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 편에서 계속.
(2) 편은 엄청난 장문이 된다는 점. 먼저 밝히겠습니다.
+유럽 유망주들의 마음을 뒤흔들고 있는 NCAA의 NIL+
유망주들의 출장 시간만 놓고 보면, 유로리그의 특성과도 좀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으며, 유럽 프로팀들이 자초한, ‘자업자득’ 같은 느낌도 있습니다.
축구의 챔피언스리그처럼 “1승, 한 경기‘가 중요한, 유로리그, 그리고 승강제가 있는 유럽 프로무대에 나서는 클럽들 입장에서,
’정책상‘ 어쩔 수 없이 유망주들을 써야 하는 분데스리가의 알바 베를린, 라티오팜 울름 같은 팀이 아닌 이상, 그리고 루카 돈치치(201cm) 같은, ’규격 외 미친 재능’이 매번 나오는 것이 아니라면,
베테랑들이 아닌, 대부분 프로 경험을 쌓아야 할 나이인 ‘10대 후반 – 20대 초반 유망주’들을 과감하게 쓸 수 있는 팀들이 몇 팀이나 되는지 모티유나스한테 묻고 싶습니다.
더군다나 최근 유로리그에 참가하는 유럽 클럽들이 NBA 출신 유럽, 미국 선수를 데려오기 위해, 심한 경쟁을 한다는 점을 생각하고,
예전에도 언급했지만, 수준 있는 컵 대회(ex 유로리그)에 나서는 유럽 클럽들은 ‘검증된 기량’을 선보인 베테랑들을 중용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점점 유망주들이 유로리그에서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습니다.
유로리그 외에, 예를 들어, 자국 리그(ex 스페인, 튀르키예, 세르비아 등등)에서 유로리그에 출장하지 못하는 유망주들을 로테이션으로 돌려, 경기(팀 전력 차이가 있는 경기에 내보내는 경우가 저는 더 많다고 봅니다)에 내보내기도 합니다.
그러나 결국 중요한 경기에서는, 부상으로 ‘어쩔 수 없이’ 젊은 선수들을 쓰는 경우가 아닌 이상, 다시 빡빡하게 베테랑, 스타 위주로 로테이션을 돌리는 팀들이 정말 많습니다.
여기서 잠깐 삼천포로 빠져서, 미국 다음 수준의 프로리그로 평가받고 있는 스페인 이야기를 길게 설명해보자면,
예전에 언급했던 예지만, 2023-2024시즌, 스페인 1부 리그(-> 뒤에서는 스페인 리그로 줄여 쓰겠습니다) 지로나로 임대 선수 신분으로 입단하여, 2023-2024시즌, 뛰어난 개인 활약을 펼쳤고, 2023-2024시즌, 스페인 리그 정규시즌, 평균 리바운드 6위를 차지한 1999년생 세르지 마르티네스(203cm)의 인터뷰를 보면,
유망주가 빅 클럽에서 경기에 출장하지 못하는 경우, 얼마나 좌절감을 느끼는지 알 수 있는 내용이 있습니다.
10대 시절부터 바르셀로나 연령대별 팀을 거친 마르티네스는 이 인터뷰에서 “바르셀로나를 떠나는 일은 필수였다. 바르셀로나에서는 농구를 즐길 수 없었다. 3년 동안 힘들었고, 경기에 더 출장하고 싶었다.”라고 밝혔습니다.
+참고 자료+
+마르티네스의 인터뷰+
https://www.solobasket.com/liga-endesa/futuro-sergi-martinez-barca-girona
-> "To enjoy this basketball again that I probably wasn't enjoying as much."
And Martínez does not hide that being at Barça with hardly any minutes and importance diminished him as a player: “Leaving was almost a necessity. He had been suffering for three years and wanted to play a little more. I got super positive things from Barça and I am very grateful because they have given me
everything since I was little and I can't blame them for anything, but I needed this change. "As a young player you look for something extra and it was the right moment for both the club and me to separate this path with a loan.”
+2023-2024, 세르지 마르티네스 스페인 리그 정규시즌 개인 기록+
31경기 평균 27분 5초 6.3점 6.2리바운드(리바운드 6위, 수비 리바운드 5위 -> 4.2개) 1.1어시스트
마르티네스처럼, 빅 클럽에서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지 못한 유망주들은 중, 하위권 팀으로 임대를 가거나, 완전 이적을 한 뒤, 출장 기회를 노리는 예도 있습니다.
사실 중, 하위권 팀 기존 선수들과의 경쟁도 프로 경험이 많지 않은 유망주들에게 만만하지는 않은데, 바로 유럽 축구와 마찬가지로, 피 말리는 승강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1) 편에서 지표로도 소개했지만, 스페인 리그의 경우, 평균적으로 유망주 육성에 대한 코치들의 기준이 매우 높은 편입니다.
2019년부터 스페인은 유럽, 세계 연령대별 대회에서 ‘우승, 준우승’을 차지하며, 좋은 유망주들을 많이 배출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빅터 웸반야마에게 청소년 대회에서 두 번(U16, U19)이나 패배를 안긴 팀이 스페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세대가 정작 스페인 리그에서는 크게 빛을 본 이가 별로 없었습니다.
