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미식 여행 국가 ' 5년째 1위, 페루를 가다 초콜릿도 집에서 만들어 먹는 '맛의 천국' 페루...
페루는 요즘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가보고 싶어하는 나라 중 하나다.
"왜 페루에 가려 하느냐"고 물으면,
십중팔구는 "마추픽추를 보고 싶어서"라고 답한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이자 세계 불가사의인 마추픽추는
1990년대까지만 해도 전 세계 여행자를
페루로 불러들이는 일등공신이었다.
(왼)이게 모두 감자다. 페루는 전 세계 감자의 고향. 페루 전역에서 4000여 품종의 감자가 재배되고 있다. (오)페루 수도 리마 ‘산이시드로 시장’ 청과상 진열대에 놓여있는 카카오 열매. 페루 사람들은 초콜릿 원료인 카카오를 집에 사가지고 가서 초콜릿을 만들어 먹는다. 아래는 포도를 증류한 페루 국민 술 피스코.
그런데 2000년대 초반부터 분위기가 바뀌었다.
음식을 맛보기 위해
페루에 가보고 싶어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페루는 국제 관광업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월스트리트저널이 '여행업계의 아카데미상'
이라고 표현한 월드 트래블 어워즈(WTA)
'최고의 미식 여행국가(Best Country for Gastronomy)'
부문에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1등을 차지.
'마추픽추도 식후경'이랄까.
먹으러 페루에 가야 하는 이유,
아니 마추픽추 보러 페루에 가더라도 음식에
관심 가져야 하는 까닭을 지금부터 소개한다.
페루에서는 카카오를 사다가 과육은 그대로 먹고 씨는 볶아서 가루로 빻아 초콜릿을 끓여 마신다.
페루 수도 리마에 있는 산이시드로(San Isidro) 시장.
카무카무·루쿠마·아구아헤·마카·유카·오카 등
맛보긴커녕 보기도 처음인 과일·채소로 가득했다.
초콜릿 원료인 카카오 열매도 있었다.
페루관광청 이본 파라(Parra)씨는
"카카오를 사다가 과육은 그대로 먹고 씨는 볶아서
가루로 빻아 초콜릿을 끓여 마신다"고 했다.
초콜릿을 집에서 직접 만든다니,
한국에선 상상도 못할 일이다.
◇다양하고 풍성한 식재료
페루는 최근 세계 미식가들이 주목하는 나라다.
뉴욕, 런던, 샌프란시스코 등 세계 주요 도시마다
페루 레스토랑이 성업 중이다.
시장을 둘러보면 '당연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요리의 기본인 식재료가 엄청나게 풍부하다.
태평양과 접한 해안에서부터 해발고도 5000m에
이르는 안데스산맥, 아마존 열대우림에 이르는
자연환경의 다양성 덕분이다.
페루는 옥수수도 다양하다.
산이시드로 시장에서는
흔하디흔한 감자도 20여 가지가 판매되고 있었다.
페루는 전 세계 감자의 고향. '수퍼 곡물'로
각광받고 있는 퀴노아, 아마란스는 페루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안데스 산맥이 원산지다.
커피는 세계 8위 생산국이다.
리마와 옛 잉카제국 수도 쿠스코의 식당에서는
'쿠이(Cui)'라고 부르는 기니피그, 라마, 알파카처럼
다른 나라에서 맛보기 어려운 고기로 만든
요리를 맛볼 수 있다.
기니피그는 닭과 토끼를 섞은 듯한 씹는 맛이 있고,
라마는 양고기와 비슷하다.
알파카 안심은 돼지 안심처럼 기름기나 냄새가 없고
부드러워서 개인적으론 가장 맛있었다.
잉카를 세운 케추아족 여성이 와카타이(huacatay)를 주 재료로 한 와카타이 소스를 만들고 있다.
◇'원조 퓨전요리' 세비체
식재료만 다양한 게 아니다. 인디오 원주민을 비롯해
스페인·독일·이탈리아 등 유럽계 백인,
인디오·백인 혼혈 메스티소, 흑인,
중국·일본 등 아시아계가 공생한다.
이들이 뒤섞이며 빚어낸 독특한 식문화.
혹자는 "페루 음식이야말로 최초의 퓨전요리"
라고 평하기도 한다. 세비체(ceviche)가 대표적 사례다.
