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구원투수 진필중(29)이 7℃의 쌀쌀한 날씨 속에서 149㎞의 강속구를 뿌렸다. 28일 잠실 SK 시범경기에서 9회 마무리로 등판한 진필중은 1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간단히 막아내고 연속 구원왕의 자존심을 곧추세웠다. 스코어가 6-2로 벌어져 세이브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시범경기 들어 4게임(3⅓이닝)째 무안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정상호에게 시범경기 첫 볼넷을 허용한 것이 유일한 옥에 티.
이날 경기의 가장 큰 관심거리는 149㎞였다. 꽃샘 추위가 몰아친 3월 말의 149㎞는 날씨가 따뜻해지는 5월 이후에 150㎞를 훨씬 웃도는 스피드로 둔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진필중은 이날 채종범과 송재익 타석에서 두차례 149㎞를 쏘았다. 모두 15개의 투구 중 직구를 12개 던졌는데 딱 한 번 144㎞가 찍혔고 나머지 9구는 147∼148㎞. 3개의 변화구는 모두 슬라이더였다.
진필중은 “벌써 149㎞가 나온 것은 나 스스로도 놀랍다. 지난해 이맘 때는 143㎞ 정도였는데 예년보다 4∼5㎞가 더 나오고 있다. 이런 페이스라면 5월 이후 150㎞대를 유지할 수도 있을 것이다”며 “스피드를 끌어올리는 것이 올시즌 중요한 목표 중 하나”라고 말했다. 진필중의 최고 스피드는 비공식적으로 지난해 기록한 154㎞였다. 국내 프로야구 최고 스피드는 선동렬이 해태시절 기록한 155㎞이다.
진필중은 또 “직구 스피드를 살리기 위해 가급적이면 포크볼은 삼갈 것”이라며 “웬만한 위기상황이 아니면 슬라이더와 너클커브를 구사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포크볼은 직구처럼 낚아채듯 던지는 게 아니라 찍어 누르는 식으로 던지기 때문에 직구 스피드를 떨어뜨리는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다. 다저스의 박찬호가 포크볼을 배우지 않은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3년 연속 구원왕에 도전하는 진필중이 올시즌 국내 프로야구 최고의 강속구를 던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