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주한국불교사 자료 >
미주한국불교 역사에 관한 책 1
1964년 서경보 스님에 의해 시작된 미주한국불교 역사 기록에 관한 책자로는 LA관음사, 뉴욕불광선원에서 사찰이름으로 년보와 주보를 묶어 단행본으로 출판하였고, 서경보스님, 숭산스님, 채인환스님, 강청화스님, 성해스님, 혜성스님, 이한상 거사에 관한 개인 활동을 정리한 자서전이나 활동을 정리한 책자 등이 있는데 미주현대불교에서 소장하고 있는 책은 총 12권이다. 이 책들 외에는 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외에 2004년에 미주현대불교 주관으로 뉴욕시 플러싱에서 열린 ‘미주전법 40주년 기념행사’ 행사 책자가 있다. 이 책자들은 당시 미주한국불교를 기록하는 언론 활동이 없는 시대를 알 수 있는 귀중한 역할을 하고, 그 기록을 통해 미주한국불교사를 기록할 수가 있기 때문에 기록한 사찰이나, 스님 당사자에게도 매우 큰 의미가 있다.
이 책들의 발행처와 발행 년도, 내용 등을 간략하게 3-4번에 걸쳐 소개하려고 한다.
글 / 김형근
1. 초대법왕 일붕서경보 실록 (1914~1992)
초대법왕 실록편찬위원회
1992년 6월 발행. 발행인에 서경보, 발행처에 일붕 삼장원, 편저자에 도종묵
이 책은 서경보 스님 생전에 일대기를 사진으로 정리한 책인데 편집이 세련되지 못하고, 사진 질 또한 좋지않다. 불교에서는 석가모니 부처님 이래로 이 책에서 내세우는 ‘법왕’이라는 것은 없다. 법왕청이라는 것은 극히 일부 서경보 스님을 따르는 사람들의 내세우는 것으로 세계불교계에서 인정하지 않는 제도이다. 이 책에 서경보 스님의 미국 활동에 관한 사진이 일부 있다. 하지만 내용은 아쉬움이 많다. 첫째 사진에 관한 설명에 사진의 연도와 장소가 자세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 102 쪽에 사진 3장이 있고 설명을 달았는데 아래와 같다.
그리고 서경보 스님의 일생에서 중요한 이력인 필라델피아 템플 박사 학위를 받은 사진도 별 중요한 템플대학교에 관한 활동사진이 없다. 또한 스님이 거주하는 아파트에서 선원 간판을 걸고, 한국인들을 상대로 한 법회사진이 단 한 장도 없다.
사진의 질이야 그 당시를 고려하여 이해가 가지만 이 책자에 실린 사진에 대한 설명을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하였다면 가치가 있는 책이 되었을 것인데 매우 아쉽다.
내용이 엉터리로 설명된 것도 있다. 105쪽에 유엔 N.G.O 관련사진 두 장과 설명이 있다. 이 사진들에 서경보 스님이 ‘세계평화교육자 국제협회’의 유엔 전권 대사라고 기술되어 있는데 이것은 명백한 잘못이다. UN NGO 단체는 유엔에서 모임을 했지만 유엔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고, 유엔에서는 NGO 단체들은 유엔 로고를 사용하면 안된다고 분명하게 가입한 첫해 오리엔테이션에서 강조하여 설명한다. 그렇게하면 가입이 취소시킨다고 경고한다. NGO의 유엔 전권대사라는 직위 자체가 없으며 그런 말도 없다. 이런 말을 사용하면 안된다. 그런데 서경보 스님이 명함에 UN 전권대사 라고 새겨서 사용했다.
2. 세계법왕 일붕 큰스님
발행: 2006년 8월 15일, 발행처: 불교정신문화원,
편저: 연당, 발행인: 한정섭
이 책은 서경보 스님이 1996년 6월 25일 입적한 후에 서경보 스님의 발자취를 정리한 책이다. 이 책의 ‘일러두기’에서
1. 이 글은 세계법왕 일붕 큰스님의 구도역정과 포교정신을 자료를 중심으로 엮었다.
2. 제 1편에서는 한학을 중심으로 서당에서 공부하신 것을 집중적으로 정리하였고, 제2편 이후 부터서는 출가하여 도를 닦은 내력과 현해탄을 건너 유학하고 세계대회에 나갔다가 지구촌의 공동 삶에 관심을 가지고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을 위해 헌신하신 내력을 적었다.
