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한 그릇 제대로 먹는다는 것은 노숙하는 사람에게는 정말 큰 일입니다. 거리에서 쓰레기 통을 뒤지는 노숙 손님도 있습니다. 재수 좋게 무료급식을 먹을 수 있어도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주는 대로 먹어야 합니다. 밥을 조금만 더 달라고 하면 자존심 상하는 모진 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주는 대로 먹지, 욕심많게 먹으려 한다는 둥 얻어먹는 처지에 ... 등등. 반찬을 조금만 남겨도 모진 소리를 듣습니다. 치아가 부실해서 먹을 수 없는 반찬을 조금이라도 남겼다가는 혼이 납니다. 왜 조금만 드시냐고 물어보면 남기면 안 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왜 남기면 안 되나요? 혼나기 때문에 그렇다고 합니다. , 민들레희망센터에서 월례 인문학 모임을 할 때, 가장 먹고 싶은 음식이 있으면 알려 달라고 했습니다. 통닭, 꽃게무침, 삼겹살, 오징어 물회, 갈비탕, 갈비찜 등등. 누구나 먹을 수 있는 보통 음식인데 우리 손님들에게는 그림의 떡입니다.
월요일 오후 3시에 네 분의 VIP 손님을 초청해서 갈비탕 대접을 하기로 했습니다.
주일에는 미리 갈비를 사서 손질하고, 오전에는 요리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만 너무 정성들여 음식을 준비하다 그만 다 태워 버렸습니다.
대략난감.
네 분 손님들은 시간 맞춰 왔습니다. 맛나게 먹으려 점심도 먹지 않았습니다. 손님들께 사정 이야기를 하고 양해를 구했습니다. 근처 식당에 모시고 가서 순대국과 머릿고기 한 접시 주문해서 대접했습니다. 한 명이 막걸리도 한 잔 마시면 좋겠답니다.
진수성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