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만장을 아시나요? ◈
드라마 ‘고려거란전쟁’에 나오는 장수 이름이 아니지요
장어 양식장도 아니고 여관이나 중식당도 아니지요
양만장을 안다면 당신은 주말에 야외에서 속도를 즐기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아요
구글에서 양만장을 검색하면 오토바이 사진이 제일먼저 뜨지요
‘바이크 라이더의 성지’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어요
양만장은 ‘양평 만남의 광장’의 줄인 말.
경기도 양평군 6번 국도 강릉 방면에 있는 휴게소이지요
양만장은 생긴 지 15년이 넘었다고 하지요
바이크족(bike族)에게는 서울 동쪽의 대표적 집결지이자
시원하게 타고 갈 수 있는 출발점으로 통하고 있어요
주말이면 오토바이가 득실거리지요
여기서 주유를 하고 커피를 마시며 타이어 공기압을 점검하지요
강화도 옆 교동도에는 양만장을 흉내낸
강만장(강화 만남의 광장)도 등장했어요
봄기운과 함께 라이딩의 계절이 돌아왔지요
할리데이비슨 코리아는 지난달 24일 전국 지점별로
‘웨이크업 투어’ 행사를 열었어요
웨이크업(wake-up)이라는 말처럼 잠자던 오토바이를 깨우고
시즌 개막을 알리는 자리 이지요
2000여 명이 참여해 오토바이와 장비를 점검했어요
돼지머리도 놓고 안전한 라이딩을 기원했다고 하지요
그들은 왜 오토바이를 탈까요?
경력이 25년쯤 됐다는 김원중(58)씨는
“기본적으로는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주말 일탈”이라며
“우리가 가끔 과속을 하지만 죄책감을 느끼는 라이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어요
오토바이는 번호판이 후면에 있지요
촬영이 안 되니 단속 카메라도 무용지물이라는 뜻이지요
할리는 평균 시속 80km 정도지만 BMW나 두카티 등
이른바 R차(경주용 오토바이)는 시속 200km를 쉽게 돌파하지요
양만장을 출발해 멀리 갈 경우 강원도 속초까지 당일에 찍고 오지요
한 라이더는 “한강과 풍광을 보며 달리면 차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개방감으로 가슴이 뻥 뚫린다”며
“그 맛에 중독돼 이걸 탄다”고 했어요
하지만 자가용 운전자들은 갑자기 나타난 오토바이들의
속도와 소음에 놀라곤 하지요
때론 무서울 정도이지요
소음기를 떼고 시끄럽게 과시하는 속칭 ‘양아치’도 있어요
바이크족 사이에서 자정 작용이 있다니 다행이지요
그런데 왜 무리 지어 다니는 것일까요?
“여럿이 타지만 사실 혼자 타는 거예요.
동상이몽처럼
저마다 다른 생각을 합니다.”
외로운 이들이 오늘도 양만장에 모이지요
길 떠나는 외로운 나그네 처럼
-* 언제나 변함없는 조동렬(一松) *-
▲ '바이크 라이더의 성지'로 불리는 양평 만남의 광장
▲ 할리데이비슨 웨이크업 투어 /할리데이비슨 코리아
▲ 할리데이비슨 웨이크업 투어 /할리데이비슨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