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6년 3월 16일, 모든 준비가 끝났다. 고더드는 매사추세츠 주 오번 인근 한 농장 들판에 설치된 발사대에 첫 액체연료 로켓을 설치했다. 발사대의 골격은 중간 크기의 수도관으로 만든 아주 간단한 구조물이었다. 드디어 고더드의 조교가 로켓의 점화기에 불을 붙이고 몸을 피했다. 잠시 후, 로켓은 하늘로 힘차게 날아올랐다. 로켓은 고작 높이 41피트(12.5미터)를 날아올라 2.5초 동안 184피트(56미터)를 비행했다. 노즐의 하단부도 타버렸다. 어찌 보면 실망스러운 결과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1903년 라이트 형제의 첫 비행기가 난 거리 역시 고작 36미터였다. 게다가 바닥에 떨어진 로켓은 얼음과 눈 속에 처박혀서도 ‘아주 빠른 속도로 나아가고’ 있었다. 고더드와 조수들은 기뻐 어쩔 줄 몰랐다. 어쨌든 역사상 최초로 액체연료 로켓 발사에 성공한 것이다. 넬이란 별명으로 불린 이 로켓의 비행 장면은 고더드의 아내가 카메라에 담을 계획이었지만, 필름이 떨어지는 바람에 사진은 남기지 못했다.
그 후로도 연구는 계속되었다. 하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그가 하는 연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지 못했다. 로켓 발사 실험 중 주민들의 항의로 경찰이 출동해 실험 중단을 명령하는 일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그런 와중에도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소수나마 있었다. 그는 대서양 횡단에 성공한 비행사 찰스 린드버그, 구겐하임 재단 등의 지원을 받아 연구를 계속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