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로 만나본 70년대 ..
통넓은 청바지에, 휘날리는 긴 머리. 짧은 미니 스커트에, 잠자리 선글라스.
70년대는 젊음과 낭만, 개성과 자유가 꿈틀대는 시대였다.
젊은이들은 통기타를 둘러 메고 캠퍼스를 활보하고, 생맥주를 마시며 세상을 이야기했다.
산업화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고 생활이 풍족해지기 시작하면서 기성 세대에 반발하는 청년 문화,
이른바 신세대 문화가 등장하기 시작한다.
청바지, 통기타, 생맥주, 장발에 미니스커트로 대변되던 대학생들과 소외, 애환, 향수, 투쟁 등의
낱말을 가슴에 지닌 도시 노동자들이 문화의 두 갈래를 이루며 70년대를 이끌어 간다.
자동차가 아직 보급되기 전 대표적인 데이트 장소는 고궁이나 남산이었고,
택시를 대절해 북악 스카이웨이나 남산 순환 도로를 드라이브하는 건 무척 특별한 데이트
코스였다고 한다.
통기타 가수들의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생맥주집이나 클래식 음악을 항시 틀어 주던 음악감상실,
음악 다방들이 유행하였다. 또한 대학 축제 문화가 형성되기 시작했고,
신중현을 중심으로 록 음악이 태동하기 시작했으며 대학가요제가 열리기 시작하였다.
(1) 포크송의 유행
70년대는 서구 문화의 유행과 함께 새롭게 등장한 포크 음악의 시대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포크송은 단순한 음악이 아닌, 기성 세대에 대항하는 신세대 청년 문화의 분출구였다.
통기타 하나에 청바지를 걸친 엘리트 가수들, 단순한 반주에 가사가 중시되던 자유로운 노래들.
그 시절 젊은이들의 솔직하고 자유분방한 모습이 노래에 그대로 담겨 있다.
또한 그들은 작고 소박하며 순수한 것들을 노래한다. 때묻은 기성 세대를 거부하듯 깨끗하고
순수한 자연을 노래한다.
꽃잎 끝에 달려 있는 작은 이슬 방울을, 유리처럼 맑은 아침을, 하얀 손수건을, 가엾은 작은 새를.
그리고 또 노래한다. 내가 살고 싶은 곳은 작은 초가집이고 내가 먹고 싶은 것은 구운 옥수수라고.
그들은 이처럼 맑고 순수하며 또한 꿈과 이상이 가득하다.
기성 세대와 그들의 문화에 매이길 거부하며 자신만의 세계를 찾고자 자유롭게 방랑한다.
그들은 끊임없이 행복의 나라로 가자고, 조그맣고 예쁜 고래 한 마리 잡으러 동해 바다로 떠나자고
노래부른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강대국의 문화를 동경하며 그들의 모습을 흉내내려고 하기도 한다.
이런 허영심의 결과가 바로 <웨딩 케익>,<하얀 손수건>,<목장길 따라>,<아름다운 것들>,
<고별> 등 번안 가요의 유행과 '트윈폴리어', '어니언스', '투코리안즈', '원플러스원',
'라나에로스포', '쉐그린', 등 외국어 팀이름의 유행으로 나타난다.
▶ 대표곡 : - <꽃반지 끼고>(71, 은희 작사, 변혁 작곡, 은희 노래),
- <친구>(71, 김민기 작사·작곡·노래),
- <라라라>(71, 윤형주 작사·작곡·노래),
- <행복의 나라>(71, 한대수 작사·작곡, 양희은 노래),
- <비와 나>(72, 윤형주 작사, 송창식 작곡, 윤형주 노래),
- <작은 새>(김정호 작사·작곡, 어니언스 노래),
- <꽃보다 귀한 여인>(송창식 작사·작곡·노래),
- <애인>(73, 이장희 작사·작곡·노래),
- <모닥불>(박건호 작사, 박인희 작곡·노래),
- <하얀 손수건>(조용호 개사, 트윈폴리어 노래),
- <길 가에 앉아서>(윤형주 작사·작곡, 김세환 노래),
- <물 좀 주소>(74, 한대수 작사·작곡·노래),
- <고래사냥>(74, 최인호 작사, 송창식 작곡·노래),
- <아침이슬>(김민기 작사·작곡, 양희은 노래)
(2) 록 음악의 태동
록은 포크송의 갑작스런 붐에 가려 크게 인기를 누리진 못했지만
80년대 록의 모태가 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고 본다.
'한국 록의 아버지'로 불리우며 지금도 많은 후배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신중현은
<커피 한 잔>과 <님아>로 펄시스터즈를, <님은 먼곳에>, <거짓말이야>, <나뭇잎 떨어져서> 를
히트시키며 김추자를 스타로 만들었다.
그리고 <해변으로 가요>, <바닷가의 추억>의 키보이스, <초원의 빛>의 히식스,
<달무리>, <등불>을 부른 영사운드 등이 활발한 록그룹 활동을 보였다.
그리고 윤항기도 <무지개빛>이란 노래로 인기를 모았다.
