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무신론자의 기도
하느님
당신의 제단에
꽃 한 송이 바친 적이 없으니
절 기억하지 못하실 겁니다.
그러나 하느님
모든 사람이 잠든 깊은 밤에는
당신의 낮은 숨소리를 듣습니다.
그리고 너무 적적할 때
아주 가끔
당신 앞에 무릎을 꿇고 기도를 드립니다.
하느님
어떻게 저 많은 별들을 만드셨습니까.
그리고 처음 바다에 물고기들을 놓아
헤엄치게 하셨을 때
저 은빛 날개를 만들어
새들이 일제히 날아오를 때
하느님도 손뼉을 치셨습니까.
아! 정말로 하느님
빛이 있어라 하시니 거기 빛이 있더이까.
사람들은 지금 시를 쓰기 위해서
발톱처럼 무딘 가슴을 찢고
코피처럼 진한 눈물을 흘리고 있나이다.
모래알만한 별이라도 좋으니
제 손으로 만들 수 있는 힘을 주소서.
아닙니다.
하늘의 별이 아니라
깜깜한 가슴 속 밤하늘에 떠다닐
반딧불만한 빛 한 점이면 족합니다.
좀 더 가까이 가도 되겠습니까.
당신의 발끝을 가린 성스러운 옷자락을
때묻은 손으로
조금 만져 봐도 되겠습니까.
아 그리고 그것으로
저 무지한 사람들의 가슴 속을
풍금처럼 울리게 하는
아름다운 시 한 줄을 쓸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시겠습니까.
하느님
당신을 부르기 전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제 아닙니다.
어렴풋이 보이고
멀리에서도 들려옵니다.
어둠의 벼랑 앞에서
내 당신을 부르면
기척도 없이 다가서시며
"네가 거기 있었느냐"
"네가 그 동안 거기 있었느냐"
고 물으시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달빛처럼 내민 당신의 손은
왜 그렇게도 야위셨습니까
못자국의 아픔이
아직도 남으셨나이까.
토마스에게 하셨던 것처럼
나도 그 상처를
조금 만져볼 수 있게 하소서.
그리고 혹시 내 눈물방울이
그 위에 떨어질지라도 용서하소서
아무 말씀도 하지 마옵소서.
여태까지 무엇을 하다 너 혼자
거기에 있느냐고
더는 걱정하지 마옵소서.
그냥 당신의 야윈 손을 잡고
내 몇 방울의 차가운 눈물을
뿌리게 하소서.
- 시인, 이어령
이어령 시집 중에서..
며칠전
하늘이 파랗고 맑고
모처럼 살며시 올라간 기온으로
봄기운을 옷깃으로 체득합니다
짹짹짹짹~
제 짝을 찾느라 새들의 지저기는 소리가
아침부터 아파트 마당을 울리는데
아~ 봄이 왔구나~ !!
새들이 먼저 아네요!!
그리고 바람도 계절을 먼저 압니다
봄이면 잎틔우도록 잎새까지 물 옮겨준다고
부지런 떨며 목덜미 시리게
세차게 불어대니까요
그렇게 삼월(요셉성월)이 왔습니다
모두 행복한 삼월 되시고
요셉성인의 사랑의 전구로
은총의 사순절 기간
평안히 거룩하게 잘 보내시길 응원합니다
사랑합니다~
/ 효재마리아(수풀)
가톨릭사랑방 catholicsb
첫댓글 금새 3월이네요
꽃소식도 들려오겠지요?
올 사순절은 좀더 열심히 살아보겠습니다...
건강하세요♡♡
그렇게요
2월은 더 빨라서...
저도 3월, 햇살 따듯한 봄날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