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arden of Eden by SAVERY,
Garden of Eden, c 1612, by Jan the Elder Brueghel.
Rousseau. The repast of the Lion 1907. Metropolitan Museum
Henri Rousseau Lion
Information
제목 : 라이온 킹 3D
감독 : 로저 알러스, 롭 민코프
장르 : 3D 애니메이션 어드벤처 블록버스터
제작 : 월트 디즈니
수입/배급 : 소니 픽처스 릴리징 브에나 비스타 영화㈜
러닝타임 : 89분
개봉 : 2011년 12월 29일
About Film Maker
감독 / 로저 알러스(ROGER ALLERS), 롭 민코프(ROB MINKOFF)
제작 / 돈 한(DON HAHN)
각본 / 아이린 메치(IRENE MECCHI), 조나단 로버츠(JONATHAN ROBERTS), 린다 울버턴(LINDA WOOLVERTON)
음악 / 한스 짐머(HANS ZIMMER)
주제곡 / 엘튼 존(ELTON JOHN), 팀 라이스(TIM RICE)
미술감독 / 앤디 개스킬(ANDY GASKILL)
프로덕션 디자이너 / 크리스 샌더스(CHRIS SANDERS)
CG 수퍼바이저 / 스콧 존스톤(SCOTT F. JOHNSTON)
3D 총괄 책임 / 로버트 뉴만(ROBERT NEU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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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 일고 있는 3D 컨버전 열풍에 따라 1994년 개봉했던 라이온 킹이 3D 버젼으로 다시 돌아왔다. 요즘 새로 제작되는 웬만한 액션영화나 애니메이션들은 3D로 만들어지며 이젠 전설이 된 옛 영화들도 기술력을 바탕으로 깊이감있는 3D로 재탄생 하는 컨버젼이 그야말로 대세다. 내년에는 타이타닉, 스타워즈 에피소드1, 미녀와야수, 니모를 찾아서가 개봉될 예정이며 내후년에는 몬스터주식회사,인어공주가 연이어 3D로 개봉된다고 한다. 어린 시절 보았던 꼬마들은 이제 성인이 되었고 지금의 어린이들에게는 깊이감을 더한 수작들을 만나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컨버젼 작업이 부정적이지 않다.
라이온킹은 뮤지컬로도 만들어졌고 샤롯데에서 관람한 기억이 있다. 한스짐머의 주옥같은 ost와 앨튼존의 감미로운 목소리까지 음악적 완성도도 높은 작품이다. 아프리카의 평화로운 왕국 프라이드 랜드를 배경으로 이곳을 다스리는 사자 무파사와 아들 심바, 호시탐탐 권력을 탐하는 왕의 동생 스카, 주인공 부자보다는 악역이지만 스카의 목소리가 이상하게 끌렸다. 나중에 알았지만 연기파배우 제레미아이언스의 음성이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권력을 찬탈하기 위한 탐욕스런 스카의 연기에 생명을 불어 넣기에 충분했다. 형을 죽이고 권력과 암사자들까지 차지한 스카와 복수를 꿈꾸는 심바의 이야기는 매우 낯익은 플롯이다. 성격은 약간 다르지만 죽은 아버지의 환영이 나타나는 점도 그렇고 바로 세익스피어의 햄릿의 스토리라인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세익스피어도 다수의 유사한 다른 작가의 작품들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희곡이긴 하지만 삶과 죽음, 정의와 불의, 실체와 허구, 이성과 격정, 사랑과 미움에 대한 깊이있는 고민을 담은 최고의 작품으로 꼽힌다. 라이온킹은 주인공이 동물들이지만 햄릿 등 고전의 탄탄한 스토리와 귀에 감기는 음악들로 지금에 어른들이 봐도 유아적이지 않고 잔잔한 재미와 감동을 준다.
3D버젼은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펼쳐진 초원과 여러 동물들의 군무와 광활함을 자연스럽고 생생하게 살려내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태곳적 자연그대로의 상태, 천지창조의 발원인 에덴 동산을 상상했던 브뤼겔의 그림이 펼쳐지는 듯 하다. 명화에서 동물들이 무리지어 나오는 장면은 에덴동산을 묘사한 것과 노아의 방주를 만드는 과정에 한쌍씩 무리지어 들어가는 장면, 신약시대 광야에서 40일 사람없이 동물들과 있는 예수그리스도의 모습을 그린 것이다. 얀브뤼겔의 그림에는 여러 종류의 동물들이 비교적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는 걸 볼 수 있는데 북유럽회화의 스타일에 충실하면서도 궁정화가로서 여러 동물들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어 가능했다. 맹수인 사자는 화면 맨 왼편 아래 암수 한쌍이 어우러져 보인다.
영화의 모든 배경은 아프리카이니 만큼 정글의 광활함이 한껏 펼쳐진다. 작가 생활 내내 환상적 밀림에 집중한 작가라면 프랑스의 화가 앙리루소(Henri Rousseau)를 들 수 있다. 현대의 원시적 예술의 아버지라 불리는 루소는 특유의 상상력과 창의성으로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그만의 울창한 밀림을 만들어 내었다. 원근감 무시, 예상치 못한 구도, 독특한 색감, 몽환전인 분위기 등 또 다른 자연을 재창조한 느낌마저 든다.
