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일은 메이데이다.... 며칠 후면 어린이날이고, 또 며칠 후면 어버이날인데.... 내일은 메이데이니까 내가 좀 대접받을까?
아니다. 우리 아이 학교는 어김없이 그 날 체육대회를 한다. 아빠들이 참석하는 체육대회를 하는 까닭에 몇년째 학교에 가야만 한다...
벌써 한 달전 마님은 그 사실을 알리면서 약속을 잡지 말라고 성화다.... 하지만 모른체하며 버티다 수요일에 고백한다...미안하다고..
아들한테는 5월 2일 영화 아이언맨을 예매해 함께 보고 맛난 점심 사주는 것으로 때웠다...
대간을 시작하고는 생활이 많이 바뀐 느낌이다. 첫째, 일이 줄어든 느낌이다. 어떻든 주말/휴일 출근은 못하니까 주중에 하던 아님 일을 줄인 것 같다. 둘째, 주중에 음주하는 날이 많이 줄었다. 특히 대간뛰는 주에는 거의 술을 마시지 않는다.
암튼, 8시경 다른때보다 이른 퇴근을 하고 집에와서 서둘러 이것 저것 챙겨본다. 염치없이 마님께 밥좀 많이 싸고, 계란말이라도 좀 해달라고 부탁한다.
잠시 눈을 붙여보려고 9시 반경 자리에 누웠으나, 잠이 올리없다. 아모레퍼시픽에 차를대니 11시가 약간 넘었다. 벌써 스템님, 지가이버님, 채로님, 석양의 노을님, 소희님 등 여러분이 와 계시다.
생각보다 약간 늦게 도착한 버스에 오르며 일일히 정겨운 분들과 손을 맞잡고 내리를 정한다. 정말 반가운 하트님도 보인다.
벌써 몇차례 대간을 해서인지 다들 버스에서 잠잘 준비는 완벽하다. 나도 목베게와 이불을 챙겨가 잠을 청해본다. 첫번째 두번째보다는 훨씬 잠을 잘 청할 수 있다. 한참을 자고 깨고 하는사이 고속도로를 벗어나 들머리인 빼재방향으로 버스가 이동한다.
근데 생각보다 오래간다. 도솔님, 지가이버님, 동글샘님이 뭐라한다. 길이 잘못 들었다나 어쨌다나...알아보니 차량의 네비게이션이 빼재를 찾지못하고 운전기사는 나름 고집으로 계속 틀린 방향으로 운전해서 결국 도솔님이 가지고 있는 아이폰으로 인도하여 예상보다 1시간여 늦은 시간에 들어리에 도착한다.
봄의 중턱인 5월이기에 바람막이를 놓고 왔다. 약간 걱정인데 차에서 나와보니 꽤 쌀쌀하다. 옷을 한 겹 더 입을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20분후면 곧 몸이 더워질테라 그냥 올라본다.
5월 1일 4시 40분 정도....들머리에서 출발
빼재(신풍령)에서 오르는 길은 완만해서 특별한 운동없이도 몸이 적응하기 좋은 출발을 제공한다. 삼봉산을 거쳐 소사고개까지가 첫번째 오름과 내리막인데 지도상으로 내리막이 장난 아닌 것으로 기억하고 그 다음 삼도봉, 대덕산을 거치면 어려운 구간은 될 것 같다.
예상한대로 20분 정도를 지나니 몸이 적당히 덥혀지는데 이런 세상에 며칠전 강원영서쪽에 눈이 왔다는 뉴스를 들었긴 하지만 헤드랜턴 사이로 눈이 보이고, 여기저기에서 서릿발이 서 있다. 여긴 아직 겨울이다.... 시간이 지나 아침이 다가올수록 차가운 기운은 더 세 지는 것 같다. 5월이 되었는데 아직 땅이 얼어있다고 생각하니 세상이 얼어붙어서 그럴까? 내 마음이 얼어 붙어서일까? 여러 생각을 잠시 해본다.
