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섭은 어리고 똑똑하게 생긴 박경석 소위가 마음에 들어 꼭 전향시켜서 북한군 군관으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었는지 모른다. 그래서 그렇게 따뜻한 대접을 했는지 모르겠으나 소위 남조선군의 엘리트 장교가 인정에 감동해서 평생 그의 인간미를 가슴에 품게 만들었다는 것을 미처 몰랐을 것이다.
이 사례를 소개하는 배경이 있다. 적의 마음을 잡아 우리 편으로 만든다는 기술, 즉 중국 고전에서 심정[心征]이라는 표현하는 고난도의 포용 기술에 대해서 우리 군도 좀 더 진지하게 들여다 볼 때가 되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은 희망이 있어서이다.
인간적인 대우로서 적의 마음을 얻어 아군으로 만드는 포용의 사례는 삼국지나 수호지에도 자주 나오는 주제다. 사로 잡혀 꽁꽁 묶여 끌려온 적장을 이쪽의 장수가 버선발로 뛰어 내려가 좌우를 꾸짖어 물리친 다음 손수 결박을 풀어서 상좌에 모시는 외교술로서 적장을 감화시켜 아군으로 만드는 장면들이 바로 그것이다.
맹자가 이런 포용의 기술을 정치에 도입한 왕도정치를 주장했었다. 그리고 그의 후손인 모택동은 적을 아군으로 만드는 포용의 기술에서 대단한 능력을 발휘해서 적인 장개석 군을 격파하는 한 주요 기술로 활용하였다. 이 모택동의 포용 기술이 어찌나 크게 위력을 발휘했는지 서구[西歐]에서는 모택동의 포용 기술을 뇌를 완전 세탁해서 새로운 인간을 창조한다는 뜻으로 세뇌[洗腦]라고 불렸다.
모택동의 세뇌 전술 전략에 당했던 장개석은 타이완으로 천도 후에 모택동군이 포로로 잡았다가 석방한 휘하 장군들의 타이완 귀국을 금지했었다. 모택동이 그들에게 전파력 강한 바이러스를 심어 일종의 정치적 좀비로 만들었다고 오해하고 겁을 먹었던 것이다.
첫댓글 파란만장한 인생 역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