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랑&산사람> 무주 덕유산 1박2일 종주
육십령에서 향적봉, 구천동을 거치는 덕유산 종주 길은 약 80리.
거친 고봉들을 조망하며 능선을 걷는 묘미는 지리산, 설악산 종주와 견줄 만하다. 준족 산꾼들이라면 15시간 내외 무박종주가 제격이다. 그러나 능선을 따라 여유 있게 전 코스를 두발로 섭렵하고 싶다면 육십령~삿갓재(1박)~향적봉~구천동 코스를 권한다.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야생화 만발한 덕유 능선을 따라 걷다 별빛 맑은 산장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구천동에서 땀을 씻는 1박2일 종주코스를 잡아볼만하다.
◆소백산맥 중심에 우뚝 솟아 영호남 경계=덕과 여유를 품었다는 덕유산(德裕山, 1,614m)은 그 이름만큼 넉넉한 산이다. 소백산맥의 중심부에 우뚝 솟아 전북 무주, 장수군과 경남 거창, 함양군의 경계를 나누었다. 품안에 삿갓봉, 칠봉, 무룡산 등 1,000m급 거봉(巨峰)들이 일련의 맥을 이루고 있어 덕유산맥으로 부르기도 한다. 서해의 습기를 머금은 해풍이 산에 부딪히면서 뿌리는 눈 때문에 겨울산행 코스로 최고의 인기를 모으고 있고 봄, 여름에는 덕유평전에 융단처럼 펼쳐진 철쭉, 원추리 군락을 보기위해 산악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1박2일의 종주코스의 출발은 육십령으로 잡았다. 고개가 60개나 되어 육십령이 되었다는 설과 산적들이 들끓어 60명 이상 모여야 재를 넘게 했다는 데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다.
취재에 나선 날 남덕유 능선은 짙은 먹구름이 산을 덮고 있다. 산행 중 폭우가 염려되었지만 13km지점에 삿갓재대피소가 있으니 ‘보험’은 들어논 셈이다.
할미봉 근처의 대포바위 전설이 재미있다. 산 정상에 위험스럽게 걸쳐있는 포신(砲身)이 남근(男根)을 연상 케한다. 포신의 ‘힘 있는 각’(角)에 놀라 왜군이 당황해 물러갔다는 전설이 서려있다.
서봉(1,510m)근처에서 영각사 쪽 조망을 잠시 허용하던 안개는 남덕유산(1,507m)을 지나면서 경치를 완전히 삼켜버렸다. 조망이 사라져 버린 산 속. 등산객들은 모두 야생화 모드로 돌아섰다. 다들 휴대폰, 카메라를 꺼내들고 사진 찍기에 바쁘다. 등로를 따라 수줍게 핀 꽃들이 조망을 뺏긴 상실감을 영롱한 영상으로 보상해준다.
안개 속 13km를 걸어 7시간 만에 삿갓재 대피소에 들어섰다. 산장에서 간단히 저녁을 먹고 다른 일행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산에서는 누구나 쉽게 마음을 연다. 다들 산을 닮으려는 순수를 공유(共有)하기 때문이리라.
◆낮게 내려앉은 새벽별들···손에 잡힐 듯=어느덧 산장의 밤은 깊어간다. 이곳에선 9시가 소등시간. 비상등조차 없는 산장에 밤은 칠흑(漆黑) 그 자체다. 안개는 흐린 별빛마저 흡수해 버렸다. 이런 걸 암전(暗電)이라고 하나? 짙은 어둠속에서는 상념도 깊은가 보다.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한다. ‘내일 이쪽 날씨가 쾌청하리라’는 아내의 문자를 위안삼아 잠을 청한다. 늦게 잠자리에 들었는데 새벽 5시에 눈이 떠졌다. 새벽에 올려다 본 하늘은 별들의 축제장이었다. “세상에 별들이 이렇게 가까이 내려와 있다니···.” 도시의 가로등이며 문명의 장치들이 별빛을 얼마나 쫒아냈는지 새삼 느껴졌다.
떡 몇 조각으로 조반을 해결하고 짐을 꾸린다. 구천동까지 점심 무렵까지 도착하려면 일찍 나서야한다. 새벽산장의 청량한 기운을 뒤로하고 향적봉을 향해 나선다.
