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종교에서 여태껏 추앙된 어느 신은 사실상 이른바 “말(씀)”이라고 태초에 자처했고 타처되었다. 이렇다면 그 종교는 인류언어의 보편태생을 예시해온 셈이다.
(특히 그 신이 씨불였거나 올라탄 첫말은 명령어였다! 그러니까 태초에 명령이 있었다!)
하여튼, 그러니까, 적어도, 지구상에서는 이른바 말이 선(앞)이고 글이 후(뒤)이다. 요컨대, 태초에 말이 있었고 다음에 글이 생겨났다.
그래서 그랬는지, 그런지, 적어도, 한반도휴전선이남지역의 글계(언론, 출판, 문학, 문예, 연예, 철학, 인문학, 사회과학 따위)에서는, 말을 신으로 추앙하는 저 종교에서처럼, 말이 추앙되면서 가히 제왕노릇마저 해왔고 황제노릇까지 해왔을뿐더러 심지어 교주노릇이나 신노릇마저 해댈 참이며 해야 한다고 말될 뿐더러 글되기마저 해댄다.
그래서 그랬는지, 그런지, 여전히 이른바 “말하듯이 글써라!”는, 적어도, 한반도휴전이남지역의 심지어 글계(언론, 출판, 문학, 문예, 연예, 철학, 인문학, 사회과학 따위)에서도, 금과옥조로서 지상명령으로서 추앙된다. 신봉된다. 맹종된다. 맹신된다. 미신된다.
그런데, 그랬는데도, 마침내, 결국, 끝내 글이 생겨나버렸다!
태초에 가래가 있었고 다음에 디젤경운기가 생겨났다.
태초에 베껴쓰는 손이 있었고 다음에 복사기가 생겨났다.
가마가 있었고 다음에 자동차가 생겨났다.
붓이 있었고 자판이 생겨났다.
그랬다면, 그랬므로, 그렇다면, 그러므로,
“가래질하듯이 디젤경운기질하라!”
“손으로 베껴쓰듯이 복사기로 복사하라!”
“가마를 매고뛰듯이 자동차를 몰아라!”
“붓질하듯이 자판질해라!”
또 그런데, 그랬는데도, 오, 그러나, “~생겨났다”를 “진화론의 서술어”로 오인하거나 “기계적 진화론이나 순진한 진화론의 소치”로 엉성하게 오판하여 무분별하게 비아냥거릴 자, 설마, 설령, 설혹, 대관절, 도대체 있다면, 있겠다면, 있으리라면, 그리할랑말랑말랑몰랑할진저, (무주어는) 어쩔 수 없느니.
하여간, 그러니까, 입말주의자는, 그렇다면, 태초주의자, 원시주의자, 의고주의자, 복고주의자, 훈고주의자, 과거주의자, 수구주의자, 가부장주의자, 훈시주의자, 꼰대주의자, 명령주의자일 수도 있느니.
또또 그런데, 그런데도, 이것이 바로 이른바 논리성, 정확성, 엄밀성 또는 이른바 “명증성"을 기치로 삼는다고, 설마, 얼핏설핏깜박언뜻문득 자처하며 착각하고 오신하며 과시할랑말랑하곤 하는 (한반도휴전이남지역의) 과학계와 철학계, 역사학계, 비평계를 위시한 이른바 온갖 인문학(?)계와 출판계가 이토록 엉성‘멍’청하고 점점 더 엉성‘망’청해지는 까닭이다.
입말주의는 한국어문장을 짤막하게, 유치하게, 유아어로, 옹알이로, 갓난애울음으로, 치매어로, 아르릉으르렁찍찍꼬꼬댁거리는 짐승소리로, 비명과 절규로, 명령어로, 자기계발용어로, 선전문구로, 선동어로, 광고문구로, 구령으로, 구호로, 군사용어로, 입시학원용어로, 족집개학원용어로, 폭언으로, 무분별하게, 헤롱맹롱하게, 얼렁뚱땅하게, 힐링몽롱하게, 달달하게 퇴화시키고, 생각능력과 논리와 분석과 해석과 대화와 토론과 논증을 줄기차게 유린하여 말살하며 멸종시킨다.
그래서 입말주의는 이른바 “술술 쉽게 읽힌답시는” 단문(명령문, 무주어문, 주어생략문, 옹알이, 유아어, 관용어, 관용구, 선전문구, 선동문, 광고문구, 군용어, 상투어, 속담, 격언, 명언, 금언, 폭언)과 반복문(무의미문, 기계문, 관행문, 관용문, 상투문, 자기계발문, 주례사비평문, 힐링헐렁문, 달달말랑문)에만, 술술문에만, 매끌미끌문에만, 얼핏설핏깜박언뜻문득 반응하며 반응하고픈 얼핏쟁이들, 해롱쟁이들, 몽롱쟁이들, 맹롱쟁이들, 무분별쟁이들, 무논리쟁이들, 명령쟁이들, 복종쟁이들의 입말권력, 꼰대권력, 수구권력에 굽신굽신 알랑얼렁 순종한다.
그러니까 입말주의를 노골적으로든 은밀하게든 신봉하는 자칭타칭 진보주의자들의 은밀한 본색도 퇴보주의자들일 확률이 대단히 높다.
(2017.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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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 생존 과학 진화; 진화론 변화 적응 모순; 모순론; 모순진화; 모순진화론 파격 상승
☞ 권력이동 권력변이 창자권력 혓권력 미뢰권력 미각권력 죽음방정식
☞ 나이만 처먹은 어른이 세뇌 교육 어린이 세계관 인간관 현실 미래 필살의지 섬상(?想) 체질화 내면화 자기보존본능 착각
☞ 지식인 한국어 인문학 글쓰기 문장론 주어 생략 결여 불비 문장; 무주어문; 주어공포증; 노예언어; 노예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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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 불; 말불; 불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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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그림 2편 중에 왼것은 독일계 스위스 화가 한스 홀바인(Hans Holbein der Jüngere, 1497~1543)의 1526년작 판화집 《죽음의 춤(Der Totentanz)》에 수록된 〈창세(創世; Die Kreation)〉이고, 오른것은 오스트리아 화가·작가 알프레드 쿠빈(Alfred Kubin, 1877~1959)의 1902년작 〈종말왕(Der Letzte Koenig)〉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