목차를 보면,
제1편 재가생활, 제2편 출가생활, 제3편 포교전도, 제4편 세계불교운동, 제5편 법어와 장의(葬儀) 그리고 부록으로 장의위원회와 영결실으로 되어 있다. 제3편 포교전도의 11장에 미국포교에서부터 미국불교에 대한 서술이 시작된다.
그런데 아쉽게도 이 책의 미국불교에 대한 내용과 서경보스님과 활동에 관한 것은 한마디로 너무 엉터리다. 이 책을 쓴 저자의 이름도 없이 편저: 연당이라고 되어 있다. 이름을 떳떳하게 밝히지도 못한 책이다. 저자의 본명도 밝히지 못하는 책이다. 출판사는 이 책을 전부 회수하여 폐기처분해야 한다.
필자가 정리한 미주한국불교 연혁에 보면 “1964년 8월29일 한국에서 출발. 서경보스님 샌프란시스코 경유 하여 뉴욕도착. 당시 불국사주지이면서 동국대에서 강의.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불교단체에서 초청.--동아일보 8월 22일자 보도”.라고 되어 있다. 이 책의 176쪽에 이 대목이 나온다. 1964년 세속의 나이 51세, 법랍 33세 갑진년 마침내 미국으로 향하는 영국 항공사의 트랩에 올랐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중국 승려 경륜 조사와 불교협회 초청으로 가게 되는 일붕 스님은 두려울 것이 없었다. 이 부분은 정확하다. 하지만 177쪽 부터는 미국불교에 관한 부분은 대부분 사실과 너무나도 다르다.
그 내용의 일부를 소개하고 그 내용이 어떻게 사실과 다른지 구체적으로 기술하겠다.
일붕스님은 여장을 풀고 콜롬비아대학에 교환교수로 일하면서 포교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연구했으나 한국 승려는 전무했기 때문에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일붕스님의 첫 미국 생활은 샌프란시스코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콜롬비아대학 교수들과 불교회를 통해 어느 정도 윤곽을 잡았다. 당시엔 이미 다른 나라의 불교가 본국의 지원에 힘입어 스려를 파견하고 번역된 출판물을 앞세워 활발한 포교에 나선 것이 확인됐다. 우리나라는 무엇 했나 하는 회의가 일었다. 우리나에서 불교를 배워간 일본이건만 가는 곳마다 일본불교의 사원이 보였고, 우리나라 임제종 신도였던 스즈끼 다이세쯔박사는 40여권의 영문 서적을 펴내 전 세계에 알려졌으며, 그 외에도 스리랑카. 중국. 몽골 등의 불교가 자리잡고 있었다.
일붕스님은 면밀히 분석한 결과 미국에 불교가 들어온 것은 1883년 시카고시에서 열린 ‘골롬버스 기념 만국박람회’때 16개 종교 대표가 수입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첫째, 해외포교에 일찍 눈을 뜬 스리랑카의 남방불교가 독특한 사원의 건축물을 앞세워 진출하였고
둘째, 호기심에 끌린 미국인이 스리랑카 사원에서 기초적인 수양을 쌓고 다시 스리랑카에 유학을 갔다가 머리 깍고 승려가 된 경우,
셋째 일본 불교의 각 파가 각개 약진식으로 진출한 대승불교이고,
넷째, 중국불교는 승려가 교포를 대상으로 포교에 나서는 경우였다.
다섯째, 티벳과 몽골 계통이 스며든 경우였다.
일붕스님은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민족임을 자랑해 왔는데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막막한 어느 날 참선을 마치고 스스로 무릎을 쳤다. 짧은 시간에 최대의 성과를 얻을 묘책이 떠올랐다. 미국 사회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을 신자로 만들자.
책에 쓰여진 부분이 어떻게 잘못되었는지 구체적으로 기술해 보겠다.
이 책에서는 일붕 서경보 스님이 뉴욕에 여장을 풀고 콜롬비아대학에 교환교수로 일하면서 포교대책을 수립했다고 기술해 놓고도 스님의 첫 미국생활은 샌프란시스코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했다. 뉴욕과 샌프란시스코는 옆 동네가 아니다. 이게 무슨 말인지 도대체 이해가 안된다.
