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도 정신없이 자료 뒤지고 자문 구하고
좀전에 집에 들어 왔습니다.
잠시 월드컵으로 언론이 흐르더니
요 몇일은 임병장의 소식으로 언론이 들썩이네요.
개인적으로 이번 GOP사고로 희생된 군장병과 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또 임병장의 가족들의 고충, 가족이 아닌 제가 어찌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만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우리 사회에는 여러가지 문제가 나타나겠지만
새로운 문제가 떠 올랐다고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를 잊어버리고, 덮어버리고
지나가는 것은 어리석은 판단이라 생각하며 글을 시작하겠습니다.
우선 한동안 미국 "NBC"방송을 통해
'한 여성 승무원은 "배를 포기하라"는 명령을 받았다'라는
보도가 있었으며 이로인해 많은 분들이 분노 하셨을 겁니다.
이 기사의 출처는 "로이터"이며 23일자로 로이터에 정정 보도가
올라 왔습니다.
http://mobile.reuters.com/article/article/idUSL3N0NG18X20140514?irpc=932
내용은 "한 여성 승무원이라는 부분을 여성이 아닌 남성 승무원으로"
정정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한마디로 우리가 생각하던 3항사 박한결씨는 "배를 포기하라는 명령을 받았다"는
발언을 한적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공판에서 박한결씨가 했던 증언을 토대로 다시 살펴 보겠습니다.
이 증언은 잠수함설의 소재로 많은 논란을 가져왔습니다.
"사고 해역은 협수로로 물살이 빠르고, 반대편에서 배 한척이 올라왔다"며 "충돌하지 않도록레이더와 전방을 관찰하며 무전을 듣고 있었다"
대부분의 언론은 여기까지만 보도 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부분은 이 후의 증언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충돌을 피하기 위해 변침을 지시했고 변침과정에서 선체의 불량으로 인해 복원력을 상실하고 급격히 기울었다'
이부분은 처음 언론에서 읽고 저장해 놓지 않아서 기억에 의존해 다시 쓴겁니다. 토씨하나 안틀리고 적을 수는 없지만 기본적으로 내용은 큰 차이가 없다는 점 양해 바랍니다.
처음 진술에서 올라왔다라는 표현 때문에 많은 분들이 잠수함설을 주장하고 계십니다.
올라왔다라는 부분만 따로 때어서 본다면 상당히 설득력 있지만
문맥 전체의 흐름을 본다면 조금 억측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문맥상으로는 세월호는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기 때문에 내려가고 반대쪽의 선박은 올라온다고
표현하는게 일반적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분들은 3항사가 반대편의 배를 잠수함이라고 직설적으로 표현 할 수 없기 때문에 이를 간접적으로
표현하고자 올라왔다라고 표현했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아마도 이부분의 진실은 3항사가 가장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저는 아직 확실한 사실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어느쪽이라고 확신은 못하겠습니다.
책임 지지 못하는 저의 한마디가 누군가에게는 엄청난 상처와 고통이 될테니까요.
우선은 더 확실한 증거가 나올때까지 판단은 보류하겠습니다.
우리가 눈여겨 봐야 할 곳은 변침과정에서 선체의 불량으로 인해 사고가 났다는 겁니다.
한마디로 반대쪽에서 오는 배와 충돌했다가 아니라 세월호가 불량이라 사고가 났다고 주장하는거지요.
15명의 선원중 단 한분(자살시도했던 남성)을 제외하고 14명의 주장이 한결 같습니다.
"자신들의 실수가 아니라 선박의 불량이다."
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검찰의 주장과 맥을 같이 합니다.
눈치가 빠르신 분들은 이미 파악 하셨을 겁니다.
검찰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면서 선원들의 책임은 피하는 발언...
거기에 3항사는 어린나이와 경험부족, 당시에 패닉에 빠졌다는 정황으로
"책임성 조각"을 노리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생각하면 할 수록 황당한 선원들의 주장이 유가족의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 놓는게 아닌가 하는
개인적인 안타까움이 밀려옵니다.(자살시도 하셨던분은 자신의 잘못이라고 시인하셨는데...)
그동안 국내외 AIS업체들과 많은 질문을 주고 받으면서 나온 내용중 3항사의 진술에 대해
제가 문의한 내용과 AIS업체의 답변을 적어보겠습니다.
(영어권 AIS업체와 연결을 해주시는 분과 중국의 AIS업체와 연결을 해주시는 분이 계셔서
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항상 도움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Q.사고를 일으킨 선원은 반대쪽에서 오는 선박과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변침을 하다가 사고가 났다고 주장합니다.그렇다면 사고 발생시간을 전후로 인근에 어떤 선박이 있었는지 알 수 있습니까? (사고 전후 약 30분이면 적당할거 같습니다.)
A.(영어권의 업체) 우리가 가지고 있는 데이터에서는 당시에 다른 선박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Q.만약 반대쪽에서 오던 선박의 정보를 찾을 수 없다면 어떤 이유일까요?
A.(중국 업체) 3가지 가능성이 있습니다.
1. 맞은편 배가 너무 작아서 AIS를 설치하지 않아서 서비스업체에서 AIS를 제공할수 없습니다.
2.기지국에서 AIS신호를 받을수가 없습니다.
3.배에 AIS를 설치했지만 켜지 않았습니다.
우선 맞은 편에 오던배를 AIS 기록에서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에 대해서 3가지의 의견을 제시했는데요.
