘 싫어하고 미워하는 사람을 옹치(雍齒), 소리를 내며 이를 갊을 교치(咬齒), 새해가 되어 나이를 더 먹음을 가치(加齒), 사람이나 생물이 세상에 난 뒤에 살아온 햇수를 연치(年齒), 이를 닦고 입안을 가셔 내는 일을 양치(養齒), 입술과 이로 서로 이해 관계가 밀접함을 순치(脣齒), 어금니와 이를 통틀어 이르는 말을 아치(牙齒), 나이가 한 살 더함을 첨치(添齒), 이를 꽉 물다라는 뜻으로 입을 다물고 말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합치(合齒), 이를 튼튼하게 하는 일을 고치(固齒), 이는 빠져도 혀는 남아 있다는 뜻으로 강한 자는 망하기 쉽고 유연한 자는 오래 존속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치망설존(齒亡舌存),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는 속담의 한역으로 있던 것이 없어져서 불편하더라도 없는 대로 참고 살아간다는 말을 치망순역지(齒亡脣亦支), 배냇니를 다 갈지 못하고 머리는 다박머리라는 뜻으로 아직 나이가 어림을 이르는 말을 치발부장(齒髮不長), 입술을 잃으면 이가 시리다는 뜻으로 가까운 사이의 한쪽이 망하면 다른 한쪽도 그 영향을 받아 온전하기 어려움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순망치한(脣亡齒寒), 붉은 입술과 하얀 이란 뜻으로 여자의 아름다운 얼굴을 이르는 말을 단순호치(丹脣皓齒), 이를 갈고 마음을 썩이다는 뜻으로 대단히 분하게 여기고 마음을 썩임을 일컫는 말을 절치부심(切齒腐心), 붉은 입술과 흰 이라는 뜻으로 아름다운 여자의 얼굴을 이르는 말을 주순호치(朱脣皓齒), 이를 갈고 팔을 걷어올리며 주먹을 꽉 진다는 뜻으로 매우 분하여 벼르는 모습을 이르는 말을 절치액완(切齒扼腕), 뿔이 있는 놈은 이가 없다는 뜻으로 한 사람이 모든 복을 겸하지는 못함을 이르는 말을 각자무치(角者無齒), 입술과 이나 수레의 덧방나무와 바퀴처럼 따로 떨어지거나 협력하지 않으면 일이 성취하기 어려운 관계를 이르는 말을 순치보거(脣齒輔車), 붉은 입술과 흰 이라는 뜻으로 아름다운 여자를 이르는 말을 호치단순(皓齒丹脣), 입술과 이의 관계처럼 이해 관계가 밀접한 나라를 비유해 이르는 말을 순치지국(脣齒之國), 붉은 입술에 흰 이라는 뜻으로 아름다운 여자를 이르는 말을 주순백치(朱脣白齒), 죽은 자식 나이 세기라는 뜻으로 이미 지나간 쓸데없는 일을 생각하며 애석하게 여김을 일컫는 말을 망자계치(亡子計齒), 개나 말이 하는 일없이 나이만 더하듯이 아무 하는 일없이 나이만 먹는 일 또는 자기 나이를 겸손하게 이르는 말을 견마지치(犬馬之齒), 맑은 눈동자와 흰 이라는 뜻으로 미인을 형용해 이르는 말을 명모호치(明眸皓齒) 등에 쓰인다.
▶️ 牙(어금니 아)는 ❶상형문자로 상하 서로 물고 있는 모양을 나타낸다. 송곳니도 아래위 교차해서 서로 물고 있는 데서 牙(아)를 송곳니의 뜻으로 빌어 쓴다. 전(轉)하여 엄니의 뜻이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牙자는 '어금니'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牙자는 윗니와 아랫니를 함께 그린 것이지만 '어금니'라는 뜻을 갖고 있다. 그런데 牙자는 사람이 아닌 동물의 이빨을 그린 것이다. 금문에서 나온 牙자를 보면 동물의 앞니가 서로 맞물리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이러한 유래와는 관계없이 牙자는 단독으로 쓰일 때만 '이빨'과 관련된 뜻을 전달하고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발음역할만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牙(아)는 ①어금니, ②대장기(大將旗) ③관아(官衙) ④말뚝 ⑤도와서 지켜주는 물건 ⑥이처럼 생긴 물건 ⑦본진(本陣) ⑧바퀴의 테 ⑨깨물다 ⑩이를 갈다 ⑪싹트다 ⑫곧지 아니하다 ⑬성(姓)의 하나,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상아로 만든 그릇을 아기(牙器), 장물인 줄 알면서 매매를 주선하여 구문을 받는 짓을 아보(牙保), 흥정을 붙이는 일을 업으로 삼는 사람을 아인(牙人), 사고 파는 사람 사이에 들어 흥정을 붙이는 일을 하는 사람을 아쾌(牙儈), 대장이 있는 본진을 아영(牙營), 상아를 재료로 하여 만든 조각을 아조(牙彫), 이가 박혀 이어진 부분을 아계(牙綮), 입속 구석의 윗잇몸과 아랫잇몸이 맞닿은 부분을 아관(牙關), 병영의 안을 아문(牙門), 흥정을 붙여 주고 그 보수로 받는 돈을 아전(牙錢), 상아로 만든 주판을 아주(牙籌), 어금니와 이를 통틀어 이르는 말을 아치(牙齒), 흥정을 붙이는 일을 업으로 삼는 사람을 아행(牙行), 어느 부류의 세력이 자리잡고 있는 가장 중요한 근거지를 비유하는 아성(牙城), 이의 점잖은 일컬음을 치아(齒牙), 코끼리의 어금니를 상아(象牙), 개의 이빨같이 사물이 서로 어긋나서 맞지 아니함을 견아(犬牙), 사나운 짐승의 송곳니를 대아(大牙), 호랑이의 이빨로 용사나 장수를 달리 일컫는 말을 호아(虎牙), 서로 뒤섞임을 반아(盤牙), 백아가 거문고 줄을 끊어 버렸다는 뜻으로 자기를 알아주는 절친한 벗 즉 지기지우의 죽음을 슬퍼함을 이르는 말을 백아절현(伯牙絶絃), 개의 어금니가 서로서로 맞지 않는 것같이 국경선이 볼록 나오고 오목 들어가 서로 견제하려는 형세를 이르는 말을 견아상제(犬牙相制), 몹시 분하여 이를 갊을 이르는 말을 교아절치(咬牙切齒), 개의 이빨처럼 서로 어긋남을 이르는 말을 견아상치(犬牙相置)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