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고르셋
알쓸신잡은 제가 정말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라 자주 돌려보는데, 알쓸신잡3를 다시 보는데 함께 보면 좋은 것 같은 내용이 있어서 가지고 왔어요! 본 방송은 2018년에 방송되었습니다.
맥락과 상관없는 혐오 표현은 자제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캡쳐 이전 대화는
출연진들이 '토지'작가인 박경리 선생님 이야기를 하는 중에 박경리 선생님의 아버지가 '여자가 무슨 공부냐'라며 학비를 대주지않았다는 이야기를 하며 이 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김영하(작가) : : 그런 상태에서 각자가 어떤 것을 견지해야 할 것이냐, 이런 혁명적 상황에.
누군가 의제를 제기하고, 자신에게 절실한 절실한 문제를 이야기 할 때, 타인들이 이건 이걸거야, 이건 저걸거야, 이건 저렇게 해야돼. 이런 모든 것들에 입을 다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들이 이야기 할 수 있게, 워냑 이야기를 못했으니까, 우리 사회 전체가 좀 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김상욱(교수&물리학박사) : 사실 과학자 사회도 굉장히 남성 초과 사회 중 하나잖아요, 공대도 그렇지만 과학자도 그래요.
올해 노벨상도 이 문제를 깊이 보여주는 것 중 하나가 노벨 물리학상에 여성이 수상자로 나왔는데 (2018년)
다들 '여성이 받은 적이 있었나?'라는 생각이 많이 있었고, 실제로 놀랍게도 이번이 노벨 물리학상 역사를 통틀어 세 번째 여성 수상자더라고요.
김상욱 : 가만히 봐도, 물론 이것만으로 꼭 모든 걸 평가할 수 없겠지만 주요 대학 교수, 물리학과 교수, 여성이 거의 없어요. 저희를 봐도 굉장히 불균형한 건 맞아요. 너무나 불균형해서, 숫자가 안 맞으면 종종 어떤 문제가 생기냐면요, 제가 종종 드는 예 중에 하나가 여성이라서 생기는 문제자체를 남자가 인지 자체를 못해요.
김상욱 : 동료 중에 여자인 과학자가 있었는데 생리, 임신, 육아 등 문제를, 제가 창피한 이야기지만 그 당시에 그걸 인지해 본 적이 없어요. 어느 날 동료가 안오면, '쟤 왜안와?'라고 묻고, '몸이 안좋대.'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왜 몸이 안좋지?'라고 생각했어요.
생리일 수 있었어요. 물론 왜 아픈지 이야기 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닐 수도 있었지만, 그런 가능성 자체를 아예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그런것들을 우리가 그 사람의 결함으로 느끼는 거예요.
예를 들어 실험실에 나와서 잠만자면, 임신해서 그런건데 '왜 잠만 자지?'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이게 숫자가 안 맞으면 우리가 '정상'으로 느끼는 행동이나 생활자체가 그 사람한테는 '차별'이 그냥 되고 있는거예요. 계속 노력을 해야 하는 거예요.
김진애(정치인&도시계획 박사) : 우리 김상욱 교수님이 커리어에서나 프로페셔널한 부분에서 얼만큼 더 진출해야 하는지 이야기를 하잖아요. 요즘의 젊은 친구들은 더 근본적인걸 이야기합니다. 저는 그게 더 반가워요.
내가 일상에서 느끼는 '거북함과 불편함 자체', '내가 왜 이러고 살아야 되냐'.
김진애 : 저 같은 경우에도 거북하지만 화장실 없어도 다른 방법 생각하면서 참고 넘겼잖아요.
요새 젊은 친구들은 보면요 그게 아니예요. 이상한 거는 바로 이야기하는 거예요.
요새 젊은애들이 제가 굉장히 존경스럽다는게 '불편함'은 훨씬 더 중요한 이야기예요.
그게 고쳐지면 나머지것들은 굉장히 자연적으로 없어질 것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김진애 : 언어에, 왜 여성차별적인 언어를 쓰느냐. 내몸이 포르노가 아니다.
아주 일상에 부딪히는 걸 가지고 이야기를 굉장히 똑똑하게 해요.
유희열(가수&작곡가) : 저만 해도 방송을 하다가, 대화를 나누다가 "그 '여대생'이"이러면 "여대생이라는 말 쓰지마, 남대생이라는 말 안쓰잖아."그러면 '아 맞다.' 모르는거예요 제가, 무지한거죠.
그럴 때마다 얼굴이 빨개져요.
유시민(작가&전 장관) : 언어는 의식의 표현이잖아요. 언어생활은 무지무지 중요해요.
유희열 : 옛날 생각하면 창피한 게 너무 많아요.
유시민&김상욱&김진애 : 지금도 다 그래요, 지금도.
유시민 : 나의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는 두려움이 생겨요, 사회 변화는 그런 게 있어야 이루어져요.
이 문제에 대한 논의는 계속 될거예요. 그러니까 뭐, 요 때만 잘 넘기면 될거야 생각하지 말고.
김상욱 : 계속 얘기해야 해요.
첫댓글 정말똑똑하다
솔직히 저런 반응이 당연한거라 생각하는데 요즘 남자놈들은.. 에휴 절레.. 우리도 불편한다거 많다고 빼액 거리겠지
저런 어른들이 많아져야 수용력이 높아지는 사회가 될텐데....아직 한국에서 직업으로서의 성공과 동시에 여성으로서 생리, 결혼, 임신, 출산을 당연하게 행복하게 하긴 어려운 것 같아
진짜 좀 입다물고 들어라
와.. 역시 머리 좋은 사람들이라 이해도 잘하는구만
정말 똑똑하다...
맞아… 남초쪽에서 일하면서 여성인 나의 개인적 결함이 여성 전체의 결함으로 몰리는 그런 불합리함과 개인의 중압감도 저런 타인의 무지함에서 오는거라 끊임없이 언어화 시켜서 인지시켜야하는거 같아.. 단순히 내가 아닌 나 다음 세대를 위해서
저런 대화 자체 너무 좋았어... 역시 지성인들
존나 멋있어
불편함을 수용하는 자세 그리고 대처를 어떻게 해나갈것인지 꾸준히 토론하고 되새기는 행위가 진짜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길인데....ㅠㅠ 지금은 저때보다도 더 강력한 반발심이 그걸 가리는거같기도
저런 대화가 되는 사람 너무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