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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늦었습니다. 참 바빴습니다. 마을 만들기 현장도 재개했고 필리핀 피스캠프도 정비했고 서울센터 사이도 그동안의 바탕 만들기에서 두 번째 발걸음을 떼기 위한 준비를 할 요량입니다. 거기다가 똥 싸기 얘기는 화학, 미생물학 얘기기 때문에 확인해둘 것도 많았구요. 여기에 더해, 이제는 충격조차도 먹지 않는 ‘충격적인 사건’들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 너무나 ‘충격적’이어서 우리에게 과연 이성과 논리라는 게 있기나 한 건지, 이성과 논리의 자리에 욕심과 부조리를 대신 앉혀둔 건 아닌지, 그래서 21세기 대한민국은 탐욕과 몰이성, 몰염치, 부조리로 빈틈없이 꽉 차 있는 건 아닌지 심각하게 고민을 해야 했기에 -사실 이 고민은 제게는 생존의 고민입니다. 에듀코빌리지의 일 자체가 욕심과 부조리의 대척점에서 기반을 찾는 일이니까요. 욕심과 부조리의 대척점에도 욕심과 부조리가 있다면 에듀코빌리지가 설 자리는 없거든요- 똥 싸기 얘기를 풀어 낼 마음의 여유가 그다지 없었습니다.
2009년 2월 16일, 서울시는 지역상권화 활성화 차원으로 오는 11월까지 65억원을 들여 ‘남대문시장 정비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겉보기는 그렇지요. 남대문 시장을 가보신 분은 아실 겁니다. 복잡하고 질서 없어 보이고 비라도 올 양이면 우산 들고 길 걷기도 어렵고 불편하니까 그걸 쾌적한 환경으로 바꾸려는 걸로 보이지요. 그렇게 하면 거기서 장사하는 이도 좀 더 쾌적한 환경에서 장사를 할 수 있을 것 같지요. 안 그래도 불경기다, 경기침체다 위기다 하는데 이렇게 하면 그분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지요. 겉보기는요.
용산철거민참사가 왜 있어났게요? 그리고 그 생떼 같은 목숨이 허무하게 스러졌는데도 용산은 왜 아무 탈이 없게요?
근사하죠? 용산지역 재개발 후 모습을 그린 조감도입니다. 하늘엔 조각구름 떠 있고 강물엔 유람선이 떠가고 한강르네상스가 눈앞에 펼쳐지죠? 바로 이 그림을 만들기 위해서 그랬답니다. 이런 르네상스를 만들어야 하는데 세입자들이 방해를 하니 이건 말도 안 되는 거죠. 그걸 하면 돈을 얼마나 벌수가 있는데. 도움도 안 되는 것들이 주는 돈 몇 푼 받고 물러설 것이지 뭐가 그리 말이 많냐는 겁니다. 그러니 죽지.
남대문시장 정비 사업은 용산철거민참사와 무관할까요? 용산과는 다를까요?
문제는 일반시민들입니다. 그저 그러려니 합니다. 죽은 이만 불쌍하지 합니다. 그래봤자 세상은 힘 있는 자들이 끌고 가 버리는데 뭘... 합니다. 힘없는 우리야 나중에 그거 만들어지면 가서 구경이나 하면 되지 뭐. 덤벼들어봤자 지만 다치지... 합니다.
이 무기력증이 바로 탐욕과 부조리가 세상을 뒤덮게 만드는 힘이 됩니다. 무기력증은 무관심으로 이어지죠. 이제는 다 귀찮습니다. 하도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겹으로 곱으로 벌어지니까 이게 이제는 일상다반사입니다. 안 그러면 이상한 거죠. 누군가가 의도한 무기력증, 무관심이란 생각, 안 드세요?
작년만 해도 이런 부조리극이 생길 때마다 하나씩 하나씩 짚을 수도 있었습니다만 이젠 재료가 너무 많다보니 그냥 랜덤으로 집어던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건 탐욕, 저건 부조리하면서요.
서울아파트값이 다시 올라간다고 들뜨죠? 이제 세상이 바로 서나 싶죠? 내리막길로만 치닫는 롤러코스트 타보셨어요? 조심하세요. 더 큰 추락이 준비되어 있답니다. 어떻게 아냐구요? 놀이공원 가서 롤러코스트 한번 타 보세요. 짜릿한 추락을 위해서는 슬금슬금 올라가야 한답니다.
