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마라톤동호회 상반기 국토순례
비단물결 금강 186km 자전거 종주
를 소개합니다.
마라톤동호회에서 왠 자전거 타기냐고요,
우리 동호회는 봄가을의 주요 마라톤 대회가 끝나면
자전거 타고 강으로 들로
그리고 산으로 국토 순례를 갑니다.
작년에는 제주도 234 km 일주를 했고요
이듬해 전에는 전주에서 부터 하동까지 섬진강을 달렸드랬습니다.
자전거만 타는 것이 아니라 등산도 하는데요,
설악산 공룡능선(2014), 지리산 천황봉(2015), 덕유산(2016) 등을 순례하면서
신라의 화랑들처럼 호연지기를 키웁니다.
서론이 길어졌는데요,
금강 자전거길 순례를 소개하면요,
먼저 금강은 전북 장수에서 시작하여 진안, 무주를 거쳐 충북 금산, 영동, 옥천을 지나 대청댐에 모여 한숨을 돌렸다가 서해로 달려가는 401 km의 장강으로 우리나라의 4대강 중의 하나입니다.
금강 자전거길은 우리나라 중부 지역의 최대도시인 대전의 식수를 공급하는 이 대청댐에서 시작합니다. 대청댐에서 안장에 오르면 대전의 젖줄인 갑천과 만나는 유성구까지는 수월하게 내려갑니다.
도중에 우리나라 동맥인 경부고속도로, 경부선 철도 아래를 통과하지요. 이어 충북도청소재지인 청주에서 흘러들어오는 미호천과 합쳐지는 합강공원을 지나고 우리나라 행정수도 세종시 중앙부에 이릅니다.
세종시에서 금강의 우안(북안)에서 좌안(남안)으로 건너는 학나래교를 건너는데 이 다리는 외양이 아름다울 뿐더러 차도와 별도로 설계된 자전거 도로가 있어 금강의 아름다움을 관찰하기 좋을 뿐 아니라 한국 건설의 여유랄까요 힘이랄까요 아뭏튼 기분 좋은 도강이었습니다.
현재의 행정수도인 세종을 벗어나자 마자 1500여년전 백제의 수도였던 웅진(공주)에 들어섭니다. 공주에서는 철다리인 금강교를 건너는데 금강교에서 보는 공산성이 인상적입니다. 공산성은 이름처럼 산성으로 금강변의 천혜의 요새다라는 느낌이 드는 반면에 백제가 서울에서 고구려에 밀려 내려오면서 정한 수도라 큰 뜻을 펼치는 도시라기 보다는 수비에 신경을 썻다는 느낌이 확 들었습니다.
<김부장님 공산성 사진>
금강자전거 종주길은 공산성 입구를 지나 무녕왕릉, 송산리고분군, 국립공주박물관 등 유네스코 문화유산 공주의 핵심유적지를 지납니다. 쉬어 가면서 제대로 백제 문화유적을 구경하면 좋으려만 나그네의 길은 멀어 바로 공주보로 향합니다.
공주보에서부터 부여의 백제보 까지의 길은 평탄합니다. 24 km길인데 특별한 특징이 없어 다소 길다, 힘들다라는 느낌입니다. 다만 천안논산간 고속도로 웅진대교 아래를 지나고 공주 쪽으로 돌아본 금강은 참으로 아름다운 산들을 돌아돌아 온다는 생각이었습니다. 80여 km지나 힘이 든다 그리고 강이 이제 꽤나 넓어졌다 싶을 즈음에 백제보를 만납니다. 백제보는 백제의 비운의 명장 계백장군의 말안장을 본딴 조형물이 특징입니다.
백제보에 휴게소가 있어 음료와 함께 한껏 휴식을 취하고 행군을 계속합니다. 백제 사비성을 앞두고 백마강교에서 우안으로 다리를 건너는데 삼천궁녀의 한이 서린 낙화암을 보고자 하였으나 자전거길이 다소 멀어 제대로 볼 수는 없었습니다. 좌안의 부소산성과 부여읍내를 어느정도 지나서는 다시 백제교를 건너 좌안으로 옵니다.
여기서부터 한동안 제방안에 넓은 뜰이 펼쳐지는데 거기에는 금계국이 만발하여 온 하천이 노랗습니다. 금계국이 번식력이 매우 뛰어나다고는 하나 돌보지 않고는 이렇게 아름다울 수는 없는 바 멋진 풍경을 연출한 누군가에게 감사하고 싶습니다.
<원래 짧게 대중을 향하여 쓸려고 하였는데 내용이 길어지며 내부 독자에 focusing이 되는 것 같아 경어체에서 일반체를 바꿉니다>
강경읍을 앞두고 동진하던 금강은 남쪽으로 방향을 바꾸는데 강물이 산과 부딪히는 곳에서 자전거길은 아름다운 장관을 만들어낸다.
<이 사진은 2015년 사진>
대청호에서 출발하여 100 km를 지나고 해가 서산을 넘어갈 즈음에 강경읍에 도착한다. 조선시대 강경포구는 한국 3대 시장의 하나였다는데 지금은 오히려 정감이 가는 소도시다. 강경역 앞의 모텔에 여장을 풀고 지친 몸을 재충전한다.
접시꽃의 계절이다. 아침 산책으로 둘러본 모텔 인접의 민가의 화단에 접시꽃이 활찍 피었다. 접시꽃을 칭송하던 시인이 우리나라 문화계를 맡게 되었는데 우리나라의 문화가 접시꽃 처럼 백제의 문화처럼 찬란하게 피기를 고대해 본다.