무룡산(1,492m)을 지날 무렵 일출이 시작됐다. 하얀 구름 사이로 산너울의 실루엣을 뚫고 붉게 솟아오르는 일출 장면은 대자연의 서사시 그 자체였다. 솟구친 태양이 산등성이를 비추자 좌우에 조그만 산군들이 구름 속에서 끝없이 펼쳐진다. ‘운해’(雲海)라는 어휘는 바로 이 장면을 위한 수식어이리라. 잔잔한 파도처럼 부드러운 능선과 해일처럼 우뚝 솟구친 산군들이 겹을 이루어 멋진 스카이라인을 만들었다. 갑자기 날아든 산새의 맑은 울음이 일행을 일출 상념에서 깨어나게 한다.
◆덕유산 능선을 따라 야생화 군락 장관=이른 아침 등산로엔 산죽들이 낮게 도열해 있다. 수분을 잔뜩 머금은 탓에 등산화며 바지가 이슬에 다 젖어버렸다. 물기를 흠뻑 뒤집어 쓴 채로 일행은 종주로를 따라 북으로 계속 진행한다. 옛날 무주와 거창을 연결하는 주요 교역로였다는 동엽령을 거쳐 중봉(1,594m)에 이른다. 고개 길이 한 시간 남짓 이어지더니 눈앞이 열리며 거대한 평원이 나타난다. 여기가 ‘산상정원’(山上庭園)이라 불리는 덕유평전. 아마 덕(德)과 유(裕)의 산명도 이 넓은 평원에서 얻었을 것이다. 수백만평 초원을 뒤덮은 신록은 청정한 기운을 뿜어내고 그 틈새로 야생화 군락이 파스텔톤으로 뿌려져 있다. 이 거대한 캔버스 위로 겨울엔 설원이 봄엔 철쭉 군락이 봄가을엔 야생화가 수채화를 펼쳐 놓는다.
평전에서의 감동을 향적봉대피소에서 커피한잔으로 추스르고 하산을 서두른다. 급경사 내리막길을 1시간여를 걸어 백련사에 이른다. 여러 번 중수(重修)를 거듭한 탓에 천년고찰 온기는 약간 퇴색했지만 사찰구석마다 덕유산의 평온한 산세와 정기가 배어난다.
백련사 입구를 내려서 얼마쯤 가자 ‘이속대’(離俗臺)가 나타난다. 입산자에게 ‘속세를 떠나는 곳’이면 하산자들에겐 ‘입속대’(入俗臺)가 되나? 이속대를 내려서면 구천동비경이 소(沼), 담(潭), 폭(瀑)을 이루며 60리길에 걸쳐 도열해 있다.
대(臺)하나를 사이에 두고 선인들은 성(聖)과 속(俗)을 갈라놓았다. 구도자들에게 그 경계는 수행의 출발점이요, 산꾼들에겐 선경(仙境)으로의 입문이다. 그 경계가 구천동 계곡 하나로 통하니 덕유산에선 이래저래 승속(僧俗)이 일여(一如)인 셈이다.
첫댓글 4번째 사진 겨울에만 미끌어지는 거이 타러 리프트만 타구 올라댕겼는디 여름에도 그림이 아름답다 리프트 철재 머리밑으로 처박히듯 미끌러 지는디 이번겨울에는 들어가 봐야겉다. 중국에도 비슷한 거이 입더먼 기와집 이름은 기억이안난다.고등핵교때 보이스카우트 할쩍이 소관섭 샘 이 끄시구 가서리 1번 그당시 간 기억이있다. 은유는 보통 산타면 9시간 이상타냐 질긴눔 그래 건강을 적절히 유지 할려면 신경써야지 명절때 자가용 끄시구 풋개 오냐 2일 날 출세 하구싶으면 연락햐 3일날은 근무...
요샌 힘딸려서 1박2일로 댕겨. 힘존 친구들은 무박으로 15시간 바로 땡껴.
우리가 작은 나이가 아녀 셔가면서리 다녀 요즈음 뱀 조심허구 ...
1박2일 심마니 동행취재 한다더니 덕유산 이었었나? 덕유산의 이속대(離俗臺)나 속리(俗離)산이나 속세를 떠나는 것은 똑같은 뜻이구만!
산삼 산행은 어제(13일) 속리산 자락 군자산에 갔다왔지. 동호회 산행에 따라 부쳤는데. 26명이 20뿌리 캤어. 물론 나는 꽝~~ 취재만 했지. 나중에 이 란에 다 올릴껴. 산삼 10뿌리 갈아서 소주에 즉석 산삼주 만들어 먹었는디. 오늘(14일) 몸이 다르긴 다른것 갓터. 참고로 김시인 날위해 캐준 산삼도 아직 내 가슴에 남아있어.
승속(僧俗)이 일여(一如). 진여(眞如). 그리고 순수...공부도 하고 순수를 이렇게 공유하게 하는 기쁨.
끝까지 읽어주는 그대들이 있어 보람이 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