1. 상대편의 배가 작아서....만약 작은 낚시배였다면 AIS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라면
상대적으로 작고 기동력이 좋은 낚시배가 알아서 피했을 겁니다.
2. 기지국에서 AIS신호를 받을 수가 없어서... 이 부분은 사고 발생 직후를 제외하고 같은 해역에 같은 시간대의
다른 배들의 AIS정보가 있음으로 기지국 문제는 아니라고 봐야겠습니다.
3. 맞은편 배에 AIS가 있지만 켜지 않았다.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겠습니다.
저는 여기에 한가지 더 경우를 제시해보고 싶습니다.
4. 애초에 맞은편에서 오는 배가 없어서... 이건 제가 확신 하는게 아니라 이런 경우도
AIS 흔적이 남지 않을 수 있는 경우라는 걸 말씀 드리는 것 뿐입니다.
3번이건 4번이건 정말 이상한 것은 세월호 쪽에서 인지하고 피하려 했다면 상대편도 인지 했다는 건데
그럼 상대편의 배는 왜 세월호가 침몰하는데도 구조활동을 하지도 않고 해경에 구조요청도 하지 않은 걸까요?
한마디로 뺑소니입니다만...
저도 3,4 어떤게 맞는지는 모릅니다. 3항사는 알겠지요.
이에대해 많은 분들이 잠수함이 아니라면 혹시 둘라에이스가 아니냐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계십니다.
하지만 전 개인적으로 둘라에이스 문선장이 왜 거짓말을 하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습니다.
"오전 8시 45분쯤 세월호를 레이더로 보고 있었다"며 "배가 우회로 오는데 난 (왼쪽으로) 가야 하니 충돌 위험이 생기니까 주시를 했었다"
개인적으로 문선장님의 이 거짓말이 너무나도 황당해서 문선장의 주장에 대해서 AIS업체에 문의를 해봤습니다.
A.세월호와 둘라에이스를 확인해 ?는데, 세월호가 급변침 한 원인은 둘라에이스호 때문인건 같지 않습니다.세월호는 당국 시간으로 8:49~9:02에 급변침을 하였습니다. 이 시간대에서는 둘라에이스호는 세월호 뒤편에서적어도 1해리 거리에 떨어져 있었습니다. 하여 앞에 배가 뒤에 배를 피하기 위해서란 말은 맞지 않습니다. 동시에 당지 시간으로 8:49~9:02 사이 세월호 속도가 16.5로부터 1.7로 떨어졌느데 뒤에 오던 둘라에이스호의 속도는 14.5 여서 세월호를 따라잡을수 없습니다.
그러나 두 배는 당지 시간으로 7시 40분부터 8시 04분좌우에 평행으로 운항한 기록이 있습니다. 두 배 사이 거리는 제일 커서 2.2해리이고, 7시57분,59분에는 두 배의 사이 거리가 제일 가까웠고 1.5해리 좌우 떨어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둘라에이스호는 세월호의 좌편뒤쪽에 있었고 또 속도가 느렸기 때문에 두 배가 부딛쳤다는 상황은존재하지 않습니다.
도데체 있지도 않았던 상황을 허위 증언 하시는 문선장님 의도가 뭡니까?
위의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3항사의 증언의 핵심은 사고의 원인을 선박불량으로 떠넘겨서 자신의 책임을 피하려고 한다.
2. 반대편에서 올라온 배가 진짜로 있었거나 없는 배를 봤다고 거짓 증언했다.
3. 만약 반대편에 진짜로 배가 있었다면 이배는 작아서 AIS가 없었거나
의도적으로 AIS를 껐거나 둘중 하나이다.
4. 진짜로 배가 있었다면 이배는 세월호의 사고를 보고도 어떤 구호 조치도 취하지 않고 사라진
한마디로 뺑소니범입니다.
5. 만약 반대쪽에 배가 없었다면 3항사는 그동안 검찰의 주장에서 가장 큰 약점인 "왜 급변침을 했는가"라는
이유를 의도적으로 뒷받침해주는 증언을 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이런 증언을 통해 3항사가 무엇을 얻을지는
대충 생각해보면 아실겁니다.)
개인적으로 몇가지 가능성은 보입니다만 아직 확실한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무엇이다라고 주장은 자제하겠습니다.
위의 내용을 바탕으로 판단은 각자의 몫이 아닌가 합니다.
또는 확실한 결과가 나올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바람직한 자세중 하나겠지요.
오늘은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넷상에 상당히 많은 "설"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근거없이
'아이들을 인신공양하려 했다더라',
'선사에서 아이들 몰래 고액의 보험을 들었놨다더라.'
'세월호가 핵원자로로 움직인다더라' 같은 입증도 할 수없는
근거 없는 "카더라"는 지성인으로써 자제하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우리에겐 "표현의 자유"가 있습니다.
하지만 자유에는 "책임"이 따릅니다.
책임지지 않는 표현은 자유가 아니라 "방종" 입니다.
이 책임지지 않는 표현은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동안 많은 사람들을 상처입힙니다.
마치 지금의 기레기라고 불리는 언론들처럼 말이죠...
분명 오늘의 언론이 잘못됐음을 우리는 압니다.
하지만 우리도 우리가 욕하고 있는 언론과 같은 행동을 할 수 있다는 점.
항상 조심해야하지 않을까 합니다.