스페인 농구 팬들은 성적을 중시하는 스페인 리그 팀들이 자국 유망주들을 잘 활용하지 않는다며, 최근에 이와 관련하여, 강하게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프로라는 무대에서 실적을 내야, ‘자리 보존’이 가능한 코치들의 심정도 저는 이해가 갑니다.
개인적인 생각인데, 스페인 농구팬들이 이렇게 스페인리그 팀들의 유망주 활용에 대해 더 열을 내는 이유 중 하나는, 전통적인 농구 라이벌, 프랑스가 1부 리그에서 유망주들을 잘 활용하는 장면을 봐서 그러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사실 FIBA 연령대별 대회에서는 프랑스가 스페인에게 매번 패하는 팀인데, 그 팀의 선수들이 프로에서 잘나가면서, NBA 드래프트에서도 좋은 평가로 NBA 팀들에게 지명이 되니, 스페인 농구팬들은 ‘박탈감’을 더 느끼는 것 같습니다.
+참고 자료+
+스페인 젊은 선수들을 활용하지 않는 스페인 리그 팀들을 비판한 스페인 농구팬들+
https://x.com/EtiquetaNegra44/status/1805960084519833833
I don't think they will play anything next season either; Until they are 21-22 years old I don't think they have minutes in ACB, and that is very hard for the progression of young players.
In the ACB young players do not have opportunities.
https://x.com/soldadosvejk/status/1807041905638719929
-> *The level thing is an interesting point. I think that in ACB the coaches look after their job. In France, they play. Risacher, 1 in the 2024 draft, did not even enter the best U19 quintets last year. He has played in Bourg. Jordi Rodríguez, who was in the quintet, no.
-> *2024년 NBA 드래프트에서 애틀랜타 호크스에 1순위로 뽑힌 프랑스의 자카리 리사쉐(204cm)는 스페인이 우승을 차지한 U19(프랑스는 준우승)에서 최악의 활약을 선보이면서, 대회 베스트 5에 들지 못했습니다.
실제로 ESPN의 조나단 기보니가 작성한 U19 관련 기사에서도 리사쉐는 혹평을 받았습니다.
+참고 자료+
이와는 반대로, 스페인의 2004년생, 요벤투트 바달로나 소속, 조르디 로드리게스(201cm)는 베스트 5에 선정되었으며, 기보니의 U19 ESPN 기사에서도 NBA 진출에 있어, 인사이드에서의 야투 효율성을 향상시켜야 하고, 수비력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좋은 스팟업, 풀업 3점 슛이 있다며, 장점도 함께 인정받았습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둘의 평가는 역전되었습니다. 리사쉐는 유로컵, 프랑스 1부 리그(LEB Pro A)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당당히 NBA 드래프트 1순위로 지명되었고,
로드리게스는 2023-2024시즌, 요벤투트 바달로나와 연결된 팜 팀(Farm Team) 역할을 하는,
3부 리그(LEB Plata) 프렛 후벤뚜드에서, 1군 팀(평균 8.2분)보다 더 많은 출장 시간(24.6분)을 부여받으며, 두 자리 평균 득점(12.2점, 1군 팀 -> 1.8점)을 올리기는 했으나, 결국 스페인 리그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습니다.
앞에서 말한대로, 스페인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FIBA가 주관하는 유럽 청소년 무대를 휩쓸면서,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스페인 농구의 미래가, 마냥 밝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참고 자료+
+유로훕스가 선정한 유럽리그 랭킹(2023년 기준)+
https://www.eurohoops.net/en/trademarks/1559078/domestic-leagues-top10-the-french-hope/
1위, 스페인, 2위 튀르키예, 3위 이탈리아, 4위 프랑스
다시 돌아와서,
프랑스처럼 유망주들을 잘 활용하는 나라도 있지만, 대부분이 스페인처럼 유망주들에게 프로의 ‘진입 장벽’이 대부분 높기에, 사실 ‘특출난 재능’을 가진 혹은 유망주 활용을 적극적으로 하는 프로팀이 아니면, 유럽 무대에서 유망주들이 살아남기가 매우 힘듭니다.
바로 유망주들의 고민, 유럽 리그의 한계를 NCAA의 NIL이 잘 파고든다고 생각하는데,
이제는 프로행을 일찌감치 포기하고, NCAA로 건너가는 이들뿐 아니라, 프로에서도 조금씩 가능성을 엿보이고 있는 10대 유럽 선수들까지 이 대열에 참여하기 시작했습니다.
(1) 편에 링크를 올린, 하인 기사를 활용해보자면,
2022-2023시즌, 10대의 나이에 스페인 리그에서 나름 괜찮은 활약을 선보였던, 스페인산 장신 빅맨, 아다이 마라(220cm)는 원래 2023-2024시즌, 사라고사에서 20분 정도를 뛸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국 UCLA로 떠났고,
지금은 네브래스카대로 전학을 갔지만, U19에서 튀르키예를 3위에 올린 빅윙, 베르케 뷰육툰젤(208cm)은 원래 자국 1부 리그(BSL) 팀인 토파스 부르사에서 3시즌을 보냈지만, 2023년 UCLA에 입학했습니다.
