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로 자해를 시도한 고등학생
Q.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중학교때부터 우울함이 있었습니다. 자살기도를 하기도 했습니다. 버티다가 중학교 말에 부모님께 말씀드렸는데 도움을 받지 못해 또 다시 버텼습니다. 혼자 나아지려고 애썼고 괜찮아지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혼자 있을 때 감정이 밑으로 내려가는 기분은 여전했습니다. 고등학교 들어와서는 펜으로 피부찌르기 등 가벼운 자해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학교 폭력 문제가 생겼고 제가 피해를 받게 되었습니다. 가해자는 가벼운 처벌을 받고 보란 듯이 잘 살았고, 그 때 제가 아무리 열심히 살아 봤자 아무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후로 더 자주 구토하고 자해 시도를 했습니다. 이제는 뭘 해도 집중이 안 되고 죽고 싶다는 생각만 합니다. 너무 지쳐요. 죽고 싶은데 도저히 죽지는 못하겠어요. 삶이 너무 절망적이고 빛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 주위에 걱정을 끼치기도 싫어서 일기장에만 죽고 싶다고 쓰고 사람들하고 있을 때는 웃고 다니는데 그게 너무 힘들어요. 어떻게 하면 이 우울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A.
우선 오랜 기간 동안 우울증과 자살 시도, 자해, 친구들과의 좋지 않은 기억 등으로 많이 힘들었을 학생의 아픔이 전해져 마음이 아픕니다. 버티고 버티다 중학교 때 부모님께 도움을 받고 싶다는 적극적인 메세지를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도움을 못한 것도 안타깝습니다. 적극적인 도움을 요청했을 때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보통 큰 좌절을 느끼고 그 다음부터는 적극적인 도움 요청을 잘 하지 않게 되기 마련입니다. 그래도 이렇게 용기내서 저희 센터를 찾아주신 학생이 자신을 위해한 선택과 내면에 존재하는 힘을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한동안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즐겁게 생활하려고 많은 노력을 해서 잘 이겨낸 시기도 있었지만 그 시기에도 고통을 이기지 못해 자해를 하기도 했었다는 것으로 볼 때 그 아픔이 극심했겠다 예상됩니다. 고등학교 친구들에게 상처 받는 사건이 일어나 더는 견딜 힘이 없어졌고, 지금 우울감을 지나 오히려 편안하다고 하시는 표현을 보니 이제는 꼭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시기가 되었다고 전문가로서 판단됩니다. 주변에 말도 하지 못하고 일기장에만 자신의 마음을 쓰고 있다고 했는데, 이제는 학생의 마음을 보듬어줄 의료진이나 상담사가 필요하겠습니다.
우울증에서 벗어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지금도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 이야기를 들어봤을 때, 적절한 치료와 상담을 받으면 충분히 긍정적이고 밝은 성인으로 자라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듭니다. 그 동안 주변에 도움을 청할 곳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데 저희 센터에 방문하시거나 국가에서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들을 이용하셔서 치료와 상담을 원활히 잘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자해에 대한 이해와 도움이 되는 방법
1. 자해 증상과 의도 알아차리기
청소년기 자해 행동이 나타나는 것에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칩니다. 우울, 애착외상, 트라우마, 강압적인 부모의 양육태도, 학업스트레스, 대인관계 어려움, 해리 상태 등이 예측 요인으로 밝혀져 있습니다.
청소년 당사자라면 내가, 청소년의 부모라면 자녀가 긴장과 스트레스를 완화 시킬 때 하고 있는 행동이 ‘자해성’ 행동이 아닌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일상의 변화, 스트레스 에 사람은 각기 다른 대처 방식으로 긴장과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합니다.
자해는 건강한 대처법이 아닙니다. 타인에 폭력, 상해를 입히는 것이 잘못된 일이듯 자신에게 폭력, 상해를 입히는 것은 적절한 행동이 아님을 기억하고 사소한 행동이라도 나를 의도적으로 괴롭히기 위해 하고 있지 않은지, 나에게 해가 되는 것이 아닌지 알아차리는 것이 우선 되어야 합니다.
