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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그림 장터(아트페어)인 ‘프리즈·키아프 2025’에 (주최측의 배려로) 다녀왔어요. 티켓값이 8만원(제너럴 어드미션)으로 적지않은 금액인데도 관람객들로 인산인해 더군요. 전반적인 경기침체와 미술시장 불황에도 불구하고 국내 ‘예술 소비자’의 저변이 매우 폭넓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특히 MZ세대의 관람객들이 대거 몰렸는데 일본, 중국, 대만, 홍콩 등에서 일부러 방문한 젊은 관람객들도 많이 눈에 띠었어요. 이 들은 그림 앞에서 다채로운 포즈로 인증샷을 찍어 추억으로 간직하거나 SNS에 올렸습니다.
아마도 파블로 피카소, 백남준. 조지 콘도, 쿠사마 야오이, 우고 론디고네, 이우환, 유영국 등 거장들의 그림을 아주 가까이에서 ‘직관’할 수 있는 흔치않은 기회였겠죠. 나도 피카소 작품을 직접 보니 감회가 새롭더군요.
이번 행사엔 갤러리를 대상으로 엄격한 심사를 통해 295개 국내외 유수 갤러리가 참여해 부스를 다 돌아보려면 최소 4시간 이상 걸립니다. 꼼꼼히 감상하려면 하루를 온전히 할해에도 시간이 모자랄 판입니다.
이번 행사에선 미국 추상 작가 마크 브래드포드의 ‘오케이, 덴 아이 어폴로자이즈(Okay, Then I apologize)’ 62억원, 독일 현대미술 거장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Es ist dunkel, es ist’ 29억원, 김환기 작가의 ‘구름과 달’ 20억원에 각각 팔렸답니다. 아시안계 컬렉터가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림값이 입이 딱 벌어질 정도입니다.
국내 작가 중엔 김환기 외에도 정상화 단색화 작품이 8억3000만원, 이우환 그림이 9억7000만원, 박서보 ‘묘법’이 4억원, 이정지 200호 작품이 1억6,000만원, 이응노 문자추상 1억4,000만원, 김병종 작품이 1억6,000만원에 각각 팔렸습니다.(갤러리측 공개자료)
작품 매매 목록을 보니 갤러리들은 자신의 이름이 브랜드인 검증된 작가의 작품을 주로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거액을 주고 구입했을 땐 감상가치와 함께 투자가치도 고려했을 겁니다.
4시간 동안 거의 쉬지않고 300개에 육박하는 갤러리 부스는 돌아보려면 상당한 집중력과 강한 체력을 요구합니다. 기왕 간 김에 좀 더 일찍 올라가서 차분히 둘러보지 못한 것이 아쉽더군요.
이날 만보계를 보니 16,000보가 찍혔습니다. 두 곳의 아트페어만 대략 8km를 걸은듯 합니다. 귀로에 살짝 피로가 몰려왔지만 쉽게 경험하기 힘든 뜻깊은 하루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