당시에 이미 다른 나라의 불교가 본국의 지원에 힘입어 승려를 파견하고 번역된 출판물을 앞세워 활발한 포교에 나선 것이 확인됐다고 되어 있다. 이것도 또한 완전 틀린 내용이다. 아시아 불교국가 어느 나라도 미국포교를 위한 본국의 정부차원이나 종단 차원의 지원이 거의 없었다. 일본 정토진종 등 일부 종단에서 있을 수 있다고 본다. 그 외에 1964년 서경보 스님이 미국에 왔을 때 어느 나라 불교가 본국의 지원이 있었나 ? 번역된 경전도 일본의 D.Z. 스즈끼 번역서 외에는 맑스 밀러, 팔리성전협회 등 서양인들이 번역한 경전이 있었다. 또 스즈끼를 우리나라 임제종 신도라고 하는 대목에서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한국에 임제종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나의 경우는 거의 들어보지 못했다. D.Z. 스즈끼를 조금만 아는 사람들은 그가 일본 임제종 신도이고 한국 불교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는 것을 다 안다. 그런데도 이 책에서는 “우리나라 임제종 신도였던 스즈끼 다이세쯔박사는” 이렇게 써 있다.
이 책에서는 1883년 시카고시에서 열린 ‘콜롬버스 기념 만국박람회’때 16개 종교 대표가 수입되었다는 글은 1893년이 맞고 연도도 틀리고 사실관계도 진실과는 너무나 다르다. 이 글은 다음과 같이 써야 한다.
콜롬버스 신대륙 발견 400주년을 기념하여 시카고에서 물질문명에 관한 시카고 세계박람회와 정신문명에 관한 시카고 종교회의가 열렸다.
콜롬버스 기념이 아니고 컬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400주년 기념이고, 만국박람회에서 불교가 소개된 것이 아니고 시카고 종교회의에서 불교가 소개된 것이다.
스리랑카가 해외포교에 일찍 눈을 떴다고 했는데 1893년 세계종교회의에 스리랑카에서 불교 대표로 아나가리카 달마 팔마가 참가하여 큰 인기를 끌었고, 미국의 여러 곳을 방문하면서 강의를 하여 큰 호응을 받았다. 즉 스리랑카 출신 아나가리카 달마 팔마가 시카고 종교회의와 이후에 미국에서 한때 강연을 통해 큰 인기를 끌었을 뿐이었고, 스리랑카 불교가 미국에 들어 온 것은 서경보 스님이 미국에 도착한 것 보다도 더 늦은 1966년 워싱턴 스리랑카 불교사원( Washington Buddhist Vihara)가 개원하였다. 1960년대 전에 미국인이 스리랑카에 가서 출가하여 스님이 된 경우는 없었고, 1880년에 신지학회의 올코드와 헬레나 패트로바 블라바츠카가 스링랑카에서 신도들이 받는 오계 수계를 받은 적이 있을 뿐이다. 스님으로 출가한 것이 아니고, 유학을 간 것도 아니다. 스리랑카, 중국, 몽골 등의 불교가 자리 잡고 있었다고 하는데 중국은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에 이미 1850년대에 사찰이 있었고, 그 후에 1960년대에 뉴욕에도 사찰을 건립했지만 몽고는 전혀 아니다. 단 몽고인 티베트 스님 게셀 완갈이 1958년 뉴져지에 Tibet Buddhist Learning Center 설립하였다. 당시에 몽고인들은 미국에 없었고, 겐셀 완갈은 몽고인이지만 티베트 불교 스님이었다.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세계법왕 일붕 큰스님’의 미국포교에 관한 이 글을 포함하여 전체 내용이 너무 엉터리이기 때문에 이 책은 다른 내용도 신뢰할 수가 없고, 폐기 처분해야 맞다고 본다. 이 책은 입적한 서경보 스님의 공적을 정리하여 그 공적을 기리기 위해서 제작된 것으로 추측되지만 이런 책은 오히려 서경보 스님의 정당한 평가에 역효과만 가져올 뿐이다. 미국불교사를 잘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 이유가 몇 가지 있다. 기회가 되면 언제가 말하고 싶다. 미국에서 미국불교사를 낸 학자들도 미국불교사를 잘 알지 못한다고 고백한다. 이 책은 이런 사실조차도 모르는 사람과 출판사가 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