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변한 구멍가게 하나 없던 1970년대 시골 동네 아이들에겐 사카린도 감미 탐닉의 대상이었다.
가끔씩 부엌 찬장 속 유리병에 담겨 있던 작고 납작한 육각기둥 모양의 그 흰색 결정체 몇알을 입에 털어넣고, 깨물어 먹거나 빨아 먹으며 단맛의 허기를 채웠다.
삼성그룹 대주주 가문의 형제간 재산다툼은 ‘사카린의 추억’을 새삼 떠올리게 했다.
먼저 싸움을 건 형이 동생에게 ‘삼성 왕국’의 권력을 빼앗긴 실마리가 이른바 ‘사카린 밀수 사건’이었음은 세간에 널리 알려져 있는 그대로다.
밀수라는 아름답지 못한 사건에 얽힌 이맹희씨가 동생 이건희 삼성 회장에게 밀려 삼성 경영권에서 배제된 뒤의 사태 전개는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동생 쪽이 삼성 회장에 오른 1987년부터, 형 쪽 집안이 CJ로 분가해 나온 1995년까지 그야말로 치열한 암투가 이어졌다.
여진은 그 뒤로도 오래도록 남아 간헐적으로 폭발했고, 동생을 상대로 한 형의 ‘소송’ 제기와, 형 쪽을 목표로 삼은 동생 쪽의 ‘미행’, 형에 이어 누나까지 법정 다툼에 가세해 긴장감을 한껏 높여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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