세비체는 한국의 김치처럼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페루 음식.
생선살을 뭉텅뭉텅 잘라 고춧가루와 라임즙, 다진 양파,
실란트로(고수)에 무친 '페루식 생선회'다.
우리 생선회에 식초를 살짝 친 듯한 맛으로,
한국인 입에도 잘 맞는다.
원래 해안가에 살던 모체(Moche) 원주민의 음식이다.
모체족은 페루에서 '툼보(tumbo)'라고 부르는
바나나 패션프루트(banana passionfruit)
열매즙으로 신맛을 냈다.
하지만 16세기 스페인 정복자들이
감귤류의 일종인 라임(lime)을 들여왔고,
툼보를 라임즙으로 대체한 버전이
오늘날 전 세계가 즐기는 세비체로 완성됐다.
(왼쪽부터) 잉카 때부터 전해오는 요리법 ‘와티아’. 돌을 돔 모양으로 쌓고 그 안에 불을 지핀다. 돌이 달궈지면 불을 빼고 감자·옥수수·콩 등을 넣는다. 그 위로 돌을 허물어트리고 흙으로 덮는다. 1시간쯤 두면 돌이 뿜어내는 열에 의해 익는다. 또 다른 전통 조리법 ‘파차만카’. 구덩이를 파고 돌을 달군다. 달궈진 돌과 고기·감자·고구마·양념을 켜켜이 쌓은 뒤 젖은 천·돌·흙으로 덮어 익힌다.
페루는 음식 강국이 될 요소들을 두루 갖추고 있었지만
2000년대까지 그 잠재력을 발현하지 못했다.
음식은 문화의 다른 분야들과 마찬가지로
경제와 안정이라는 토양에서 피어나는 꽃.
1990년대 들어 사회가 안정되고 경제가 성장하자
음식도 발전하며 알려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세계 음식·외식업계 전문가들이 뽑는
'월드 베스트 레스토랑 50'에는
센트랄(Central·4위)과 마이도(Maido·13위),
아스트리드&가스톤(Astrid&Gaston·30위)
등 페루 레스토랑이 세 곳이나 포함됐다.
리마에서 만난 센트랄 오너셰프(주인 겸 주방장)
비르힐리오 마르티네스(Martinez)는
"페루요리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페루 대표 음식 ‘세비체’. 생선회에 식초를 살짝 친 듯한 맛이다.
페루 대표 음식·음료
세비체는 어디서나 쉽게 맛볼 수 있다.
티라디토(tiradito)는 생선을 얇게 썰었을 뿐
양념은 세비체와 같다.
레체 데 티그레(leche de tigre)
즉 ‘호랑이 우유’는 새콤매콤한 세비체 양념에서
갈라져 나와 음료로 발전했다. 숙취 해소에 탁월하다.
타말레스는 옥수수 가루를 고기·치즈 등과
함께 바나나잎에 싸서 구운 요리다.
로모 살타도(lomo saltado)는
중국 음식의 영향을 받아 탄생한 퓨전요리로,
길게 썬 소고기를 간장에 재웠다가
양파, 토마토, 고추 따위와 같이 볶는다.
쌀밥, 감자튀김을 곁들여 먹는다.
피스코(pisco)는
한국의 소주에 버금가는 페루 국민 술이다.
포도즙을 증류한 싸구려 술이었으나,
최근 고급 피스코가 속속 출시되고 있다.
1리마 ‘엘 포풀라초’ 레스토랑 해산물 요리. 2쿠스코 ‘리모’의 기니피그 콩피. 3리모의 안데스 치즈를 채운 닭가슴살 구이. 4엘 포풀라초 생선 안티쿠차블레(꼬치). 5리모 알파카 안심 스테이크. 6옥수수 가루를 고기·치즈 등과 함께 바나나잎에 싸서 구운 요리 ‘타말레스’. 7리마 ‘센트랄’의 선인장·고구마잎·와랑고나뭇잎 등으로 만든 ‘데저트 플랜트’ 요리.8전통빵 차플라스를 장작 오븐에 굽는 모습. 9보라색 옥수수 빵.
첫댓글 남미에서 가장 유명한 미식국가는? 바로 페루였습니다~
페루가 이런 미식국가였단 말입니까?
참 몰랐던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