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워 볼까요] 12) 홈카페-가정용 에스프레소 머신

[새벽애(뎀)]

가정용 에스프레소 머신
이탈리아어인 에스프레소(espresso)는 영어의 익스프레스(express)의 의미로 ‘빠르게 추출되는 커피’란 뜻을 가지고 있다. 1901년 이탈리아 베제라(Bezzera)에 의해 증기압을 이용하여 커피를 추출하는 에스프레소 머신이 특허 출원된 이후, 에스프레소는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원두커피의 대명사가 되었다.

‘에스프레소’는 에스프레소 머신 내부의 보일러에서 90~95℃로 데워진 뜨거운 물을 전동펌프에 의해 9±1기압(bar)의 압력으로 25±5㎖를 추출한 소량의 진한 원두커피이다. 에스프레소가 다른 추출 도구로 추출한 원두커피와 다른 점은 원두 속에 다량 함유된 식물성 지방을 가압 추출 방식으로 뽑아 황금빛의 크레마층이 형성된다는 점이다. 로스팅 시 발생하는 다량의 CO₂ 가스와 휘발성 향기물질이 원두의 지방성분과 결합하여 형성된 크레마는 원두의 풍부한 향미와 더불어 부드러운 질감을 만들어 내어 균형 잡힌 원두커피를 즐길 수 있게 해준다.

이런 완벽한 한 잔의 에스프레소와 여기에 물을 희석한 아메리카노, 우유 거품을 혼합한 카푸치노, 카페라테를 집에서 즐기려면? ‘가정용 에스프레소 머신’을 구입하여 홈 바리스타에 도전하면 가능하다.

커피전문점에서 사용하는 상업용 에스프레소 머신은 가격도 매우 비쌀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 쓰기에는 크기도 너무 크고 전력 소모량도 매우 크다.

따라서 에스프레소 머신 회사들은 가정에서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가정용 에스프레소 머신을 판매하고 있는데, 상업용 머신과 동일한 방식의 반자동, 자동머신과 추출과 관리가 간편한 파드형, 캡슐형 머신으로 나눌 수 있다. 각각의 사용 방법과 장단점을 알아보자.

1. 파드(POD) 머신

파드형 에스프레소 머신이란, 분쇄된 원두를 녹차티백과 같은 부직포에 1잔 분량씩 포장되어 있는 파드(POD)를 파드 전용 에스프레소 머신에 삽입하여 추출하는 방식의 머신이다. 사용과 관리가 간편하며, 파드는 개당 400~800원, 머신은 10만~20만원대로 가격도 가장 저렴한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파드 자체가 원두가루를 100% 밀봉 포장할 수 없어 유통 과정 중 향의 손실이 많으므로 추출된 에스프레소의 향이 약하다. 또한 머신의 압력도 최대 5기압(bar)으로 추출압이 낮아 크레마 형성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따라서 에스프레소의 농도가 대체로 묽은 편이라, 커피맛도 약하고 에스프레소 특유의 보디(Body)감도 부족하다.

2. 캡슐(Capsule) 머신

캡슐형 에스프레소 머신은, 분쇄된 원두를 캡슐에 넣어 밀봉한 커피를 캡슐 머신에 삽입하여 추출하는 방식의 머신이다. 파드 머신과 같이 사용과 관리가 간편하며, 분쇄 원두의 포장 상태가 파드보다 양호하다. 또한 상품 라인이 다양하여 원두 선택의 폭도 파드보다 넓고, 추출 압력도 양호한 편이다.

단점은 역시 분쇄 포장된 원두를 사용하므로 신선한 원두를 바로 갈아 추출하는 방식보다 재료 자체가 신선하지 않다. 또한 캡슐의 개당 단가가 600~1200원으로 상당히 비싸며, 회사별로 대부분 호환이 되지 않아 캡슐 머신을 구입한 회사의 캡슐만 사용이 가능하다. 머신의 가격은 10만~60만원인데, 저가 머신은 파드와 별반 다르지 않으므로 성능을 고려한다면 고가 라인의 머신을 구입해야 하는데, 고가 라인의 머신용 캡슐이 역시 개당 단가도 높아 유지 비용이 꽤 많이 들어가는 머신이다.

3. 반자동 머신

가정용 반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은 대부분의 커피전문점에서 사용하는 상업용 머신의 방식과 동일한 방식으로 가정에서 사용하도록 크기나 전력 소모량을 낮춰 판매하는 머신이다. 원두는 외부 그라인더로 분쇄하여 포터필터에 담은 후 머신에 장착, 추출버튼을 누르면 펌프의 힘으로 9±1기압(bar)의 압력을 가해 풍성한 크레마가 형성되는 에스프레소를 추출한다. 가격은 10만~400만원대로 다양한 상품이 있으나, 상업용 머신급의 58㎜ 포터필터를 사용하는 100만원대 이상의 머신을 구입해야 제대로 된 에스프레소 추출과 우유 스티밍이 가능하다.

사용과 청소 관리가 다소 번거로우나 홈 바리스타를 즐기는 마음으로 사용한다면 크게 수고로운 일은 아니다. 갓 볶은 신선한 원두를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고, 전문 바리스타와 동일한 추출을 할 수 있으며, 훌륭한 홈카페 에스프레소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4. 전자동 머신

가정용 전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은, 원두를 분쇄하는 그라인더가 머신과 일체형이라 분쇄, 탬핑의 과정 없이 머신 상부의 원두통에 원두를 넣고 물통에 물을 채운 후 추출 버튼만 누르면 에스프레소가 추출된다. 또한 우유통을 전용 호스로 연결하면 따뜻한 우유거품도 자동으로 만들 수 있다. 따라서 반자동 머신에 비해 사용이 매우 편리하다. 다양하고 신선한 원두를 선택할 수 있고, 바로 갈아 바로 추출하므로 신선한 원두의 맛과 향을 즐길 수 있으며, 그라인더 일체형이라 그라인더를 별도로 구입할 필요가 없다. 가격대가 60만~600만원대로 반자동 머신에 비해 비싸며, 자동이다 보니 오작동이나 고장의 확률이 반자동에 비해서는 높은 편이다.

박효승(테이블탑커피 대표) / 출처 : 라이프매일 2015.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