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도>는 북한의 강제적인 체제 아래에서 신앙적인 가치관을 남몰래 지켜나가는 이들이 어떻게 고통받고, 부서지고, 절망하고, 관계에 균열을 만들어내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나는 지난 1년간 탈북자들을 만나 기나 긴 인터뷰를 진행했다.
저널리즘적인 시각에서 출발한 인터뷰는 새터민들을 만나면서 고통 받는 그들의 자화상을 발견하고, 영혼의 아픔을 함께하는 시간으로 변화되어갔다. 그들은 내게 크리스천으로서, 그리고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북한의 인권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그들의 아픔을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을 불러일으켰다.
북한은 인간이 신이 된 나라라서 체제 아래에서 신앙이 발각되면 즉결처형이나 정치범 수용소에서 고된 노동과 학대 속에 평생을 살아야 하는 인권유린이 오늘날에도 자행되고 있다.
이 가운데에서도 몰래 신앙을 지켜나가는, 통칭 ‘지하교회’라는 이름으로 정의된 크리스천들이 20만에 달한다.
인권문제와 신앙적인 갈등, 강압적인 체제 그리고 그 안의 처절한 인간의 모습들... 신앙의 자유가 박탈된 그들이 어떻게 고통 받고 있는지에 관한 이야기는 없었다.
자본의 논리라고는 하나, 지하교회에 대한 이야기가 없다는 것은 내게 신선한 쇼크를 주었다.
만들어져야 한다는 생각... 미흡한 신앙인으로서는 그게 ‘부르심’인지 잘 알지 못하지만... 눈물로써 기도하는 시간을 보냈다.
이 영화는 북한 인민들을 향한 눈물의 기록이자, 제작자로서 관객들에게 그들의 고통을 알리고자 하는 취지를 지닌다.
두만강...
정신지체자인 용규(32세)와 어린 미화(8세)는 강에 버려진 탈북자들의 시체에서 옷가지나 물품들을 수거한다.
한 남자가 조금의 두려움도 없이 걸어서 얼어붙은 두만강을 건넌다... 돈자루를 짊어지고 국경지대 마을로 들어온 남자, 철호 그는 왜 북한으로 다시 돌아온 것일까...
중국과 인접한 두만강 국경지대에 위치한 작은 시골마을. 이 마을엔 당의 감시를 피해 몰래 예배를 드리는 지하교인들이 있다.
어느 날, 덕기(60세)가 보위부에 붙잡혀 총살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중국공한에 한국 선교사까지 잡혀 연락마저 두절된 상태에서 그들은 정서적인 고립과 불안을 느낀다. 철호는 수용소에서 아내를 잃고 병가로 수용소를 출소한 것으로 알려져있었는데, 출소한 뒤에 1년 동안 행적을 감추었다가 갑자기 나타난 것이다.
철호는 중국으로 건너가 공안을 피해 숨어 지내며 골동품을 팔아 번 돈을 들고, 이들을 데리고 남조선 탈북을 위해 준비해왔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철호는 원조가 끊긴 그들을 돕는 일을 하기 시작한다. 식량을 조달해오고, 국경경비대에 잡힌 성도를 뇌물을 써서 빼오고.. 그들의 삶을 돌본다. 목숨을 내건 듯이 무슨 일이든 마다하지 않고 나서서 처리하는 철호의 모습을 보고, 사람들은 철호를 신뢰하기 시작한다.
결국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데 성공한 철호는 두만강을 건너 남조선으로 가는 경로에 대해 그들에게 알려주고 탈북 날짜를 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