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첨금 지급 담당자인 황혜림 과장이 사무실 맨 안쪽에 위치한 10㎡(약 3평) 남짓의 ‘상담실’이라는 문패를 단 방으로 안내했다. 1등 당첨금을 받는 곳이다. 그런데 의외로 소박했다. 상담용 탁자와 사무실용 소파, 컴퓨터가 놓인 책상이 내부 시설의 전부였다. 이달 말부터는 3층에 럭셔리 스타일의 상담실을 새로 만든다고 한다.
황 과장은 “어제도 지난주 당첨자 6명 중 2명이 와서 이곳에서 1인당 당첨금 21억원 중 세금 33%를 제외한 14억원씩을 받아 갔다”고 말했다(당첨금 3억원 이상은 세금 33%, 그 이하는 22% 공제).
토·일요일에 당첨 사실을 안 뒤 농협 업무 시작 시간인 월요일 오전 9시에 맞춰 오는 당첨자가 많다고 했다. 상담실에 도착하면 먼저 복권단말기에 로또 아랫부분의 바코드를 대 당첨 여부를 확인한다. ‘딩동댕’ 소리가 나면 일단 통과. 그걸로 끝이 아니다. 로또마다 매겨져 있는 고유 번호를 통해 위조 여부를 체크한다. 진품이 확인되면 수령 절차에 들어간다. 복권팀 직원이 세금 문제를 설명하고, 부부가 같이 오면 증여 여부도 묻는다.
부부간엔 6억원까지는 증여세가 붙지 않기 때문에 즉석에서 배우자에게 증여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그런 다음 부유층 금융 서비스 전담 부서인 프라이빗뱅킹(PB)센터 직원이 들어와 통장을 만들어 주고 당첨금을 입금한다. 비로소 부자가 됐음을 실감할 수 있는 순간이다. 황 과장은 “한 시간여 동안 대부분 화장실도 안 가고 앉아 있을 정도로 긴장한다. 입금된 통장에 당첨금이 찍힌 걸 보고 나서야 기쁨의 미소를 짓는다”고 말했다.
당첨된 로또를 지갑에 넣어 오는 사람은 거의 없다. 보통 남자는 재킷 안주머니에서, 여자는 핸드백 깊숙한 곳에서 꺼낸다. 더러는 책 속에 끼워 오는 이들도 있다. 옷차림은 대부분 정장이다.
로또 당첨자는 대부분 평범한 사람들이다. 지난해 나눔로또가 실시한 1등 당첨자 설문조사를 보면 ‘수도권에 거주하며 월소득 300만~400만원을 올리는 30~40대 남성’이 평균 모델이다. 물론 색다른 사연도 있다. 얼마 전에는 신용불량자가 로또에 당첨돼 “빚 갚고 새 인생을 살게 됐다”며 좋아했다고 한다. 토요일에 군에 간 아들을 면회 갔다가 산 로또가 당첨돼 그 길로 서울로 올라온 이도 있다. 꿈을 꾸고 나서 로또를 샀다는 것도 단골 메뉴다. 설문에서는 19%가 “좋은 꿈을 꿨다”고 답했다. 요즘은 ‘돼지꿈’보다 지나가다 똥을 밟았다는 ‘똥꿈’, 활활 타오르는 불을 봤다는 ‘불꿈’을 꾼 이가 많다고 한다.
로또가 한 장에 2000원이던 시절에는 당첨금이 수백억원이었다. 그 돈으로 타워팰리스 같은 서울 강남의 고급 아파트를 사거나 직장을 그만두고 해외로 이민 가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2004년 8월 로또 가격이 1000원으로 낮아지고 이월 횟수가 2회로 제한된 뒤 당첨금이 1인당 10억~20억원으로 줄면서 상황이 변했다. 지난해 설문에서 1등 당첨자의 98%가 ‘직장을 계속 다닐 것’이라고 답했다. 황 과장은 “보통 크지 않은 아파트를 한 채 산 뒤 남은 돈으로 노후 대비할 정도의 금액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30대 젊은 당첨자 중에는 유학을 가거나 변리사·회계사 등의 자격시험을 준비하는 이들이 있다. 40대 이상은 주로 비과세 통장과 같은 은행 예금에 목돈을 묻어 놓는다.
http://joongang.joinsmsn.com/article/aid/2012/04/22/7593220.html?cloc=nnc
첫댓글 ㅋㅋ 언제 1등되나~
네 내일 추첨이니
위본문을 많이 참고하겠습니다.
숫자 5개 맞추고도 3등하니까 좀 억울하더라구요..ㅎㅎ
코난님 때문에 즐거운 상상 한 번 더 하게 되네요..감사합니다..ㅎㅎ
도둥놈들 세금을 33% 씩이나
34% 떼어가도 좋으니 좀...^^ 잠시나마 즐거운 상상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