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일까? 나는 무엇일까? 내가 살아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떻게 보면 쉬울 수도 있겠지만, 나에겐 참 어려운 질문인 것 같다.
나에게 주어진 대로.. 정해진 대로.. 평범하게..
학교를 다니고, 친구들과 어울리고, 가족들과 함께하고..
이러한 것들에 대한 별다른 의문 없이 그냥 당연하다는 듯이 여태껏 생활해왔던 것 같다.
태어났으니까.. 다들 그렇게 하니까.. 남들이 하는 대로..
왜 이렇게 경쟁하고, 힘들어하면서 이렇게 살아야하는지..
한번도 깊이 생각해보지 않고 그냥 그렇게 살아왔었다.
그런데 대학엘 들어오고, 교양수업들을 듣다보니 이런 주제를 많이 다루는 것 같다.
아마도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기본적이고, 근본적인 생각이기 때문이 아닐까?
하지만 아직도 이 주제에 대해서 오랫동안 생각해 보지는 못했던 것 같다.
내가 존재하고 살아가는 이유에 대해 아주 기본적으로 묻는 것이지만, 생각을 하면 할수록 참 난해한 질문인 것 같다.
나는 무엇 때문에 살고 있는 것일까? 무엇을 위해서 힘든 것, 하기 싫은 것 등을 참으면서 하려고 하는 것일까? 그에 대한 정확한 답은 아직 잘 모르겠다. 하지만 아마도 행복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싶다.
‘철학산책’이라는 과목의 수업을 듣는데,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에 대해서 발표를 했었다. 발표를 위해 조사를 하다가 질료와 형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인과관계를 따지면서 구해가다 보면 최고의 형상은 행복이 된다고 했다.
이것을 ‘나’를 예로 들어서 생각을 해보았다.
내가 왜 그렇게 입시지옥과 경쟁에 시달리면서 공부를 했을까?(물론, 얼마나 열심히 했느냐 와는 무관하게..;;)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서였지.. 왜 대학에 왔을까? 더 많이 배우고, 공부해서 좋은 직장을 얻고, 보다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겠지.. 그럼 간호학과를 선택한 이유는?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이고,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고, 보람을 느낄 수 있을 테니까.. 보다 나은 삶을 살고, 보람을 느끼려는 이유는? 행복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아리스토텔레스를 비롯한 많은 철학자들과, 잘은 모르지만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인간은 행복을 추구하는 존재라고 말한 것 같다. 물론 생각하는 방법이나 방향에 따라서 얼마든지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위와 같은 방법으로 생각해보면, 나 역시도 행복을 위해서 살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 행복이라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묻는다면, 나는 다시 고민에 빠지게 된다.
행복이라는 것이 어떤 거창한 것이 아니라, 그냥 일상생활에서 느끼게 되는 사소한 감정들에서 행복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대학을 다니고, 더 많이 배우려고 하고, 좋은 직장을 얻으면서 행복하고자 하는 것은, 더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질 높은 행복을 위해서가 아닐까?
그리고 지금처럼 이렇게 움직이고, 생각하고, 배우고, 느끼는 등의 모든 나의 행동들에서 내가 살아있고,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이렇게 살아있는 나는 이제 겨우 20살이다. 평균 수명이 80세 정도가 된다고 하니, 내가 평균 수명만큼 산다고 하면 아직 1/4 밖에 살지 못한 것이다. 나에게는 아직 하고 싶은 일들이 너무나도 많이 있고, 이루고 싶은 꿈과, 해야 할 일들이 많이 있다. 그보다 더 오래 살든 적게 살든 난 그것들 중에서 하나라도 더 해내고 이루면서, 내 삶을 좀 더 풍요롭고 가치 있게 채워나가고 싶다. 그것이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중요하건 그렇지 않건 간에, 난 이렇게 살아야 할 이유가 있기 때문에 살고 있는 것이다.
물론, 딱히 하고 싶다거나 살아야 할 특별한 이유가 없지만 그냥 살고 있다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사는 게 힘들고 싫어서 자살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살아도 그만이고, 죽어도 그만 이라서 살고 있거나 죽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만약 살아도 그만이고 죽어도 그만 이라면, 사는 것에도 죽는 것에도 아무런 의미가 없지 않은가? 사는 것은 사는 것 나름의 의미와 가치가 있어야하고, 죽는 것에도 그 죽음에 대한 의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없다면, 존재 자체의 의미가 사라져 버리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렇게 존재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잘은 모르지만 깊이 생각해보면, 다 나름대로의 이유와 필요가 있기 때문에 살고 있거나, 죽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인간으로서 존재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나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고민하면서, 어떤 수업시간에 다루었던 내용을 생각했다. 인간은 수많은 관계들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이다. 이름, 학교, 가족, 친구 등 여러 가지의 관계들이 있다. 나 역시 김보경 이라는 이름과, 부산 가톨릭 대학교 간호학과의 학생이라는, 어머니의 딸이자, 오빠의 여동생이라는 관계들 속에서 살고 있다. 만약, 이 모든 관계들을 제거하고 어느 것과도 관계되어있지 않은 나를 생각한다면, 나라는 존재는 아무런 의미도 가질 수 없을 것이다. 광활한 우주 속에 혼자서만 덩그러니 놓여져 있는 나는, 그저 뼈와 살과 지방 등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물체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어떤 관계들이 없다면, 생각할 필요도, 말할 필요도, 배우거나 느낄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수많은 관계들과 연결이 되어 있기에, 나라는 존재가 설명될 수 있고, 의미가 있는 것이다.
고로, 나는 수많은 관계들과 연결되어 존재의 의미를 가지고, 내가 하고 싶어 하고, 해야 하는 일들을 하면서, 가치 있고 행복한 삶을 살고자 하는 하나의 소중한 인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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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도 말했었지만, 저는 한번도 저의 삶과 존재에 대한 이런 기본적인 질문들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수업시간에 잠깐 생각을 하려다가도 복잡해지고, 수업을 좇아가다보면 어느새 잊혀져버리고 말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이 리포트를 쓰면서, 내가 왜 살아 있는지, 왜 살아야하는지에 대해서 좀 더 깊이 생각하고, 제 나름대로의 결론을 내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쓴 글이 리포트의 출제의도에 맞는 내용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생각하고 썼다는 것에 의미를 두겠습니다..;; ㅋ
첫댓글 [3] 자신에 대해서 고심한 흔적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4] 진솔합니다. 나란 의미는 이러한 진솔에서 나옵니다.
[3] 다른분들과 마찬가지로 수많은 「관계」과 행복의 추구에 그 의미를 두고 계시는듯하군요. 잘읽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3]많은 생각을 했음이 느껴지는 글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3] 지성인이라면 자신을 객관화시키는 과정을 겪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과제가 많이 나오는 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