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2004년부터 지역특구를
지정하고 있다. 지역특구로 지정된 곳에는 각종 규제를 완화해 지역발전을 도모하겠다는 취지다. 정부가 지정한 특구는 전국적으로 모두 72개. 이중
경북이 12개로 16개 시·도중 가장 많다. 또 경북도내 일선 시·군이 특구로 지정받기 위해 추진중인 것도 12개나 될만큼
지역특구 지정이 해당지역 발전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감은 높다. 지역특구가 과연 해당지역의 발전에 기여했는지 점검해 본다.
영양군은 2001년 45억원을 들여 영양군 수비면 수하리 지푸네 마을 일대 29만여㎡에 반딧불이 생태공원조성사업에 착수,
2002년 9월 공원 조성을 완료한 데 이어 반딧불이 생태학교까지 준공했다. 생태학교는 200여명이 다니던 분교를 개조해 본관과 별관으로
만들었다. 본관에는 곤충소리 체험실, 곤충 표본실, 반딧불이 영상관 등이 설치됐고, 별관에는 반딧불이 사육장·수족관·영상실·반딧불이 체험실·지역
홍보관을 꾸몄다. 정부가 특구로 지정할 수 있도록 기반을 미리 닦은 것이다.
#경북도내 첫 특구로 조성
지자체의 환경되찾기 운동으로 자취를 감췄던 개똥벌레가 되살아나자 재경부 특구위원회는 2005년 경북도에서는 처음으로 영양군 수비면
수하리 일대를 반딧불이 특구로 지정했다. 이에 군은 58만여평에 2010년까지 213억원을 투입, 반딧불이와 생태관광을 체험할 수 있는 웰빙공간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송방마을은 반딧불이 서식지 보전을 위해 계단식으로 논을 조성하고, 사슴벌레 등 곤충의 사육시설을 만드는
한편, 오리농법으로 농사를 짓고 있다. 또 무당벌레 등 생물을 이용해 해충을 제거하는 친환경농업단지가 조성되고 있다. 심천마을에는 청소년수련원과
반딧불이생태학교, 생태공원에 이어 황토방 등 체험형 숙박시설을 만들고 청보리밭, 유채, 밀 등 시원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경관농업지구로 조성하고
있다.
특구지역에는 상류 장수포천, 하류 왕피천 등 하천이 65㎞ 이어져 있다. 장수포천 옆에 위치한 3천여평의 공원에서
반딧불이가 태어나고 성장한다.
이종은 안동대교수(생물학과)에 따르면, 수하계곡은 반딧불이 등 곤충 서식을 위한 본래 환경이 간직된
곳으로, 애반딧불이·늦반딧불이·파파리·운문산 반딧불이 등 4종의 반딧불이가 서식하고, 하늘소 종류의
반딧불이 생태학교내 천문대에서는 천체 망원경으로 별자리 관측도
할 수 있다.
갑충류
1종을 비롯, 사슴벌가 서식하고 있다. 2002년에 '영양사슴벌레' 명명된 새로운 사슴벌레가 발견돼 학계의 관심도 모으고 있다. 특구에는 또 긴
꼬리산 누에나방·붉은 뒷날개나방·된장 잠자리 등 61과 136종의 곤충류와 누룩뱀 등 8과 13종의 양서·파충류, 박새 등 7과 13종의 조류도
발견됐다.
특구지정 이후 반딧불이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영양반딧불이 보존회를 구성했다. 회원들은 반딧불이 서식지를 조사하고
서식지에 대한 환경보전과 실태를 관찰한다. 군내 6개 읍·면 300㎞에서 반딧불이 애벌레가 자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자 회원들은 환경보전에
군민의 동참을 촉구하고 있다.
#특구지정 성과 및 과제
청소년수련원에는 연간 1만여명이 다녀간다.
교회·사회단체 등이 찾아와 심신단련과 세미나 등 행사를 갖는다. 호연지기를 다지는 요람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에 영양군은 장수포천에
자연풀장을 만들고 수련원 뒷산에 등산로를 닦아 울창한 숲 터널도 만들었다. 군은 최신 콘도형 숙박시설을 만들어 이들을 유치하고 있다.
올해 3회째를 맞는 반딧불이 축제에는 반딧불이 탐사, 반딧불이 숲속 합창제를 비롯해 사생대회, 백일장, 친환경 콘서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축제기간(6월말)에 반딧불이천문대의 주관측돔과 보조관측돔에서는 400㎜급 반사굴절망원경 등 6개의 반사망원경으로
별자리를 관측하는 기회도 제공한다.
특구지정 이후 무엇보다 친환경농업이 이뤄지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반기고 있다. 심천마을에서는
'심천반딧불이 친환경농업 작목반'이 결성돼, 농약과 비료사용을 자제하고 있다. 특히 하천 주변에서는 어떠한 약도 사용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수비고추와 약초, 옥수수 등은 타지산보다 값이 더 나간다.
반딧불이 특구에는 예산지원이 절실하다. 2010년까지 213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계획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지원된 예산은 45억원으로 아직 계획된 사업이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 영양군은 재정자립도가 낮아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구지정후 반딧불이 상표사용에 전북 무주군과 법정다툼이 발생했다. 특허심판원은
간장·된장·고추장에는 영양반딧불이 상표를 쓸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고춧가루는 무주군이 상표등록한 고추와 유사하다며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