한시간여를 갔을까 저쪽에서 여명이 비춰오고 있다. 곧 해가 뜰 모양이다. 서둘러 좋은 위치에 가서 일출을 보고 싶은 생각이 있는데 쉬었다 가자는 말에 잠시 쉬고 오르니 벌써 저쪽에 붉게 익은 태양이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래도 멋진 풍경이다. 오늘은 하늘이 맑아서 풍광이 매우 좋아서 다들 좋아라 한다. 이 맛이지.... 사진 몇 컷과 일출 감상을 한 후 10여분을 가니 첫번째 봉우리 삼도봉(1254m)이다. 소사고개로 내려가는 길은 예상대로 경사가 심하다. 이면에 얼어있는 얼음도 꽤 있고, 바위도 많아 겨울이나 어두울 때 산행에는 매우 주의를 요한다. 내려오며 보니 진달래가 피다가 갑자기 내린 추위에 시들어 져버렸다. 한참 내리막을 내려오니 소사고개다. 아침은 산에 오르며 하기로 결정하고 슈퍼에서 간단히 막걸리와 함게 간식 그리고, 빠질 수 없는 정겨운 말들이 두 시간 산행의 피로를 잊게 한다. 스템님의 넘치는 언어폭발이 없으면 대간의 재미는 절반으로 줄어 들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잠시 휴식을 끝내고, 삼도봉으로 향하면서 삼봉산쪽을 바라보니 한참 놓은 곳에서 내려왔다 싶은 생각을 한다. 삼도봉까지는 500m 높이를 계속 올라야 하는 코스라 체력적인 소모가 발생할 구간이다. 10시 경 경북, 경남, 전북이 만나는 삼도봉삼도봉에 오르니 여기저기에서 이른 봄 기운이 느껴진다. 푸릇푸픗한 것들이 여기 저기 보이고, 노란 들꽃도 여기저기 보인다. 배고프다는 민원이 끊이질 않아 대덕산 전에서 봇다리를 푼다. 역시 다양한 먹걸리를 준비해서 푸짐한 아침을 먹고 다시 채비를 한다.
11시 10분경 대덕산(1290m)에 도착해 이쪽저쪽을 바라보니 참 우리 산하가 아름답다는 생각을 새롭게 하고, 또 오늘 걸어온 산행길을 바라보며 흐뭇한 마음이 가득하다. 그런 기분과 높은 고개가 대충 끝났다는 생각에 여러 컷의 사진을 찍어본다.
다음 덕산재로 내려가는 길은 한참동안이 내리막의 연속이다. 다행이 중간에 얼음골이 있어 발을 잠시 담글 수 있어서 참 좋았다. 그 차갑고 시원한 느낌이 지금도 전해온다. 산을 다니면서 계속 느끼는 것은 오르막보다 내리막이 더 힘들다는 것인데 이 내리막이 1시간 더 길었으면 매우 힘들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덕산재까지의 긴 내리막을 마친다.
덕산재에서 잠시 휴식 후 우린 다시 마지막 부항령을 향해 발을 디딘다. 부항령으로 가는 길은 산행하기에는 괜찮은 코스이지만 이미 체력이 많이 소진된터라 오르막 내리막이 즐겁지만은 않다. 8시간 정도 산행을 하니 도가니와 허벅지가 조금씩 안좋아지는 느낌이다. 그래도 뚜벅뚜벅 중간에서 혼자 마지막까지 나와 자연과의 따뜻한 만남을 한껏 즐기며 새소리도 들어보고, 나뭇잎들이 한참 새로이 올라오는 모습도 보며 두시간 정도의 코스를 충실하게 디뎌본다. 부항령으로 내려오는 길에는 여름이 온 듯 기온이 올라 땀이 온 몸을 적시고, 양볼에는 염전을 해도 될 정도로 소금기가 가득하다. 5.2km에서 4.2km 2.4km 1.7km 800m 거리가 줄어들때마나 체력과 발걸음은 점점 떨어지지만 온 몸에 성취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부항령에 내려오니 선두에 섰던 지가이버님, 도솔님, 채로님, 석양의 노을님, 작은걸음님, 동현님이 반겨주신다. 곧바로 나머지 멤버가 속속 도착한다. 선두와 차이는 채 30분도 나지 않는다.
준비한 점심이 이리 푸짐할 줄 몰랐다. 도대체 몇근인지 모를 불고기, 몇 인분을 한지 모를 밥, 여러가지 쌈 게다가 찌게까지 준비되었다. 준비해주신 지가이버대장님, 동글샘님 그리고 오시지 않았지만 찌게까지 챙겨주신 오색향기님 덕에 아주 맛난 점심을 먹었다.
돌아오며,
아직 내가 충분히 이 산하를 느끼며 호흡할 수 있다는 충만감과
나 혼자서는 도저히 상상도 안되는 이 기나긴 여정을 동행할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난 지금 엄청난 행복한 시간속에 갇혀 있다는 생각에 푹 빠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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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마음님 다음에 꼭 뵙죠.... 이번에 산행하면서 옆구리가 썰렁했는데 파란마음님이 안계셔서 그런 것 같네요...
다음산행은 더 재미있고 보람될 것 같습니다..... 이번주도 즐겁게 보내세요....
아직도 대간길을 걷고 있는 듯 합니다. 산행기 잘 보고 갑니다.
대간길이 계속 될 수록 더욱더 재미가 있어 좋아요
맛난 음식 준비사신 지가이버 대장님, 스탬팀장님, 동글샘 총무님 아주아주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몸이 좀 힘들더라도 좋은 분들과 우리 산하를 둘러본다는 것이 얼마나 기쁜일인지 서서히 깨닫고 있어요..