2. 인정하고 받아드리기
‘자해러’라는 단어가 있을 만큼 아동·청소년들에게 자해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SNS 인증을 통해 자신이 얼마나 힘든 상태인지를 드러내기를 원하고 자신과 비슷한 심리적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는 사람들과의 유대감을 형성,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기를 원합니다. 주변 환경에 대한 인식과 스트레스에 적절히 대처하는 것이 미숙한 청소년들은 자해 행위가 어떤 영향을 주는지, 어떤 원인에서 발생하는지 모를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행동에는 원인이 있기 마련입니다. 어떠한 이유에서든지 발생한 행동의 기저에 욕구와 감정이 있다는 것을 인정, 자해의 경우 그 시작이 대부분 외상 및 실존적 고통 단계에서 나타납니다(백연우 외, 2022). 심리적 어려움으로 자해를 했다면 도움이 필요한 상태라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드리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사회적지지 경험하기
최지원(2023)은 비자살적 자해를 중단한 학교부적응 청소년들의 경험에 대한 현상학적 연구에서 청소년들이 가족과 가족 외 타인 등 의미 있는 존재에 지지받는 경험, 안전한 관계 경험이 공통적으로 있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청소년들의 자해를 예방하고 자해중단을 돕기 위해 가족, 또래, 교사, 전문가 등으로부터 사회적 지지가 필수적입니다. ‘존재만으로 가치’ 있다는 이야기가 아이들에 마음에 닿았을 때 자아존중감 향상과 정서적 안정감을 찾게 됩니다.
4. 전문가의 도움받기
자해가 단발성으로 일어난 것이 아니라 장기화되고 중독적으로 행해지고 있다면 전문가의 도움이 시급합니다. 부적응적 행동, 특히 자신을 해치는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신체·정서·심리·환경적 요인과 부정적인 패턴을 통합적으로 이해하고 이에 맞는 접근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해에 개입하고 있는 대표적인 치료 방식은 인지행동치료, 동기강화상담, 가족기반치료, 집단상담 등이 있습니다(서미 외, 2020). 전문가의 도움을 통해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을 확인, 해결하고 스스로를 돌보는 연습을 할 수 있습니다.
본 센터는 아동과 청소년을 비롯한 모든 연령의 상담을 진행하는 센터로 사회성 발달을 위한 집단상담, 치료놀이 및 각종 상담방식이 다양한 치료센터입니다. 또한 전문 치료사가 배치되어 고민하고 어려워하는 부분을 정확하고 친절하게 상담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방문하시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향숙 소장님 인터뷰 및 칼럼] >> 공감하라 마음을 얻을 것이니
[상담 후기] >> 자살하고 싶은 생각을 가지고 온 고3 남학생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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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숙 소장님]
숙명여자대학교 대학원 아동복지학과 박사 (아동심리치료전공)
상담 경력 25년, 대학교수 및 외래교수 경력 30년
현) KG 패스원사이버대학교, 서울사이버평생교육원 외래교수
KBS, MBC, SBS, EBS, JTBC,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청와대신문 등 아동청소년가족상담 자문
자격) 미국 Certified Theraplay Therapist (The Theraplay Institute)
심리치료 수련감독자 및 상담전문가 1급 (한국상담학회)
부부가족상담 수련감독자 및 상담전문가 1급 (한국상담학회)
사티어 부부가족 상담전문가 1급 (한국사티어변형체계치료학회 공인)
청소년상담 수련감독자 및 상담전문가 (한국청소년상담학회 공인)
재활심리치료사 1급 (한국재활심리학회 공인)
사티어의 의사소통훈련 프로그램 강사/ 사티어 부모역할훈련 프로그램 강사
MBTI 일반강사/ 중등2급 정교사/ Montessori 교사/ 유치원 정교사/ 사회복지사/ 보육교사 등
인터뷰) 이향숙 박사 “아이 사회성 교육의 중요성”
https://tv.naver.com/v/15458031
저서) 초등 사회성 수업 , 이향숙 외 공저. 메이트북스 (2020)
>> 언제까지 아이에게 친구들과 사이좋게 잘 지내라는 뜬구름 잡기식의 잔소리만 할 것인가? 초등학생인 우리 아이의 사회성을 길러줄 수 있는 답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사회성에 대해 20여 년간 상담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아이의 사회성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온 이향숙 박사의 오랜 경험과 노하우가 이 책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책 소개 中)
* 참고문헌
백연구, 유지영, 전화연 (2022) 청소년의 비자살적 자해경험에 대한 질적 메타연구, 청소년학 연구, 29(12):23-57.
서미, 김지혜, 소수연, 이자영, 이태영, (2020) 청소년 자해상담:이론과 실제, 서울:학지사.
최지원, (2023) 학교부적응 청소년의 비자살적 자해에 대한 현상학적 연구, 영남대학교, 박사학위논문.
Alexander L. Chapman, PhD, and Katherine L. Dixon-Gordon. (2007), “Emotional Antecedents and Consequences of Deliberate Self-Harm and Suicide Attempts”, Suicide and Life-Threatening Behavior 37(5),
Muehlenkamp, J. J & Walsh, B, W., McDade, M. (2010). Preventing non-suicidal self-injury in adolescents : The sign of self-Injury Program. J ournal of Youth and Aggarwal, 39, 306-314.
*사진첨부: pixabay
*작성 및 옮긴이: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김현지
첫댓글 ★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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