내 손에 들어오는 몇 푼의 돈에 삶을 다 통채로 넘겨주지 말기를 바랍니다. 일제고사 성적 조작을 왜 우리학교는 안하냐고 항의하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국제중 자율고 우리 동네에도 만들라고 아우성치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세상이 아무리 욕심과 부조리로 그물을 짜서 우리를 멸치 떼 포획하듯 거둬들여도 정신줄 만은 놓지 않기를 바랍니다. 날 시퍼렇게 선 이성과 논리라는 칼로 탐욕과 부조리의 그물을 베어내시기 바랍니다. 살아야 하니까요. 사람으로 살아야 하니까요.
그래서, 세상의 부조리극에 단호하게 눈을 뜨시길 바랍니다. 그래야 용산에서 세상을 떠난 그 분들의 비원이 원한으로 자리 잡지 않습니다. 그래야 그 분들의 비극이 여러분들 앞에 다가서지 않습니다. 용산의 비극은 남 일이 아닙니다. 바로, 여러분들의 일입니다.
똥 싸기 얘기 인트로가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갔습니다. 머리가 복잡해서 똥도 제대로 못 싸겠지요? 이제 진짜 똥 싸기로 들어갑니다.
- 밥 먹고 똥 싸기 3 : 똥! -
똥을 싸는 방법을 기술하시오.
1. 변기 뚜껑을 연다.
2. 변기에 앉아서 힘을 준다.
3. 뒤를 닦고 물을 내린다.
4. 손 씻고 나온다. 끝!
이 방법을 한 줄로 요약하시오.
답 : 똥을 물에 싸고 물을 버린다.
이것이 현재 우리가 똥 싸는 방법이다. 단순하게 정리하면 이렇다. 물에 똥을 싼 다음, 이 물을 정화조로 버린다. 그 다음은 난 몰라. 일단 냄새 안 나고 깨끗하니까 된 거지. 정화조로 간 똥들이 어떻게 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 똥들이 어디로 사라져버렸나? 아니다. 똥물은 하수도로 빠져나가고 건더기들은 수거해서 종말처리장으로 간다. 거기서 이리저리 비용을 들여 정화한 다음 땅에 묻거나 바다에 버린다. 그냥 버리면 오염물질 방출이니까 온갖 화학약품으로 정화란 것을 하고 내다버린다. 이러니 마실 물도 비용도 엄청 들게 된다. 변기에 담긴 물은 비용을 들여 음용수로 정화한 물이다. 마실려고 정화시킨 물인 거다. 여기에 똥을 싸서 버리고 그걸 다시 비용을 들여 정화해서 마신다. 이 무슨 어이없는 짓? 변기에 든 똥을 씻어 내리는데 18~20리터의 물이 든단다. 편의점이나 수퍼에서 파는 1.8리터 들이 생수 10개의 양이다. 요즘은 절수형 변기가 나와서 물의 양이 반으로 줄어들기도 했다. 그래도 생수통 5개다. 도대체 이렇게 버리는 물의 양이 얼마나 될까?
문제 : 전국에 있는 변기수를 조사한 다음 그 변기로 버리는 정화된 물의 양을 계산하시오.
답 : -.-
20리터자리 물통에 식수를 가득채운 후 거기에 똥을 싼다. 그 다음에 똥으로 오염된 물을 다시 온갖 짓을 다해 정화시킨 후 컵에 따라 마신다. 당장 이런 비명이 터져 나올 것이다. 미쳤어?!! 똥은 딴 데 싸고 물은 그냥 마셔!
바로 이 미친 짓을 전 국민이 단체로 합심해서 하루에도 몇 번씩 열심히 하고 있다. 변비 걸린 분은 빼고. 아 아니다. 그 분들도 소변은 보니까 이 미친 짓에 열심히 동참하고 계시다.
자, 이 꼴이다. 지금 우리가 똥 싸는 방식이. 인류가 탄생한 이래 가장 무식하고 미친 똥 싸기를 하고 있는 거다.
똥물, 똥 덩어리 정화하는데 들어가는 수많은 화학약품과 그 독성, 폐해를 들추자면 끝도 없다. 그냥 단순하게 정리해서, 막대한 비용을 들여 우리가 오수라고 일컫는 똥물과 건더기를 정화한다고 해도 투입한 맹독성 화학약품으로 인해 환경파괴가 진행되고 있다. 지금은 잘 안 쓸지 모르지만 정화물질로 잘 썼던 염소의 폐해는 지독할 정도다.
