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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2일 월성 핵발전소 4호기의 사용후핵연료 저장조의 고준위 핵 오염수 2.3톤이 아무런 여과 없이 배수구를 통해 바다로 흘러갔습니다. 한국 핵발전소 사고 중에서도 매우 충격적인 사건입니다. 그러나 한국수력원자력과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는 일반인의 연간 선량 한도인 1밀리시버트(mSv)에 미치지 않아서 문제가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경주환경운동연합과 탈핵경주시민공동행동,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 등 일부를 제외하고,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이 충격적인 문제에 깊이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역시 충격적입니다. 일본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바다 투기에 대해서는 적극 반대하고 있으면서 월성 핵발전소에서 발생한 핵 오염수 바다 누출 사고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는 모습이 의아스럽기까지 합니다.
월성 핵발전소 4호기의 사용후핵연료 저장수조의 열교환기에서 누설이 생겨 고준위 핵 오염수 2.3톤이 아무런 여과 없이 배수구를 통해 바다로 흘러간 일이 발생했다. ⓒ장영식
대부분 한국의 핵발전소가 경수로 핵발전소이지만, 월성 핵발전소는 중수를 감속재로 사용하고 있는 중수로 핵발전소입니다. 중수로 핵발전소에서는 천연우라늄을 핵연료로 이용하고 중수를 냉각재로 이용하기 때문에 핵발전소 가동 때에 다른 핵발전소보다 더 많은 삼중수소가 발생합니다. 당연히 월성 핵발전소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피폭도 다른 핵발전소보다 더 심각합니다.
이러한 월성 핵발소에서 핵 오염수 누수 사건과 관련하여 경주환경운동연합은 “월성4호기 사용후핵연료 저장수조의 냉각수 누출 사고는 ‘방사성 액체폐기물’이 처리계통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바다로 배출된 중대한 사고다. 또한 당시 배출된 냉각수의 삼중수소 농도를 300만 베크렐(Bq/L)로 추정할 경우 배출허용 농도의 75배를 초과하는 충격적인 사고다”라고 하면서 “원안위와 한수원은 이번 사고의 규모를 축소하기 위한 수치들만 발표할 뿐 정작 국민이 알아야 할 정보는 발표하지 않고 있다”라며 비판하고 있습니다.
월성 핵발전소에서 가장 가까이 살고 있는 나아리 주민들은 매주 월요일 아침마다 집단이주를 요구하며 상여 시위를 하고 있다. 어느새 10년이 되었다. ⓒ장영식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에서도 기자회견문을 통해 “지금 유출된 물은 물이 아니다. 1미터 앞에만 가면 사람이 즉사하는 사용후핵연료 수십 년치가 담겨 있던 물이다”라며 “삼중수소가 몸속에서 전원 검출되었던 월성 핵발전소 인근 주민들은 전국 평균의 2.5배가 넘는 그동안의 수많은 갑상선암을 차치하고서라도 올해 1분기에만 작은 마을 안에서 췌장암 4명, 유방암 4명, 혈액암 2명이 발생했다. 모두 전국 평균 4배가 넘는 암 발생율이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중수로 핵발전소는 천연우라늄을 핵연료로 이용하고 중수를 냉각재로 사용한다. 때문에 핵발전소 가동 때에 다른 핵발전소보다 더 많은 삼중수소가 발생한다. 그러나 한수원은 핵발전소 앞에서 낚시를 하는 등의 행위를 묵인하고 있다. 핵발전소의 위험성을 은폐하고, 평화적 모습을 홍보하기 위함이다. ⓒ장영식
한국의 핵발전소들은 신규 핵발전소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2020년대에 설계 수명을 다하게 됩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설계 수명을 다하는 핵발전소들을 폐기하지 않고, 설계 수명을 연장하겠다고 말합니다. 월성 핵발전소와 고리 핵발전소, 울진과 영광의 핵발전소들의 설계 수명을 연장하겠다고 말합니다.
이번에 사고를 일으킨 월성 핵발전소 4호기의 설계 수명은 2029년입니다. 월성 핵발전소 4호기의 사용후핵연료 저장수조의 열교환기에서 누설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번 사고처럼 오래된 핵발전소는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습니다. 곳곳에서 고장과 사고가 일어나고 있는 오래된 핵발전소는 수명 연장보다는 조기에 폐기하는 것이 정답입니다.
수원교구 창조보존연대 양기석 신부와 대구대교구 생태환경위원회 임성호 신부 그리고 수도자와 평신도들이 월성 핵발전소 홍보관 앞의 나아리 주민 농성장 앞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월성 핵발전소 정문 앞까지 노후 핵발전소 폐기와 나아리 주민의 집단이주를 요구하며 행진을 했다. ⓒ장영식
장영식(라파엘로)
사진작가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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