우려와는 달리 2일차의 날씨가 맑다. 아니 오히려 온도가 높고 너무 맑아서 걱정이다. 따라서 일찍부터 길을 나섰다(08:00?). 강경 젓갈시장을 지나 다시 금강 둔치 안으로 접어들자 갈대밭이 우릴 반긴다. 한참 동안을 좌우에 갈대를 두고 달린다. 정수장인지를 지나 이제 둑위로 올라 오니 바람개비 길이 이어진다. 바람개비가 우릴 반기니 기분이 한껏 좋아진다. 어제의 라이딩으로 엉덩이가 욱신하였는데 말끔히 좋아지는 것 같다. 참으로 좋은 아이디어다.
금방 도착할 것 같은 성당포구를 거의 한시간여를 달려 도착한다. 성당포구체험관에서 스트레칭도 하고 화장실 볼일도 보고 다시 한번 정비를 한다. 성당포구 마을에서 다시 금강변 자전거길로 가는 길이 매우 인상적이다. 급한 오른 막이 있었고 숲속의 임도 같은 짜릿한 내리막길도 있다.
곧이어 웅포에 도착하고 금강은 이젠 한강처럼 넓다. 그리고 자전거길도 이전까지와는 사뭇다르게 제방위의 넓은 길이다. 넓어진 금강을 즐기며 여유롭게 나아간다. 이제 곧 바다가 가까울 것 같은 느낌이다. 11시가 되어 철새조망대 앞 마지막 인증센터인 금강하구언인증센터에 도착한다. 하지만 최종스티커를 붙여줄 사무소가 보이지를 않는다. 결국 금강의 마지막인 하구언두까지 진행하고 11:10분 드디어 146 km 금강자전거길의 종지부를 찍는다.
금강 자전거 종주는 마쳤으나 아직 우리의 여행은 끝이 나지 않았다. 전주까지 다시 무사히 돌아가야 한다. 금강호휴게소에서 면과 아이스크림으로 허기를 면하고 수원에서 합류한 대원들과 이별을 한다.
12시 전주를 향하여 햇볕이 쨍쨍한 아스팔트 길 위로 다시 나선다. 가능한 안전을 우선하였기에 지방도를 택하였고 이에 성산면까지는 709번 지방도, 덜걱사거리까지는 27번 구도로, 그 다음으로는 744번을 타고 대야면까지는 잘 왔는데 번잡한 대야시장을 지나면서 길이 허깔리기 시작하였다. 1~2 km를 예정하지 않은 길을 돌아 결국 남우삼거리부터 제대로 길을 잡아 21번 국도를 통하여 안전하게 만경대교를 건너 김제시 창하면에 들어섰다.
자전거를 타면서 독도를 하면서 가는 것이 쉽지가 않다. 다음부터는 문명의 이기를 최대한 활용하여 자전거 내비게이션을 이용하도록 하여야 겠다.
창하의 점방에서 시원한 음료로 몸을 식히고 (13:30) (모두가 얼마나 피곤하였든지 6명이 먹은 음료의 가격을 계산하는데 수분이 걸렸다) 만경강을 거술러 올라 백구면의 마산천 종점에 이른다. 응원군이 우릴 기다린다. 김부장님 사모님이 사오신 쭈쭈바를 애들 마냥 맛있게 먹는다. 심지어 3개까지 단숨에.
이젠 60이 넘은 고령(?)임에도 전 구간을 함께 하며 특히 뒤에 짐바리를 만들어 오히려 우리 짐을 실어 주신, 해박한 역사이야기 등으로 격려해 주신 김부장님과 여기서 작별을 나눈다.
쭈쭈바로 힘을 보충하고 마산천을 거슬러 올라 16시에 지방행정연수원 앞에 도착한다. 이로써 우리의 금강, 만경강 약 200 km의 자전거 여행의 종지부를 찍는다.
모든 행사는 많은 분들의 희생으로 이루어집니다.
먼저 우리청에서 대청댐까지 자전거 이동과 대원들의 이동을 맡아주신 류정상 총무의 심적인, 물리적인, 경제적인 도움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번 행사뿐만이 아니라 우리동호회의 모든 일의 든든한 빽그라운드 회장님,
해박한 지식뿐만이 아니라 요즈음은 넉넉한 시간으로(^-^) 다양한 정보와 도구로 써비스 해주시는 초대회장님
여성 대원들의 체력관리를 위하여 차마마고도의 당나귀를 자처한 경용 성님
자신의 기분보다는 후미에서 보이지 않게 팀전체의 진행을 챙기는 윤진 아우
우리팀의 분위기 메이커 형주, 둘이 누님
처음으로 농진마와 함께 하면서도 잘 융화해준 잔차 메니아 한병학 님(다음에도 함께 해요),
참으로 최고의 조합이었고
모두들 열심히 하셨고
수고 많으셨습니다.
모두들 덕분에 아름다운 금강과
더 아름다운 사람들과의 추억을
가슴에 그리고
여기에 남깁니다.
<2017.06.18>
첫댓글 지금도 눈앞에 펼쳐졌던 풍경들이 생생합니다. 홍박사님 글을 보니 다시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라 혼자 웃기도 하고,왠지 모를 뿌듯함이 생김니다.혼자였다면 할 수 없는 일을 함께여서 할 수 있었기에 감사함을 갖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계획하고 실행해주신 홍승범 박사님께 다시 감사드리고 함께 해주신 (존칭생략) 김용환,김유호,정경용,윤형주,김둘이,한병학님께 감사드립니다. ㅎㅎ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쓴 기행문이 금강라이딩을 영원히 잊지않겠네요. 후에 책으로 인쇄할 때를 기다립니다. 홍승범 박사님 수고하셨구요.고맙습니다.
홍박의 후기를 읽으니 기억이 생생해지네요
역시~~~
금강 비단물길 정말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