그러므로 똥을 물에 싼다는 건 똥으로 지구를 더럽힌다는 말과 같다. 그리고 그 더럽혀진 지구를 정화하려고 또 무진 애를 쓴다. 이 어이없는 짓을 문명이란 이름으로 하고 있는 거다. 똥을 물에 싸야 선진화된 문명인이고 물에 안 싸면 미개인인가?
똥은 더럽다. 냄새난다. 그런데 이건 인간에게만 해당되는 말이다. 개를 봐라. 똥 싸고 더럽다고 피해? 똥을 먹는 개도 있다. 그렇다면, 똥은 더럽고 냄새나는 폐기물일 뿐인지에 대해 의심을 해봐야 한다. 만약 똥이 유익하다는 결론이 나면 마실 물에 똥 싸는 어이없는 짓을 안 하겠지?
사람이 싸는 똥에는 수많은 성분이 들어있다. 음식을 먹고 소화를 해서 영양분을 공급받은 다음 더 이상 소화시킬 수 없는 성분들이 똥으로 나온다. (가끔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배탈이 났다거나 과음을 했다거나) 그러나 사람이 소화시킬 수가 없을 뿐, 이것은 다른 생물들에게는 훌륭한 식사가 된다. 미생물들이 그렇고 작은 동물들이 그렇고 최종으로는 식물들에게 유익하다. 그러나 사람의 똥 속에는 이런 것들 뿐 아니라 병원성미생물(병을 발병시키는 세균들), 기생충의 알, 섭취한 음식물 속에 들어있던 유해화학성분, 중금속도 들어 있다. 이런 유해성분들 때문에 우리가 예전에 똥을 재활용했던 방식인 액비로 많은 문제가 생겼었다. 액비를 그대로 뿌린 배추에 묻어있던 기생충 알이 다른 이에게 감염되기도 하고 전염성 병이 이를 통해 전파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문제는 단순해진다. 유해성분들을 제거하기만 하면 똥을 싼다는 게 폐기물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생물들에게 유익한 식량을 제공해주는 행위가 되는 것 아닌가. 고약한 냄새만 안 난다면 굳이 물에 똥을 싸는 무식한 짓을 안 해도 된다. 자꾸 똥, 똥 하니까 징그럽기도 하고 드럽기도 하고 에퉤퉤 하는 분도 계실 거다. 그러나 내가 싼 똥으로 지구를 오염시키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을 수 있다면 기꺼이 똥 이야기를 하고 똥을 들여다봐야 하지 않겠는가.
정리하면 이렇다. 내가 수세식 변기를 이용한다는 건(물에 똥 싸는 건) 물을 펑펑 버리는 짓일 뿐만 아니라(물 아끼자고 떠들어대면서) 정화조에 간 똥물은 하수구로 흘러들어가서 물을 오염시키고(하수종말처리장으로 정화조의 배관이 바로 연결된 시스템은 일부도시에나 있다. 나머지는 그냥 자연방류 되어 하천으로 흘러들어간다) 똥 덩어리는 수거하여 온갖 화학약품을 살포하여 슬러지로 만들어 매립한다.(쓰레기매립장의 오염에 관해서는 더 설명할 필요 없을 듯) 이거 다 돈 들여서 하는 짓이다.(그거, 우리가 낸 세금이다) 그런데 사실 똥은 재활용 가능하다.(똥 속에는 다른 생명체들의 식사가 들어있다) 그렇다면 똥을 그냥 버리는 건 돈 들여가며 밥을 버리는 짓 아닌가.(그렇지?) 똥을 함부로 버리지 말고 재활용하자.
좋은 말이지. 그러면 어떻게?
세 가지를 동원하면 된다. 똥냄새 안 나게 하기. 똥에 있는 유해성분들 제거하기. 이걸 해 줄 수 있는 조수 찾기.
지금부터 물에 똥을 안 싸고 재활용하는 방법을 찾아보겠다.
똥 냄새
자고로 냄새나는 건 치우거나 덮으면 된다. 똥이 냄새나면 똥을 무언가로 덮어버리면 해결된다.
유해성분 제거하기
이건 좀 복잡하다. 똥의 유해성분을 사람이 제거하려고 하니 위험한 화학약품을 돈 들여 써대는 거다. 똥의 유해성분은 생물학적 방법으로 제거하는 것이 가장 좋다. 중국은 이이제이라는 방법으로 주변민족을 제압하고 다스렸다. 풀어 말하면 오랑캐를 오랑캐로 다스리는 게 가장 효과가 좋다는 것. 이 방법을 쓰면 된다. 병원성 세균, 기생충 알, 유해화학성분 등의 제거에는 같은 미생물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어떤 미생물은 석유, 중금속까지 먹어치운다.