라이온 킹이 보여주려는 리더십은 무얼까 생각해본다. 전형적 부자세습을 정당화하는 왕정정치라는 비난을 받을지도 모르겠다. 요즘처럼 민감한 시기에 어떤 오해의 소지도 조금은 있는 듯 하다. 여기에선 그렇게 텍스트 그대로 해석하는 것은 의미가 없고 순리에 역행함의 결과 정도로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영화 주제가 중 'circle of life'라는 노래가 나온다. 어떤 절대적 자연의 순환원리에 순응해야 한다는 메시지로도 읽히는데, 신이 자연을 먼저 창조하고 인간을 마지막 날 만드시며 한 말씀은 이들을 잘 다스리라는 것이었다. 천금같이 귀한 자연을 삶의 터전으로 주며 정의,평화, 창조질서의 보전이 이루어지는 세상을 건설하라는 바로 그 미션이었다. 배부른데도 먹기를 그치지 않고 욕심과 편안함만 추구하며 망쳐놓은 에덴동산은 이제 우리에게 재앙으로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영화에서 스카 리더십이 보여주는 소비위주의 생활이 프라이드 땅을 황폐화 시키는 것과 다르지 않다.
자연으로 돌아가라 ~
원시 밀림의 화가 루소와 동명인 프랑스 계몽주의 철학자 장쟈크 루소(Jean-Jacques Rousseau)의 유명한 말이다. 자연의 낭만성과 야성이 아니라 원시 공산사회의 평화롭고 자유로운 평등한 사회의 원형을 복원할 것을 주장했다. 자유롭고 평등하지 못한 문명사회의 부조리와 모순을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했던 그의 일반의지는 관념에 그치지 않고 실천을 전제한다.
티몬과 품바처럼 상사에게 하쿠나마타타를 외치며 대안없는 긍정만을 보게하는 것도 지혜롭지 못하다. 너를 기억하라고 정체성의 당위만을 주장하는 무파사의 환영도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보기에 심바에게 진정한 동기부여를 하며 영향력을 미치는 가장 실천적인 캐릭터는 심바의 여친 '날라'다. 날라와 심바의 엄마를 비롯한 암사자들은 정당하지 못한 권력인 스카에 줄곧 저항하고 단결해 왔다. 심바는 그저 그들의 구심점이 되어 준 것이다.
라이온킹은 자연의 낭만성과 야성을 가지고 어쩌면 루소의 자연을 그대로 그려낸 것인지도 모르겠다.
부조리와 모순은 어느 시대 어느 곳에나 존재해 왔고, 그것에 대한 대안은 우리가 끝없이 고민해야 할 숙제라는 걸 말해준다.
새해를 맞이하며 이 겨울 감동과 추억을 선물하는 영화 한편 챙겨보며
우리 각자의 자연으로 되돌아 가는 것도 좋은 스타트 일 듯.
첫댓글 배부른데도 먹기를 그치지 않고 욕심과 편안함만을 추구하여 망쳐버린 이 한몸~~
라이언킹과 루소 그림은 거의 형제 DNA의 모습입니다
박하님의 눈빛을 쫓아가기가 힘겹지만 즐겁습니다~~^^
듣던대로 마네님의 위트는 참 기발합니다. 쓰고보니 내 이야기 ㅎㅎ
루소의 밀림은 정말 신비롭고 몽환적이예요, 자연 그 자체로 돌아가라는 루소의 외침과 어째 잘 어울리는지 모르겠어요
별 생각없이 봤던 애니메이션에서 이렇게 심오한 뜻을!!! +_+
다시 봐야겠어요~ ^^
미숫가루님 어제 왜 안오셨어요, 좋은 선물 받았는데, 이거 청담동에서 봤는데 영화관이 어찌나 좋던지
개인용 해드폰에 사운드 리얼하고 아무리 다리를 뻗어도 앞 좌석에 안닿아요, 앞사람머리가 아무리커도 화면 다 보이구요,
입구에서 밀러맥주까지 주더라구요ㅋㅎㅎ
저도 라이언 킹 무지 좋아해서, 뮤지컬로도 보고, 애니메이션으로도 봤어요. 전 단순히 권력투쟁의 줄기로만 내용을 봤는데, 박하님처럼 자연과 인간(존재)를 엮어서 해석해보진 못했네요. 뮤지컬 처음 시작할 때, (무당이 선창하나요?) 누군가가 선창하고, 그 뒤에 아프리카 특유의 합창이 이어지는 노래 정말 좋아해요.
뮤지컬도 봤고 영화도 대사몇개가 튀어나올 정도로 여러번 봤어요.내용면에선 햄릿과 유사해서 삶과 죽음의 문제를 생각하게도 하고,쟝자크루소의 철학과 앙리루소의 자연이 묘한 연결고리가 있기에~음....그렇게 심오하지만은 않아요,이걸 12월말에 더빙으로 또봤는데,여기저기서 무파사가 죽자 울음을 터트리고, 엄마 나 삼촌 싫어,'이러는 아이들도 있더라구요, 악의 상징 스카가 죽지만 실제 역사에서 그정도면 애교인데
아 그 제사장 원숭이 이름은 라피키~ 노래들이 다 주옥같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