하지만 비틀즈나 클리프 리차드가 전세계 젊은이들을 사로잡던 당시의 분위기에는 많이 미치지
못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70년대 록이 그 특유의 색깔을 뚜렷하게 나타내진 못했지만,
그 시작을 발판으로 70년대말 대학가요제와 산울림 세대를 거쳐
80년대 들국화에 이르러 한국의 록이 제모습을 완성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 대표곡 : - <커피 한 잔>(68, 신중현 작사·작곡, 펄시스터즈 노래),
- <님아>(68, 신중현 작사·작곡, 펄시스터즈 노래),
- <님은 먼 곳에>(69, 신중현 작사·작곡, 김추자 노래),
-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69, 신중현 작사·작곡),
- <거짓말이야>(69, 신중현 작사·작곡, 김추자 노래),
- <해변으로 가요>(71, 김희갑 작사·작곡, 키보이스 노래),
- <초원의 빛>(71, 김호 작사·작곡, 히식스 노래),
- <미인>(74, 신중현 작사·작곡, 신중형과 엽전들 노래)
(3) 트로트와 주류 가요
트로트가 60년대에 비해 그 세력을 많이 잃긴 했지만 엘레지의 여왕 이미자는 아직도 건재했으며,
라이벌 구도를 이루며 새롭게 떠오른 남진과 나훈아는 독특한 창법과 개성으로 트로트의 화려한
전성기를 이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스탠다드 가수들도 광범위한 팬층을 형성하며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패티김, 임희숙, 정훈희 등의 대형가수들은 물론, 잔잔한 곡을 선보였던 양희은, 김세환, 윤형주,
송창식 등도 많은 팬을 확보하며 성장하기 시작했다.
▶ 대표곡 : - <사랑은 눈물의 씨앗>(69, 남국인 작사, 김영광 작곡, 나훈아 노래),
- <가지 마오>(71, 고향 작사, 남국인 작곡, 나훈아 노래),
- <먼 데서 오신 손님>(이호 작사·작곡, 조미미 노래),
- <머나먼 고향>(71, 박정웅 작사·작곡, 나훈아 노래),
- <님과 함께>(72, 고향 작사, 남국인 작곡, 남진 노래),
- <내 님의 사랑은>(74, 이주원 작사·작곡, 양희은 노래),
- <길 잃은 사슴>(최호영 작사, 김희갑 작곡, 김세환 노래),
- <날이 갈수록>(74, 김상배 작사·작곡, 송창식 노래),
- <어제 내린 비>(74, 최인호 작사, 정성조 작곡, 윤형주 노래)
(4) 70년대 후반의 혼돈과 좌절
강력한 세력을 가지고 급속하게 퍼져가던 포크송은 75년 1월,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대마초 사건으로 한풀 꺾이게 된다.
이 사건으로 이장희, 신중현, 윤형주, 김세환, 이종용, 김추자, 이장호 등이 구속된다.
뒤이어 생겨난 유신 체제는 대마초, 장발, 미니스커트 등을 단속하며 청년문화의 자유로움을
짓밟는다.
한대수와 김민기의 음반은 출반이 금지되고 <아침 이슬>은 금지곡이 된다.
이즈음 송창식은 <한번쯤>, <왜 불러>, <피리 부는 사나이> 등 실험적인 음악을 선보이며
비어버린 가요계를 채워 준다.
또한 훨씬 대중화된 포크송을 가지고 TV 쇼 프로그램에 진출하는 가수들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 대표곡 : - <왜 불러>(74, 송창식 작사·작곡·노래),
- <한번쯤>(송창식 작사·작곡·노래),
- <눈이 큰 아이>(75, 이종환 작사, 김홍경 작곡, 버들피리 노래),
- <피리 부는 사나이>(송창식 작사·작곡·노래),
- <둘이 걸었네>(76, 최주호 작사·작곡, 정종숙 노래),
- <긴 머리 소녀>(76, 오세복 작사· 작곡, 둘다섯 노래),
- <애심>(76, 김용기 작사·작곡, 전영록 노래),
- <푸른 시절>(77, 지명길 작사, 신승용 작곡, 김만수 노래),
- <어디쯤 가고 있을까>(78, 이경미 작사, 이현섭 작곡, 전영 노래)
이렇게 70년대 후반 가요계는 특별한 스타가 없는 가운데 여러 장르의 음악이
뒤섞인 그런 노래들이 인기를 끌고 있었다.
그러던 중 76년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발표되며 트로트가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또 대학가요제를 통해 나타난 대학생 록그룹들도 그 참신함에 힘입어 많은 인기를 누렸다.
▶ 대표곡 : - <돌아와요 부산항에>(75, 황선우 작사·작곡, 조용필 노래),
- <나를 두고 아리랑>(75, 김중신 작사·작곡, 김훈 노래),
- <나는 못난이>(76, 이요섭 작사·작곡, 딕훼밀리 노래),
- <해 뜰 날>(76, 송대관 작사, 신대성 작곡, 송대관 노래),
- <나 어떡해>(77, 김창훈 작사·작곡, 샌드페블즈 노래),
- <오동잎>(77, 안치행 작사·작곡, 최헌 노래),
- <앵두>(78, 안치행 작사·작곡, 최헌 노래),
- <탈춤>(78, 김종태 작사, 지덕엽 작곡, 활주로 노래),
- <그대로 그렇게>(78, 정원찬 작사·작곡, 피버스 노래)


첫댓글 "나는 못난이"잘 들엇습니다. 수고하심 감사합니다.우리의 숨은 음유시인 이요섭 작곡 "세월(김주영 시)".이요섭 작사,작곡"내가슴 빈자리에""코스모스 연가"등 듣고싶군요".음악이 있는 곳에 악이 있을 수 없다.-세르반테스)
네, 안녕하세요~ 이귀성 선생님!~ 감사합니다. 저 ..부탁하셨던 이요섭 선생님의 노래집은 저도 궁금해서 틈 나는대로 다음 네이버 카페 블로그 등 여기 저기 인터넷 검색을 해봤는데요 좀처럼 찾기가 쉽지 않네요~ 한번 더 인터넷 검색해서 찾아보고 선생님의 다른곡들도 음악이 있으면 준비 되는대로 올려드릴께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음악이 나오지 않는군요. 일정시간이 지나면 자동적으로 지워지는지요?오늘과 같은 경우 자주 대합니다. 컴 용량과 관계되는 것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