조수 찾기
이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줄 조수가 바로 부엽토다. 어떤 이는 톱밥을, 어떤 이는 건초를 말하기도 한다. 톱밥을 쓸 때 주의할 점은, 톱밥의 원료인 나무가 화학성분에 절어있으면 안 된다는 거다. 방부목, 화학페인트를 쓴 나무, 합판을 가공하면서 발생되는 톱밥은 쓰면 안 된다. 요즘은 건강한 톱밥을 구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졌다. 건초는 잘게 썰어줘야 더 효과가 있다. 이들 톱밥과 건초더미는 여기에 일을 할 수 있는 미생물을 접종해주는 관리도 필요하다. 이런 좀 복잡한 일을 가장 간단하게 할 수 있는 것이 부엽토다.
부엽토는 나뭇잎, 풀쪼가리 등등이 땅에 떨어져서 적당히 썩어있는 상태의 흙을 말한다. 산에 가면 천지로 깔려 있다. 물론 등산객들의 발걸음으로 다져져 단단해진 길흙 말고.
그리하여
다시
똥을 싸는 방법을 기술하시오
1. 똥을 싼다.
2. 부엽토로 똥을 덮는다. 끝.
그 다음은 자연이 알아서 해 준다. 똥은 시간이 지나면서 유해성분이 사라지고 부식되어 흙이 된다. 이 흙이 식물에게 반드시 필요한 영양가가 풍부한 비옥한 퇴비다. 이것을 밭에 버리면 된다. 똥 싸는데 아까운 물 안 써서 좋고 똥으로 세상을 오염시키지 않아서 좋고 유기물이 풍부한 살아있는 퇴비를 만들어서 좋고 이 퇴비로 농사가 잘 되어서 좋다.
너무 간단한가? 그렇다. 굉장히 간단한 방법이다. 물론 물에 똥 싸고 레바 눌러 물 내리는 것보다는 복잡하고 귀찮다. 그래도 이 정도 귀차니즘은 극복해줘야 똥으로 세상을 오염시키는 혐오생명체의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다. 무엇보다, 내 손을 밥 만들어서 먹기를 해야 하는 귀농자들에게는 땅을 되살려서 내 식구 입에 들어가는 식량을 건강하게 지키는 것이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땅을 되살리려면 질 좋은 퇴비가 있어야 하고, 질 좋은 퇴비의 원료는 자연히 발생한다. 누가? 바로 당신. 퇴비원료 공급자는 바로 당신이다. 결국, 밥 먹고 똥 싸고 다시 이것으로 밥 먹는 선순환이 이루어진다. 이것이 생태의 첫걸음이다. 먹고 싸는 행위가 살아있는 생명체를 지키고 가꾸는 일이 되는 것. 이 첫걸음이 없으면 재생에너지네, 재활용비누나 세제 사용이네, 쓰레기분리수거네, 천연제품 사용이네, 유기농작물 재배네 아무리 고상한 방법을 말씀하셔도 반쪽짜리 생태일 뿐이다. 똥부터 잘 싸야 한다.
이 방법을 글로 풀어서 설명하자면 대단히 복잡하기도 해서 간단하게(보기에 복잡할 수도 있다-.-) 만화로 정리했다. 대부분의 설명은 이것으로 마감하고 다음에는 귀농하기의 마지막 말씀을 드리겠다.
덧1) 똥 싸기를 풀면서 많은 자료를 참고했으며 가장 많이 인용한 자료는 녹색평론사에서 간행한, 조셉 젠킨스가 쓴 ‘똥 살리기 땅 살리기’이다. 아마 많은 분들이 보셨으리라 본다.
덧2) 이 방법은 처음 시도할 때 1년간의 실험과 임상을 거쳤고, 효과를 확인한 다음 첫 번째 교육생태마을에 사용했다. 이 첫 번째 마을은 정화조없이 똥을 싸고 이 똥으로 퇴비를 만들고 있다. 물론, 냄새 안 나고 파리, 모기 안 꼬인다. 지금 만들고 있는 두 번째 교육생태마을도 똥 싸기는 이 방식으로 한다.
첫댓글 정조준 !!/ 맞아요 과녁을 벗어난 오줌(똥) 그것이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