마라, 뷰육툰젤 모두 FIBA가 주관하는 세계, 유럽 연령대별 대회, 그리고 10대의 어린 나이에, 프로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던 ‘빅 네임’인데, 이 정도 수준의 유럽 유망주들을 움직이게 할 정도로, NIL의 힘은 엄청납니다.
+참고 자료+
https://takingthecharge.substack.com/p/nil-what-name-image-and-likeness
-> More bigger names are leaving Europe to attend colleges. Spanish big man Aday Mara was expected to play around 20 minutes this season with Casademont Zaragoza in the ACB, but he decided to play college basketball with UCLA.
Berke Buyuktuncel also went to UCLA despite having already played three seasons with the pro team at Tofas Bursa.
그리고 이건 제 생각인데, 유럽 유망주들이 NCAA로 건너가는 이유 중 하나는. 적응이 필요한 건 사실이고, NCAA 역시 만만치 않은 무대지만, 유럽보다는 조금은 수월한 면이 있지 않나라고 추측해봅니다.
그 수월한 면은,
바로 유럽은, ‘특정 팀, 특이한 상황’이 아닌 이상, 영건들을 잘 활용하지 않는 코치들, 그리고 프로에서 ‘산전수전 공중전’을 다 겪은 베테랑들과 출전 시간을 놓고, 이겨야 하는 악조건에서 싸워야 합니다.
그러나 NCAA는 코칭스텝이 유럽 프로팀보다 유망주 활용에 대해, 너무도 당연한 사실이지만, 더 열려 있을 수밖에 없고, 유럽 선수들도 비슷한 나이대에 아직 ‘더 채워 나가야 하는’ 유망주들과 경쟁을 펼치기에, 유럽 프로팀보다는 그래도 ‘살길’이 열려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러나 유럽 선수들에게 NIL이 항상 ‘서광’만 비추는 건 아닙니다. 바로 비미국 학생들은 미국 내에서는 NIL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인데,
그 이유는 비미국 학생들이 학생 비자인 F1 비자로 미국에 거주하기에, 미국 선수들과는 달리, 미국 내에서 본인이 직접 뛰는 활동을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선수들이 휴식기에 고국에 있을 때, 그리고 팀과 함께 있을 경우, 미국 이외 다른 지역에 머무는 동안, NIL 거래는 가능합니다.
그래서 비미국 선수들은 예를 들어, 해외에서 이 시기 사인회를 열거나, 자국으로 돌아가서 후원 등을 통한, ‘우회적인 방법’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회사가 등장하기도 했고, 공화당과 민주당에서도 해외 선수들의 미국 내 NIL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새로운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습니다.
+참고 자료+
https://takingthecharge.substack.com/p/nil-what-name-image-and-likeness
-> Nearly all of the foreign-born players are in the United States on F1 visas, more commonly known as student visas. And the international players are not allowed to earn NIL money for “active” work.
https://spectrumlocalnews.com/nc/charlotte/news/2024/05/14/nil-name-image-likeness
-> There are around 25,000 international student-athletes in the NCAA, which is around 5% of all student-athletes in the NCAA. While the international athletes can earn money in their home countries, they are pretty much banned from doing so in the U.S.
“It’s way of leveling the playing field,” said Democratic Rep. Valerie Foushee, who co-introduced the bill with Republican Rep. Mike Flood.
이렇게 번거로운 점이 있기는 하지만, 수십만 달러를 안겨줄 수 있는 NIL 시스템은 유럽 유망주들이 NCAA를 선택하는 중요한 이유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NIL이 유럽 유망주들을 살리는 ‘약’으로 작용할지, 죽이는 ‘악’으로 작용할지는 지켜봐야 할 겁니다.
일단 제 생각은 유럽 프로리그가 성인 무대 적응이 중요한 유망주들에게 ‘생존’하기가 힘든 환경이라는 점. 그래서 유망주들을 살리기 위한 ‘자구책’이 없는 이상은, NCAA 진출을 노리는 방법도 절대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허접한 장문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피에쑤_ 다음 NCAA 글은 언제 올릴지 모르겠지만, 2024-2025시즌, 주목해볼 유럽산 전학생, 신입생 글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
첫댓글 미국 대학만 이득을 취하는 구조라 개정에 찬성하는 입장이었는데, 유럽농구까지의 영향은 생각을 못했네요.
유럽 유망주는 풀게임을 보기 힘들어 평가하기 힘들었는데 NCAA 진출 폭이 넓어지면서 보는 재미가 늘것같습니다.
흥미있는글 감사히 잘봤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유럽에서 프로 무대에서 유망주 생존에 대한 대책, 정책을 내놓지 않은 이상(저는 쉽지 않다에 한 표입니다), 유럽 청소년 무대에서 '탑'으로 분류되는 유망주들의 NCAA 진출은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