늘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궁수님 대간후기 잘보고갑니다 백두대간의 정기를 받아 하시는일 잘될겁니다
고맙습니다.... 저도 최근에 좋은 일들 많이 발생하고 있는데 아마 산방 식구들이 기를 나눠주셔서 그런것 같네요...
궁수군.....대간길 산행기 잘 읽고 갑니다...
나두 언젠간 함께할날을 위하여~~~~~ㅎㅎ
요정님 다음 대간때 뵐께요.....
같이 해 주시는 산행 항상 감사합니다~ 오라버니 ^^
소희님 함께 산행해서 즐겁습니다.
궁수님은 대간하면서 참으로 많은걸 느끼고 배우시는거 같아요
아마도 대간이 끝나고나면 한참 더 성숙한 인생을 바라보게 되시리라 생각되네요
용기가 참 부럽고 행복해보입니다 ㅎㅎ
쥬얼리님도 동행하시죠... 좋아요... 진지하게 혼자 걸을 수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복잡한 상념들도 많이 정리되네요..
이번달 이번주 오늘 행복하세요....
지난 번에도 이런 글을 기대하고 있었다우~ 역쉬~ 멋진 대간남의 기록이구랴~ 한 발 한 발 우리의 육체는 힘들었을 지언정 우리 가슴에 담겨지는 성취감과 자부심은 그 어떤 것으로도 형언하기 힘들것입니다~ 좋은 산행 함께 해주어서 고마웠고.. 울 서로 의지하며 걸은 10시간의 길이 감사할 뿐입니다..
앞으로 가는 길에 별로 두려움이 없어요...엄지팀원들이 늘 지켜주고 있고, 산방에서 응원해주고 있으니까요....
동글샘님께서 신경을 너무 많이 쓰셔서 감사하고 미안할 따름입니다.
궁수님의 대간의 집념과 자기관리에 충실하신모습 본받아야겠네요 엄지팀에대한애정 감사합니다
저는 지가이버대장님의 산에 대한 열정과 엄지팀에 대한 사랑을 온몸으로 느끼며 걍 따라갈 따름입니다.
늘 감사드립니다.....
수고많았습니다..엄지팀 화이팅!여러분은 부러움의 대상입니다...계속 앞으로!앞으로!
감사합니다.... 지금은 개인적으로 시간을 많이 내지 못해 자주 참석하지 못하고 있지만,
시간 날때마다 정기산행, 원정산행에 뵙겠습니다...... 대간만한다고 뭐라하실 것 같아 내심 좀 걱정입니다....
백두대간주는 일반 산악인들의 꿈이죠.. 제겐 이룰수 없는 꿈이지만... 상세히 쓴 후기글 보며 감탄과 함께 정말 부럽습니다... 수고 많으셨고 쭉쭉... 안전한 산행을 기원 합니다.
기원해주시고, 격려해주시는 산방식구들이 계셔서 멤버들이 즐겁게 산행을 하고 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궁수님 잘 읽었습니다. 산행도 잘하시고 글도 잘쓰시고 술도 잘 드시고... 뭐 하나 부족한게 없는게 같아요
엄지팀에서 항상 활력소를 하시느라 고생하십니다. 진부령까지 궁수님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언제 소주 한 잔 하시죠?
네~ 진부령까지 함께하시고요... 시간내서 제대로 한잔 하시죠???? 좋습니다... 술을 잘하진 못해도....
궁수님의 지속적인 대간 참여에 무한한 감사를 드리며 날로 빨라지는 걸음에 두려움이 앞섭니다.가끔은 제동하는 연습도 해야하지 않나요 행복한 궁수님의 모습을 생각하면 지도 저절로 행복해집니다후기 글 잘 읽고 갑니다.
저는 스템님의 폭탄같은 어휘에 피로를 항상 잊고 산행하는 것 같아요... 늘 감사하고요... 이번에는 전보다 몸이 조금더 좋아진것 같습니다.....
일요일은 마무라 아들과 약속한거 지키느라 엄청 바빴어요....
백두대간팀 대원들은 모두 외모만큼이나 순수하고 열정적인 감성을 지니고 그걸 글로 표현할수 있는 능력까지 겸해야 대간팀 정대원이 되는것 같아요 어쩜 다들 이리 글로 표현도 잘하고^&^* 순수하고 해맑은 미소만큼이나 이뽄 마음의 궁수님 글 잘읽고 갑니당 대간완주하는 그날까지 엄지팀 대원들 모두 몸튼튼 마음 튼튼 홧팅 입니당^&^*
다경님..전 외모와 상관없는 인간이구요.... 후기를 남기는 건 제가 걸었던 시간을 되돌아 보기 위해 좋은 상상을 좀더 하기위해 하는 겁니다. 다음에 산에서 뵐께요.....
ㅋㅋㅋㅋ... 외모와 상관없는 인간... ㅋㅋㅋ 쥑인다~~~ ㅋㅋㅋ
멋진 후기 감사합니다. 일주일이 지났는데 바로 전일인것처럼 느껴짐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